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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와 게의 전쟁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산다는게 말입니다.. 참 변함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늘 반복되고 똑같은 시간이 흘러가는 듯 싶구요.. 그렇게 하루하루가 아무렇지도 않게 흘러가고 한달이 훌쩍 그리고 일년이 어느새 지나가버리더군요.. 그렇게 매일 동일한 방법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 한참을 지나 돌이켜보면 아이는 벌써 이만큼 자라 있고 그동안 늘 똑같아보였던 일상들이 모여서 전체를 보면 많은 변화를 이루었더군요.. 그리곤 생각을 해봅니다.. 그때 그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면, 그때 그사람을 만나지 않았다면, 그때 그 장소에 가질 않았다면 또다른 삶이 어떻게 변화되었을까, 늘 변함없고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 싶은 지루한 일상생활일지라도 순간순간 우린 고민하고 결정하고 상황을 변화시키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지요.. 우리가 그것을 인식하거나 못하거나 상관없이 말입니다..  

 

    요시다 슈이치라는 작가는 국내에서 상당한 인기를 구가하는 일본 꽃미남(?)작가님이십니다.. 상당히 샤프하고 세련된 외모에 글솜씨 또한 아주 수려해서 국내 독자분들, 특히 여성분들에게 인기가 많으시다고 하시더군요. 전 그렇게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진몰라도 국내에 출시된 많은 요시다 작가님의 작품중에서 이 "원숭이와 게의 전쟁"이라는 작품을 처음으로 읽었습니다.. 국내뿐 아니라 일본내에서도 아주 대단한 베스트셀러작가이더군요.. 그동안에 선보여주신 작품들이 상당히 심리적 섬세함과 상황적 공감대를 두루두루 아우르는 대중적 취향과 작품속에 담겨진 감성적 철학들도 사믓 진지해서 꽤나 독자층이 넓다고 해설에 나와있더군요..

 

    이 작품 "원숭이과 게의 전쟁"은 조금 복잡한 내용입니다.. 하지만 읽다보면 아주 일반적인 인간사와 전혀 다를바가 없는 내용입죠.. 등장하는 인물들이 배경이 일반적인 시민들의 모습과는 사뭇 다릅니다.. 약간은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화류계같은 음지에서 일을 하는 직업을 가진 인물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죠.. 그들을 중심으로 하나의 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으로 인해 인생과 삶이 변화되는 인물들의 공존방식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마자마 미쓰키는 에이타라는 갓 태어난 아이와 함께 아이의 아버지인 도모키가 일하고 있는 호스트바을 찾아서 나가사키의 하카다로 나왔습니다.. 그러나 도모키는 도쿄로 말도 없이 떠나버린 사실을 알고 또다시 도쿄로 무작정 갑니다.. 그러나 미쓰키는 도모키를 찾지 못하죠.. 몆주전에 그만둔 도모키는 현재 어디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멍하니 마지막으로 일한 호스트바의 계단에 앉아있다가 소설속의 주인공중 하나인 하마모트 준페이를 만나게 됩니다.. 준페이는 란이라는 유흥주점에서 야마시타 미키라는 마담 밑에서 일하는 이시대의 할일없는 젊은이중 하나이죠.. 사실 도모키는 이 준페이의 집에서 한번씩 기거를 하며 생활을 하였기에 준페이는 미쓰키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서 상황을 설명한 후 도모키가 나타나면 고향으로 연락을 주기로 합니다.. 그렇게 이들은 서로가 서로를 만나게 됩니다.. 인연인거죠..

 

    그리고 이 소설의 중심 사건중의 하나인 교통사고가 발생합니다..첼리스트인 미나토 게이지가 뺑소니 사고에 관여하게 되지만 구속은 자신의 형이 됩니다.. 이 사건을 목격한 준페이는 도모키와 함께 미나토를 협박하여 금전갈취를 할 계획을 세웁니다.. 그리고 미나토에게 전화를 걸게 되고 그의 소속사 매니저인 소노 유코라는 여인을 운명적으로 만나게 됩니다.. 이렇게 이 사람들은 삶이라는 시.공간속에서 서로들에게 엮이게 되는 것입니다.. 그들이 인식을 하든 의미없는 스쳐감이든 상관없이 언젠가는 그들로 인해 자신들의 삶이 변화될 것임을 우린 조금씩 인식합니다..

