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을 위하여]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N을 위하여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들에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너희들 인생은 너희들이 만들어가야된다고 미리 가르칩니다.. 딱히 부모의 역할을 벗어나고 싶어서 그런 것은 아닐겁니다.. 단지 성인으로서 자신의 입장에서 세상을 만들어가길 바라는 부모의 입장이 더 크겠죠.. 물론 늦게나마 부모들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서 그런 것일수도 있겠습니다..  예전하고는 많이 달라진 삶의 방식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물론 많은 우리 아이들도 웬만하면 집에서 멀어지고 벗어나고 싶어하는 경향도 별반 다르지 않을겁니다.. 일종의 본능이고 예로부터 살아온 개인적 생존방식의 한 형태일수도 있구요.. 또는 지긋지긋한 부모들의 억압과 강요에서 벗어나고 싶은 일념 하나일수도 있을겁니다.. 내 인생은 나의 것, 그냥 나에게 맡겨주세요.. 나는 모든 것을 책임질 수 있다, 뭐 그런 생각이겠죠.. 그러나 아이들은 어른이 되고 혼자만의 삶을 살게 되더라도 부모로부터 받은 삶의 방식과 영향에서는 결코 벗어날 수 없고 앞으로 살아가야할 많은 인생 역시 부모와 함께 살아온 어린시절의 삶에서 비롯된다는거지요.. 결론적으로 올바른 부모가 올바른 자녀의 삶을 만들어줄 수 있다 뭐 이런 계몽적인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뭐냐구요, 이 책이랑 상관이 있냐고요오~

 

    이제는 미나토 가나에는 하나의 국내 일미시장의 하나의 캐릭터(?!)가 된 듯 합니다.. 무엇보다 이 작가를 지칭할때는 데뷔작이자 최고의 충격작이자 베스트셀러인 "고백"이라는 작품을 배제하고는 이야기가 되지 않으니까 말이죠.. 뭐라고 할까요, 유명한 아역배우인 꼬마신랑이 커서 성인배우로 발돋움을 할려고하나 쉽게 그 꼬마신랑의 역할을 잊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하기사 꼬마신랑 김정훈씨를 요즘 애들은 모를지도 모르겠다.. 그럼 넘어가고, 그래도 미나토 아줌마는 꾸준히 작품을 선보이시면서 조금씩 자신의 이름에 자신만의 감성이 담긴 작품을 각인시켜가고 있긴 합니다.. 근데 그 한계점을 뛰어넘지를 못한다는게 문제이긴 하지만 말이죠.. 이번에도 자신의 특기중 하나인 다각도 심층 인물 교차 심리 추리소설을 선보여주십니다.. 제목이 "N을 위하여"입니다.. 이 작품속에는 네명의 추리적 인물이 등장하는데 모두 이니셜이 N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죽음을 당하는 인물 역시 N으로 시작하는 인물이죠.. 그러니 이들은 모두 N입니다..

 

    말씀드린대로 하나의 사건이 발생합니다.. 노구치부부가 살해되죠.. 살인이 벌어진 경위와 상황과 배경을 처음부터 밝혀줍니다.. 이들이 죽음에 이르기까지 스기시타 노조미와 안도 노조미의 인간관계가 드러나고 니시자키 마사토과 어떻게 살인에 연루가 되었고 나루세 신지는 왜 이 사건속에 관여를 하게 되었는지가 드러납니다.. 이 부분이 이 소설의 1장이죠.. 그리고 각자의 이야기가 처음의 살인사건의 경위와 조금씩 다르게 진행이 됩니다.. 그러니까 안도가 이야기할때 몇개의 진실이 드러나고 니시자키, 나루세, 그리고 스기시타의 이야기속에서 교차되는 추리적 진실속에서 합리적인 의심을 보여주는 알리바이의 허위와 그들만의 진실이 들춰내어진다는거죠.. 그리고 진실은 10년이 지나는 시점에서 밝혀집니다..

