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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러면 아비규환
닉 혼비 외 지음, 엄일녀 옮김 / 톨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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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딱히 글을 잘 적거나 이야기를 잘 하는 스타일은 아닙니다만 나름의 상상은 참 많이 합니다.. 특히나 잠들기전 이런저런 상상을 하게되는 경우가 많은데 말이죠, 물론 나이 들고 사회생활에 치이다보면 현실적 생각으로 점철되는 경우가 많지만 - 그래서 자기전에는 재미난 소설을 읽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나름 재미난 상상도 꽤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늦은 밤 지성 팍의 축구경기를 보다가 내가 이 나이에 램프의 요정 지니에게 소원을 빌어 세계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드로 만들어달라고 하고 영국으로 건너가 아시아에서 온 같잖은 중년 배불뚝이 남자 하나가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축구실력을 보여준 후 1년 안에 유일무이한 축구선수로 등극한 후 딱 3년만 축구를 하곤 돌연히 사라지는 뭐 그런 기분 좋은 상상같은거 말이죠.. 사실 이야기를 만드는 분들에게는 이런 순간 떠오르는 상상들을 메모한 후에 단편이나 장편소설의 모티프가 되곤 한다고 들었습니다.. 근데 사실 이런 반짝 떠오르는 머리속 이야기들을 표현하는데에는 단편만한게 없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상상의 기반은 이런 장르적 감성에서 비롯되지 않을까요, 범죄판타지액션스포츠로망에로틱멜로미스터리스릴러SF적 상상들이 대부분이지 않나요, 아님 말고

 

    마이클 셰이본이라는 작가가 있습니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대단한 문학작가님이시죠.. 순문학이라는 개념을 넘어서서 장르적 느낌에 상당히 고차원적인 똑똑함을 덧붙여주시는 작가님이시기도 하시답니다.. 맞나? 개인적으로는 몇 작품을 읽어봤지만 딱히 엄청 재미지고 가독성이 뛰어난 작품은 없었습니다만 순문학과 장르문학의 사이에서 여전히 입지가 대단한 작가님이시긴 합니다.. 이 작가님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어셨나 봅니다.. 단편에 대한 생각인데요, 단편문학에 대한 개념 자체가 뭔가 장르적 느낌이 다분한데 순문학과 고차원적인 철학적 문학을 다루시는 똑똑하고 젠체하는 문학의 울타리에서 장르문학은 뭔가 B급스럽고 펄프픽션이라는 저급하고 키치적 대중적 감성이라고 폄하하는 경향이 예전부터 짙었다고 생각해서 요즘 잘나가는 여러 작가님들과 함께 여러장르의 입맛대로 고르기 단편집을 편집하시게 된 듯 합니다.. 맥스위니스라는 계간 문학지와 편집자인 데이브 에거스와 함께 말이죠.. 그 결과물이 이 작품 "안 그러면 아비규환" 입니다.. 내가 해설을 제대로 파악한건지 몰라,

 

    상당히 빽빽하게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총 20분의 대단한 작가님들께서 단편과 중편 비스므리한 분량등을 선보여주십니다.. 인간이 느끼는 오싹한 이야기라는 뭐 공통된 관심사로 공포와 하드보일드, 판타지, 추리, SF, 역사, 고고학, 생물학등등을 인간들이 행하는 파괴적 본능이나 폭력적이고 잔인하면서도 내면적 심리를 잘 표현하는 그런 단편소설들로 묶여있습니다.. 현 시대에서 니가 제일 잘 나가라고 해도 무방해 보이는 문학작가님들이 대다수 참여하셨습니다.. 일단 편집자인 셰이본을 필두로 해서 닉 혼비, 엘모어 레너드, 닐 게이먼, 마이클 크라이튼, 스티븐 킹, 로리 킹등등 제가 잘 아는 작가들도 있고 잘 모르지만 대단해 보이는 작가들도 있습니다.. 근데 참 다양하다는 말을 여기서 할 수밖에 없겠네요.. 보통 장르문학 단편집이라고 하면 뭐 나름의 작가의 개성이 담겨있겠지만 전체적으로는 비슷한 장르적 느낌을 많이 보여주지요.. 근데 이 단편집은 정말로 스타일이 작가들마다 다릅니다.. 음, 뭐랄까요 각각의 단편들이 보여주는 감성적 색깔이 다 다릅니다.. 작가의 개성이 너무 잘 살려져있다고 봐야겠죠.. 아, 이 작가는 이런 스타일이구나라는 느낌이 팍팍 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이 드는 공통적인 생각은 대체적으로 장르적 느낌보다는 문학적 감성이 더 있어 보이는데라는 생각이 드는거죠..

