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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물 소리
황석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내 이 책들은 꼭 읽어보리라하며 큰 맘 먹고 사 놓은 책들이 보통 한 두권씩은 있을겝니다.. 나름 책을 좀 읽어볼 요량으로 남들 다 읽어보았다는 이름 난 작품을 선뜻 큰 돈 들여 일시불로 질러 준 기억이 나더이다.. 아무래도 남정네라믄 평생에 한번은 읽어봐야한다는 주변에 책 좀 읽어보았다는 자들이 하는 말에 팔랑귀처럼 나도 그러해야함을 그냥 머리속에 주입해버린거이지요.. 그래서 남들은 잘 알지만 나는 잘 알지도 못하는 황석영이라는 작가의 "장길산"이라는 전집을 무턱대고 사면서 나름 사나이로서 세상의 이치와 삶의 근본에 삼국지의 도원결의조차 모르면 안된다는 생각에 삼국지 전집까지 샀었더랬죠.. 이 작품들은 무조건 읽어보리라 하면서 말입니다..하지만 역시나 얄팍한 단행본 한 권조차 쉽사리 읽어내질 못하는 게으르고 어리석은 넘이 10권짜리 전집세트를 읽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던게지요.. 3년된 동네 변견 메리쫑이 한쪽다리 쳐들고 내쪽으로 오줌 싸제낄 일인겝니다.. 그러니 그대로 방치된 세트들은 먼지 쌓인 책장 후편에서 사라져 세상밖으로 보여지질 못하다가 우연히 전세금 올려달라는 주인의 성화에 새 집으로 울며 겨자먹기로 옮기면서 무겁다는 이유로 이삿짐 옮기는걸 도와주러 온 동네 후배의 손으로 넘어가 버린 것이죠.. 그러니 뒤 늦게 다시 살려니 문득 그냥 줘버린게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겝니다.. 한번 펴보기라도 할껄,

 

    황석영 작가의 "여울물 소리"라는 작품으로 전 처음으로 황석영이라는 위대한 작가의 작품을 맛보게 되네요.. 참, 우습기도 합니다.. 그토록 유명하고 이름값하는 국내 작가님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넘이 나름 독후감이랍시고 끄적대는 모습이 스스로 생각해도 마이 같잖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시 황석영의 대표작인 "장길산"으로 새롭게 다가가볼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겁니다.. 뭐 그건 나중에 중고로라도 사보면 될터이구요, 이 작품 "여울물 소리"는 황석영 작가가 새롭게 신작으로 보여주는 조선말의 시대를 한 인물을 통해서 바라보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조선말기의 19세기 후반부를 다루고 있습니다.. 국사를 암기 위주로 외운 우리네 교과서의 중심으로 보더라도 그시기는 엄청난 과도기와 혼란기의 중심이었던게지요.. 나라의 중심이 되는 조정의 행우지가 엉망이니 그 밑에서 살아가는 민초들의 삶은 어떠했겠습니까, 그 민초들의 인생속의 한 인물을 중심으로 그가 살아온 인생과 그가 바라본 세상의 부조리와 아픔과 혼란과 고통과 사랑과 변화를 바라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을 한 여인의 구전같은 이야기로 그려내고 있는게지요..

 

   울 동네 옥이 이모의 할머니 정도되시는 박연옥이라는 여인이 있습니다.. 그 시대로 보면 각복한 인생을 하는 여인입니다.. 올바른 남편도 아이도 없이 잠시 자신과 연통한 한 남자에게 모든 것을 바치며 그를 찾아 나서면서 그 남자 이신통이라는 사람에 대해 알아가고 그의 행색과 과거와 삶과 아픔을 직접적, 간접적으로 함께 겪어나가며 시대의 아픔속으로 자신도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투영하는 이야기이네요.. 그 중심의 이야기에는 우리가 익히 아는 조선 말기의 동학농민운동을 다루고 있습니다.. 소설속에서는 천지도라는 이름으로 명명된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인내천의 사상으로 시대적 민초들의 아픔을 그 시대의 삶과 이신통이라는 인물의 허구적 삶속에 살짝 끼워넣어서 민초들이 바라보는 세상의 부조리를 표현해내고 있는 것이지요.. 그 이야기를 소설이라는 문장의 이야기가 아닌 연옥이라는 여인의 구어체같은 구전의 이야기처럼 자연스럽게 오디오타입으로 그려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가만히 앉아 소설속 전기수처럼 이야기를 읽어주면 고개를 주억거리며 함께 공감하는 느낌이었다는거지요..

 

    사실 문장들이 현대어보다는 조선말기의 구어체가 중심이다보니 중간중간 모르는 단어들이 자주 등장합니다만 그래도 국어이니 문맥상으로 큰 무리가 없이 읽힙니다.. 자연스럽게 연옥이라는 화자의 이야기에 집중이 되어 흐름에 편안하게 몸을 맡기게 되어지는거죠.. 아마도 황석영이라는 대단한 작가님의 능력이시니 그러려니 합니다.. 근데 사실 이야기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편안하게 읽는 듯 듣는 듯하면 될텐데 중간중간 조금씩 덜커덩덜커덩하면서 집중을 어렵게 하는 부분이 있어서 조금은 제 공감이 깨져버리게 되더군요.. 뭐랄까요, 전 박연옥이라는 한 여인과 이신통이라는 한 남자의 삶과 사랑과 아픔에 좀 더 집중이 되어주길 바랬는데 소설속 이야기는 그 시대의 역사적 사실과 그 배경들을 이신통이라는 사람을 통해 보여주려는 의도가 더 짙게 다가오더라구요, 그게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제가 원하는 단순한 줄거리보다는 보다 넓은 인식이 필요하다보니 재미면에서는 조금 저하되는 느낌이었다는거지요, 임오군란을 다룬 이야기와 동학(천지도)를 다루는 중간중간의 번외편적인 이신통의 이야기도 그러하고 자연스럽게 삽입되었지만 무식한 저로서는 고전소설등의 이야기들에 집중하기가 어렵더라구요.. 이야기의 흐름에 도움이 안되더군요.. 아무래도 너무 장르소설류만 읽어대는 저의 폐해가 아닌가 싶기도합니다.

 

   그러다보니 결국 작품보다는 작가에 기대게 되더군요.. 사실 처음으로 접하게 되다보니 그동안 어떻게 이렇게까지 이 작가를 모르고 있을 수가 있나라는 조금의 부끄러움을 느꼈다고나할까요.. 황석영이라는 작가가 엮어내는 이야기의 방식은 정말 좋았습니다.. 자연스럽게 문장속으로 스며들게 하는 능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야기의 내용적인 부분에서 조금 저와 맞지 않은 부분이 있었지만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문장들은 비록 구어체로서 생소한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구전되는 이야기를 듣는마냥 정말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되더라구요,그래서 전 대표작이라는 "장길산"을 읽어보려 합니다.. 그게 조만간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황석영 작가에 대해서는 장길산을 읽어본 후 다시 생각해보겠습니다.. "여울물 소리"라는 이 작품만으로는 참으로 판단하기 힘드네요.. 소설 자체는 재미가 없으나 이야기속으로 끌어들이는 문장들의 흡입력은 또 대단하였기에 참으로 평하기가 난감하오이다.. 뭔 말인지 알지, 모를라나..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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