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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동물원 - 제1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강태식 지음 / 한겨레출판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40대의 월급쟁이 가장의 삶이란거는 참 고달픕니다.. 뭔가 팍팍한 인생의 건조함이 가득하다고나 할까요, 조금은 여유롭고 싶고 조금은 자유롭고 싶고 조금은 부유롭고 싶은데 말이죠.. 하루하루 누구에게는 하룻밤 술값에도 못미치는 돈을 벌려고 미친듯이 버텨내는 일상이니 아무리 의심하지 않는 인생이라지만 간혹 짜증스럽고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이런 월급조차도 주지않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면 참으로 눈물스러운 인생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더러워서 관두자, 이제는 뭔가 내가 원하는,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해야쥐하면서도 선뜻 박차고 나가질 못하는 이유도 나만의 자신감과는 별개의 문제로 사회속에 던져진 혼자 버텨내는 앞날이 무섭기도 하고 현재의 삶에 적응이 되어 쉽게 내팽개치기가 어렵기도 한거겠죠.. 아무리 나를 하나의 부속품 이상으로 여기지 않는 회사라도 일단은 꾸준히 우리가 살아간 양식을 매달 던져주니까 말이죠.. 아마도 제 나이 정도되면 많은 분들이 비슷한 생각을 한번씩은 해보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만큼 대한민국의 40대 가장들은 고민스럽습니다.. 부인분들과 자식분들, 이런 아빠의 어깨에 내려앉은 "김준현" 스물다섯명분의 스트레스를 위해 힘내세요라고 한번 꼬옥 안아주셔도 좋을 듯 싶은데..
1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이네요.. 강태식 작가의 "굿바이 동물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겨레문학상에서 수상한 작품은 이 작품외에는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 국내소설에 무지한 아주 잘못된 독서행태의 독자임에 시인합니다.. 죄송스럽기도 하군요.. 뭐 사실 장르소설 위주의 작품에 집중하다보면 그렇게 됩디다.. 뭐 국내 작가님들의 장르소설들이 설 자리가 신문지 쪼가리 24번 접은 것보다 좁은 사이즈이다보니 말이죠.. 변명인가요, 그럼 넘어갑시다.. 물론 이 작품은 제가 좋아라하는 스릴러나 추리, 공포 미스터리적인 장르적 감성이 있는 작품은 아닙니다.. 그래도 읽었으니 나름 편협한 독자적 식견에서 그나마 순문학적 수상작의 느낌은 이러하네요.. 참 공감이 잘가면서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작품이라고 말이죠
주인공은 김영수라는 30대 중반의 정리해고 당한 백수 가장입니다.. 현재는 부업으로 알리신이 가득한 마늘을 눈물과 함께 까고 있는 인물입니다.. 마땅히 일자리를 찾지 못한 남자는 인형눈을 붙이는 일까지 하는군요..그러다가 본드의 맛을 알게 됩니다.. 다행히 집 옥상까지는 올라가질 않네요.. 소시적에 옥상에서 슈퍼맨을 외치면서 날으는 부탄맨과 본드맨을 여럿 본적이 있는지라 내심 걱정이 되었는데 소설속에서는 잘 극뽁합니다.. 그리고 우연히 알게된 일자리가 동물원에서 월급을 받고 일하는 겁니다.. 물론 시험에 합격해야되는 일이네요.. 세렝게티 동물원에 취직을 하기 위해 우리의 백수 김영수씨는 열심히 체력을 키워서 체력시험에 합격하고 동물원에 취직을 합니다.. 마운틴 고릴라가 되는거죠, 무슨 말인가 싶으실텐데 이 소설의 이야기속의 동물원은 사회의 구성속에서 나름의 쓸모성이 사라져버리거나 현재 큰 필요성이 없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하다는거죠.. 물론 걔중에는 열심히 노력해서 성공해서 동물원을 떠나는 사람도 있고 현실의 삶에 지쳐 머나먼 이국의 정글과 사막으로 진짜 동물처럼 살고 싶어 떠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이곳은 실제 멸종위기의 동물들이나 쉽게 볼 수 없는 동물들을 사람이 흉내내는 세렝게티 동물원인거죠.. 물론 관람객들은 동물들이 진짜 동물들이라 여기며 바나나며 온갖 것들을 던져주고 즐거워하죠.. 굳이 그들에게 내가 사람임을 알려줘서 실망시킬건 없으니 나쁠건 없어 보입니다.. 동물원에서 일하는 동물들은 월급 받아서 좋고 관람객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동물들의 행동에 감동받아서 좋고.. 이렇게도 세상은 흘러갑니다.. 그게 현실이건 비현실적인건 굳이 따져볼 필요는 없는거죠.. 소설이니까,
말씀드린대로 동물원을 배경으로 하는 상당히 설정이 괜찮은 작품입니다.. 물론 동물이 중심이 아니라 그속에 담긴 인간군상들의 이야기들이 중심이죠.. 모든 이들은 그들 나름의 삶에서의 아픔과 고통과 희열들이 있는거니까요.. 하지만 현재 동물인 그들은 즐겁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고 외롭기도 하고 두렵기도 합니다.. 그들 속에 우리의 주인공이 들어가서 함께 하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일반적인 대한민국의 중년가장들의 실업과 허무적 인생을 잘 캐치해서 소설적 설정을 즐겁고 유쾌하면서도 풍자적으로 그려낸 듯합니다.. 나름 공감스러운 부분들도 상당하구요.. 뭐 니나내나 사는 인생 별거 없다는 기본적 감정이죠.. 동물원의 고릴라로 살아가는 그들도 내 주위의 삶에서 흔히보는 그런 인생들이니 쉽게 집중되고 읽으면서 이런저런 생각들도 잘 들어옵니다.. 하지만 공감적인 내용으로 집중이 잘되는데도 불구하고 그다지 흥미로운 부분이나 감성적으로 울컥한다거나 읽은 후의 아련한 뭐 그런 순문학적 기능은 저한테 딱히 다가오질 않는군요..
잘은 모릅니다만 신예작가분들이나 문학상들에 수상을 한 작품들중에서 몇 안되게 제가 읽어본 작품들의 느낌은 대부분 비슷한 독후감을 주곤 합니다.. 수많은 좋은 수상작품들을 매도할 의도는 없음을 알아주시고 개인적으로 느끼는 부분은 저급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심금을 울릴만큼 직접적으로 와닿는 부분도 없을뿐더러 뭔가 있어보이는 듯한 철학적 세계관이나 현실적 풍자를 만들어내지만 딱히 공감되지도 않는다는 뭐 그런 느낌말입니다.. 재미는 없지 않으나 그저 그런 부류의 작품이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으니 역시 독자로서 전 배운게 적고 아는게 없는 허접한 싸구려인 모냥입니다.. 수많은 평론가나 주변 문학인들이 칭찬과 감탄을 던져주지만 유독 저에게는 큰 감흥이 없었으니 말이죠.. 그렇다고 재미가 없었다는건 아닙니다.. 그저 그러했다는거지요.. 그게 수상할만큼의 느낌은 아니지 않나 싶은거지요.. 아마도 어떤 문학상의 수상작들은 제가 감탄하는 키치적 감성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새삼스럽게 느껴봅니다..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