 

    이들을 모두 아우르는 배경은 가족이라는 관계와 들장미 하우스라는 공간이 있습니다.. 네명의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어린시절 갇힌 삶속에서 자신들만의 인생을 위해 벗어납니다.. 그리고 스기시타와 안도와 니시자키는 들장미 하우스라는 공간속에서 만나게 되죠.. 나루세 역시 스기시타의 도움과 의도로 갇혀버린 어린시절의 삶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인생을 만들어 나갑니다.. 이들은 모두 각자의 아픔이 있고 삶에 대한 의지가 강합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굴레에서 쉽게 벗어나질 못하죠.. 노력하고 고생하고 벗어나고 싶지만 쉽게 떨쳐내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냉정한 자신의 인생만 생각하면 어렵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들은 사랑이 필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사랑이라는 매개체가 또다시 그들의 인생을 담보로 다가온거죠.. 각 장마다 드러나는 진실이라는 파편들 속에서 우린 그들만의 사랑과 아픔과 공유를 조금씩 체험하게 됩니다..

 

    궁극적인 사랑은 죄의 공유라는 개념 역시 작품을 읽고 나면 대강 끄덕거려지기도 하죠.. 하지만 우리가 바라는 아니 제가 바라는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은 충격적인 "고백"의 느낌을 지워내기가 어렵습니다.. 그동안 그녀만의 감성을 담은 작품들을 꾸준히 내고는 있지만 제가 바라는 미나토 아줌마의 작품은 여전히 "고백"다운 작품이라는거죠.. 충격으로 시작된 만남이 긍정과 수긍과 인정이 되어버리면 무척이나 싱거워지는겁니다.. 물론 몸에는 좋을지 모르지만 짠맛에 길들여진 입맛을 몸에 좋다는 이유만으로 싱겁게 만들기에는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거죠.. 결국 짠 맛, 매운 맛, 자극적인 맛을 찾아가게 되는겁니다..

 

    무엇보다 제가 본 이작품의 안타까움은 작품의 중심인 노구치부부의 살인사건에서 비롯된 각자의 삶과 알리바이적 추리가 매우 산만스럽다는거죠.. 물론 연관성을 보여주기위한 장치와 실질적 그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속에 노구치부부의 살인사건을 구심점으로 두었다고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뭔가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어지러움이 있더군요.. 특히나 이 추리소설의 연결고리의 중심인 니시자키의 부분은 많이 산만스럽고 뜬금없어 보였구요, 스기시타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주제가 사랑이라는 부분임을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이 작품은 추리소설이라는 선입견을 심어준 시작부분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과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은 안도가 아닌가 싶더군요.. 하지만 이 안도의 역할은 전반적인 구조적 연결에서 상당히 미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안도와 노구치 살인사건을 연결시키기 가장 적합한 것인거지요.. 전 노구치 살인사건의 배후와 경위와 진실을 단순하게 괜찮은 반전을 중심으로 펼쳐내길 바랬지, 너무 집중된 그들의 아픔과 삶과 고통에 대해 현재의 인생에 결부시켜 사랑이라는 매개로 벌어진 살인의 연관성을 알고 싶었던게 아니란거죠.. 이들의 독백적 진술속에서 일종의 반전과 충격적 진실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었겠으나 너무 그들의 삶에 집중을 해버려 이야기의 중심인 살인사건의 추리적 부분은 희석되어버린 듯해서 안타까웠습니다.. 이럴려면 처음의 시작을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하는겁니다.. 그럼 어떻게 시작하라고, 그건 나도 모르지..라고 말하는 난 참 책임감엄따아

 

    미나토 가나에의 특기이죠.. 하나의 중심을 두고 다각도의 인물들의 교차적 심리와 상황적 시점을 보여주는 방식 말입니다.. 아마도 이제는 일종의 가나에만의 추리적 특허라고 봐도 무방하지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괜찮은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작품인(국내출간상으로는) "왕복서간"에서도 짧지만 그런 의도를 제대로 보여주어서 상당히 좋았고 감성적인 즐거움이 대단하면서도 추리적 재미도 잘 살렸다고 생각했거덩요.. 근데 이 "N을 위하여"에서는 미나토 아줌마가 스기시타와 니시자카의 삶과 사랑에 너무 집중하셨던 것 같아서 제가 처음에 생각했던 의도와는 달라서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아줌마도 뭔가 생각이 있겠죠.. 아마도 "고백"때문에 고민이 많으실지도 모르겠다능.. 우리만 그렁거는 아닐꺼라고 생각하거덩요.. 땡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