 

    개인적으로는 보다 저급하고 키치적 감성이 많은 말 그대로의 인간의 야만적 본능을 의도한 장르적 단편소설들이 좋은데 이 작품집은 뭔가 조금은 고차원적이고 똑똑해보이는 작품집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의 주름을 좀 잡게 해주는 편이라고 보는게 좋겠죠.. 하지만 개중 몇몇작은 아주 재미지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초반에 그런 작품이 많이 포진되어 있네요.. 상당히 두껍고 알찬 양으로 승부를 하다 보니까 뒤로 갈수록 집중도가 떨어져서 그런지 몰라도 말이죠.. 첫 작품도 상당히 좋습니다.. 닉 혼비라는 작가의 글재주는 뭐 말로 떠들 필요가 없는 분이시죠.. 이 단편집의 대표제목으로도 사용된 안 그러면 아비규환이라는 제목으로 뭔가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공포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닉 혼비가 말이죠.. 닉 혼비가 공포를, 이라는 생각으로 보시면 더욱더 재미지실 듯 싶구요.. 개인적으로는 엘모어 레너드의 맛깔스러운 하드보일드한 작품도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게이먼의 폐점시간은 말그대로 게이먼스럽구요, 데이브 에거스의 작품도 산이라는 매개에 등반하는 한 여인의 감성과 상황을 아주 리얼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킹쌤은 좀 뭥미스럽기도 하구요 캐럴 엠시월라라는 작가의 사령관이라는 작품은 뭔가 뒤끝이 머리속에서 맴도는 끈끈한 맛이 있고 말이죠.. 돌아가신 크라이튼 행님의 글을 볼 수 있어서 나름 즐겁기도 하구요, 근데 내용은 별로더군요.. 여하튼 블라블라~ 그렇게 뒤로 갈수록 조금씩 집중도가 떨어지고 흘려넘기고 책에서 축구경기가 펼쳐지는 작품(축구랑 책을 같이 볼거 못되더만요)도 솔직히 있습니다만 한번 정도는 읽어볼 만하다고 나름 한국사람 특유의 둥글게 둥글게 평을 해보고 싶네요.. 초큼 찔리기는 한다..

 

    이렇듯 작가들은 자신의 느낌과 자신의 스타일로 자신만의 멋진 단편들을 선보이면서 나도 이런 멋진 생각과 단편이야기를 쓸 수 있다고 자랑하는 느낌이 많이 들더군요.. 뭐 말은 이렇게 적었지만 사실 조금은 재미없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건 단순하게 한번 읽고 쳐박아두기에는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는거죠.. 뭐 제가 똑똑치 못해서 그런것일수도 있지만 한번 읽고서 이해가 그닥 안가는 그런 작품들도 꽤 있기도 하구요... 특히나 단편이 주는 마지막 반전의 묘미를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그런 작품들도 있고 말이죠.. 그러니까 있는 그대로의 말과 문장과 묘사와 직접적 상황에만 있는 그대로 집중을 잘하는 저같은 대중독자들에게는 뭐, 그렇고 그런 작품집이었다고 볼수 있지요, 달리 말하면 개인적으로 장르소설 단편집을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 읽어보고 있습니다만 늘 그렇듯 단편집이 주는 재미는 전체가 아닌 그중의 몇 편이거나 전체적으로 평균적 재미라는 둥글납짝꾸리무리한 독후감으로 정리를 하곤 하죠.. 그리고 덧붙여 아부적 측면을 고려하여 언제 어느시점에서든 다시한번 펼쳐볼 수있다는 뭐 그런 이야기도 합니다만 사실 한번 덮은 작품들, 단편이나 장편 상관없이 두번 펼쳐보기 어려운게 저의 현실인지라 뭐 읽는 동안 조금 지루하면서도 나름 재미진 부분도 있었다는 평이한 독후감으로 마무리 해볼까 싶습니다.. 끝까지 머리속에서 남는 상상은 나도 미래를 볼 수있는 텔레비젼과 리모콘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구가 멸망하기 전이라도 원없이 돈 한번 써보고 가게 말이죠,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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