 

    일본 젊은이의 모습 그대로인 듯한 의미없고 목적이 없는 흐느적거리는 삶에 길들어진 준페이와 도모키와 어린아이를 둔 아직은 어려보이는 미쓰키의 모습들, 그리고 야마시타 미키로 인해 보여지는 일본의 밤문화와 그 주변의 삶들에 대한 너저분해보이지만 그 깊이가 만만찮은 삶의 언저리와 대단한 인기인인 한 남자의 인생과 그를 움직이는 소노 유코라는 여인의 삶과 목적에 대한 강렬한 열망의 모습까지 아주 꼼꼼하면서도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삶의 연결고리들이 그들의 인생의 한부분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어떻게보면 상당히 어두운 배경이라고 할 수있는 일본의 밤문화과 야쿠자라는 조직의 둘레사이에서 방황하는 젊은이들이 있고 범죄를 저지른 인물들에게 행하는 일반적이지 않은 불법적 모습들이 등장하지만 어떻게 소설속의 인물들의 모습들은 하나같이 따스하고 도덕적으로 느껴집니다.. 심지어 야쿠자의 보스조차도 나름 인간미를 가진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누구 하나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세상에 속하지 않은 인물이 없이 나름의 인간미와 허술함을 가진 인물들과 그들을 가르치고 깨우치게 해주는 어른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참으로 정겹다고나 할까요.. 쉽게 적응하기 어려운 음지의 세상속에 놓여진 인물들의 행동이나 모습들이 잘나고 뛰어난 세상의 양지에서 빛을 받는 인물들보다 오히려 더 건전하고 안아주고 배우고 싶은 삶의 융통성을 간직한 사람들이라 인간적으로 다가온다는 것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역시 깁니다.. 삶은 이어지고 세상은 그들을 중심으로 운명처럼 변화되지만 역시나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신적 관찰자로서의 독자의 입장에서는 즐겁고 변해가는 인물들의 모습들이 즐겁긴 하지만 지루한 일면도 충분히 존재하고 말이죠.. 개인적으로 이 소설의 구심점이자 어떻게 보면 뿌리의 역할을 담당할 수도 있는 곧 백세가 되는 사와 할머니의 이야기들은 자체로서는 나쁘지 않지만 소설속에서 전반적인 인물들을 아우르고 보듬는 캐릭터로서는 조금 덜커덕거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굳이 구체적으로 할머니를 내세워야될 필요성을 그닥 느끼지 못했다고 보고 싶네요.. 또한 사건의 내막이나 이야기의 흐름이 꾸준한 이야기적 내용은 존재하지만 많이 싱겁더라구요.. 아시다시피 전 자극적인 장르소설에 입맛이 다스려져 있는 독자라는 점.. 짜고 맵게 먹다보면 웬만한 음식은 싱거워 보입니다.. 

 

    누구나가 알지만 음식은 싱겁고 조금은 담백하게 먹는 것이 몸에도 좋고 삶에도 좋은 것이지요.. 아마도 편식을 하지 않은 여러 독자분들이나 요시다 슈이치의 전작들을 아주 좋게 보신 분들에게는 정말 좋은 느낌으로 다가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 역시 읽으면서 무척이나 인물들에 대한 애정이 생기더군요.. 이런 느낌 나쁘진 않습니다.. 하지만 역시 전 장르소설 독자이니 자극적으로 톡 쏘는 입맛에 길들어져 있으니 앞으로도 그쪽으로 먹어볼랍니다.. 아, 근데 요시다 슈이치 책은 기회가 되면 몇 권 더 읽어보고 싶네요.. 상당히 읽는 재미가 있다는 사실은 무시 못하겠습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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