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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저 넘은 누구 닮아서 저렇게나 고집스럽나라는 말을 자주 듣곤 했습니다.. 보통은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그들이 살아온 삶에 대한 가르침이나 깨우침을 주려는 의도로 뭔가를 이러쿵저러쿵 하시고자하는 말씀들이 많으시지만 자식들은 지 맘대로 하는 경향이 있곤 하지요.. 대체적으로 조금 머리가 컸다 싶으면 고따우(지맘대로) 행우지를 하는 경향이 많습디다.. 그리곤 결국 "봐라, 내가 머라카더노. 니 잘났다고 까불어대더만 꼬올 조오타"라는 이야기를 듣곤 했던 기억도 납니다..

 

 

    역시나 세상속에서 인간관계를 맺다 보면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하고 가르침을 받지 않고는 살아갈 수가 없죠.. 인간의 사회적 삶이라는 울타리속에서 우리가 가진 미래의 불확실성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먼저 살아온 이들의 이야기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그들의 모습속에서 우린 학습을 하곤 한다는거지요.. 모방이고 창조이자 발전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인간은 하나씩 스스로를 깨우쳐나가는 것이지요.. 혼자서는 절대 일궈낼 수 없는 일들입니다.. 그 중심에 언제나 인간의 역학적 상관관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딘가에 내가 가진 고민을 상담해줄 수 있는 그런 장소가 존재한다면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굳이 먼 곳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어떠한 답변을 꼭 원해서가 아니라 나의 고민을 들어주고 원론적이지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당신이라면 콧방귀 한번 뀌고 외면하시겠습니까, 여기에 이제는 허물어질 듯 굳게 폐쇄된 채 남겨진 나미야 잡화점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지금 이순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새롭게 시작됩니다.. 이 공간속에서는 시간이 불필요합니다.. 언제나 삶이라는 유기적 관계는 늘 이어져오고 있는 것이니까요..

 

 

   나미야 잡화점은 일종의 상담소라고 봐야겠습니다..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우연히 시작된 상담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진지한 상담으로 이어지게 되고 그렇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하게 된 나미야 할아버지의 모습속에서 우린 또다른 삶을 살아가는 존재들의 고민을 엿보게 됩니다.. 그렇게 나미야 잡화점은 나미야 할아버지가 죽은지 삼십삼년이 지난 현재까지 그대로 남겨져 있습니다.. 그런 곳에 얼치기 도둑 세명이 방문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시간적 개념이 사라져버린 곳입니다.. 나미야 잡화점은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도둑 세 명이 들어온 잡화점은 2012년 9월 13일의 현실속에 존재하지만 폐쇄된 잡화점의 내부속에서는 시간이 진공상태인 듯 보입니다.. 그들이 잠시 쉬고자 들어온 곳에서 편지가 도착을 합니다.. 쇼타와 고헤이, 아쓰야는 반은 장난삼아 답변을 넣어둡니다.. 하지만 이론상으로는 벌어질 수 없는 일이 발생합니다.. 우유함에 편지를 넣음과 동시가 또다시 편지가 날아오죠.. 삼삽년 전에 작성된 편지가 지금 날아온 것입니다.. 머리아프네요.. 하여튼 시공간을 초월해 이들은 과거와 현재에서 고민을 보내고 충언을 답장합니다.. 그렇게 이야기는 시작이 되지요.. 하지만 이들은 결과적으로 모두 하나로 묶여있는 존재들입니다.. 나미야 잡화점이 있는 지방 소도시의 삶을 살아가는 70년 후반의 삶에서 부터 2012년까지 그 속에 담긴 이야기가 각자의 고민들과 상담속에서 이어지고 엮어지고 만들어지고 영향을 주고 살아가는 것이지요.. 이들이 엮어내는 이야기속에서 우린 나미야 잡화점이라는 곳의 모습을 또렷이 인식하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잡화점 자체로 살아 숨쉬는 느낌마저 들죠..

 

 

    사실 줄거리는 무의미합니다.. 시작을 하게되면 처음부터 끝까지 적어내려가야 뭔가 정리가 될 것 같으니 말입니다.. 총 다섯장으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각 장마다 에피소드는 다릅니다.. 등장하는 인물들도 각각이고 말이죠.. 하지만 이 인물들은 장을 이어나가면서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시간적 공간적으로 이어진 인물들이고 이들은 나미야 잡화점이라는 매개로 상담을 이루지만 그 내면속에 또다른 유기적 연결이 존재하는 모양새이기도 합니다.. 약간은 판타지스럽기도 한 시공간의 비틈이라고 보셔도 무방하겠지만 절대적으로 유치하질 않네요.. 흔히들 말하듯이 나미야잡화점이라는 공간이 차원적 시공간의 틈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 싶습니다.. 여기에 뭔가 과학적이다거나 이론적인 답을 내려고 하는 독자가 있다면 일찌감치 이 책 접으셔도 무방합니다..

 

 

    그동안 게이고 행님께서 뿌려놓으신 긴가민가, 아리송해, 알쏭달쏭스러운 작품적 재미에 있어서 늘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작품의 질을 떠나서 게이고 행님의 작품은 참 잘 읽힌다라는 점이죠.. 그래서 많은 국내 독자들이 실망을 하더라도 꾸준히 찾는 이유이기도 할겁니다.. 근데 이번 작품은 뭐랄까요, 아주 좋네요.. 단순히 잘 읽히는 느낌도 좋지만 그 속에 담긴 인물들의 이야기들과 그 모습들이 너무 절절하네요.. 물론 무엇보다 이 작품을 즐겁게 만들어 주는건 유기적 구성입니다.. 나미야 잡화점을 중심으로 엮인 인물들의 관계도와 그들이 보여주는 진실들의 반전들과 이야기들은 아주 매력적입니다.. 상당히 많은 인물적 이야기가 내비쳐지지만 어느것 하나 덜컥거리며 왕따스러운 이야기들이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는 것들이 독서를 찰지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그려..

 

 

    미스터리하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의문이 들지만 굳이 파고 들지 않아도 해결이 되는 모양새도 좋구요 무엇보다 따숩습니다.. 누군가에게 전해준 말 몇마디가 그 사람의 삶에서 어떠한 영향이 되었는지, 끊어질 듯 이어지고 이어지면 언제나 누군가에게는 그 영향이 건네진다는 사실을 우린 다시한번 깨우치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작품의 멋스러움을 마지막 한 장의 이야기에서 느끼게 되더군요.. 큰 내용도 없습니다.. 누구나가 하는 이야기고 어디에서나 볼 수있는 그런 자계서적인 이야기들이지만 그 속에 담긴 감성은 이 작품이 어떠한 의도로 만들어졌는지를 잘 보여주는 듯 싶어서 좋았습니다.. 게이고 행님, 개인적으로는 요런거 괜찮네요.. 즐거웠습니다.. 그동안 일본소설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질 않아서 또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에 대한 약간은 실망스러웠던 기억을 가지고 있어서 조금은 개인적 선빵을 날리는 의미에서 게이고 행님의 이번 작품에 조금 덤을 올렸습니다.. 별점은 알아서들 생각하시라능..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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