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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동성애라는 의미가 주는 일반적인 반감이라는 것은 일종의 편견에 따른 거라고 생각을 하고는 있습니다.. 지금에 와서 그들의 모습에 반감이 든다라고 하면 조금은 쿨하지 못한 듯한 모습으로 낙인 찍힐지도 모릅니다.. 특히나 요즘은 성적 소수자라는 개념이 예전과 달리 사회적 이슈가 되는 시기는 이미 지나가고 누구나가 객관적인 그들이 권리에 대해 나름 판단을 하고 받아드리는 시대인거죠.. 하지만 솔직히 이런 상황에 직면하는 개인적인 입장이라면 상당히 당황스러울 수 있는게 또 현실입니다.. 그러다보니 실제로 자연스럽게 사회적 흐름은 그들의 권리나 입장을 상당히 개방적 견해로서 받아들이지만 주위의 모습은 쉽게 벽장밖에서 나오기가 어려운거죠.. 아직까진 제 주위에서 이런 경험을 해본 적이 없어서 실제로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보긴 합니다만 역시나 상당히 당황스럽겠죠.. 나라마다 이런 성적 정체성과 성적소수자들의 입장을 받아들이는 견해가 상당히 차이가 나긴 하겠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이중적 잣대가 적용되고 있지 않나 싶은게 제 생각입니다.. 현실속에서도 이럴진데 100년도 훨씬 전인 1870년대의 보수적 가치관이 팽배한 빅토리아시대의 대영제국의 삶속에서는 그들의 삶은 어떠하고 특히나 여성 동성애자들이나 여성들의 삶의 모습은 어떠할 지 무척이나 궁금할 수 밖에요...

 

  하지만 제대로 된 성교육이라는 개념이 정착되기 이전 수많은 남성동지 여러분들께서는 자의적, 타의적으로 또래집단이나 홀로 성교육을 깨우치시던 시절이 있었던지라 혹시라도 동성애라는 개념의 불편한 편견적 에로티즘이 있으시다면 이 리뷰를 읽는 동안만이라도 그 느낌을 살짝 내려놓으셔도 될 듯 싶습니다.. 참고로 그들의 사랑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의 자극적 모습은 절대로 아니라는거죠.. 진정한 사랑의 모습에 에로는 끼어들 자리가 없다는 거.. 그렇지 않습니까, 여러분.. 아님 말고

 

  일단은 이 작품은 세라 워터스라는 작가의 빅토리안 로맨스(여성 동성적 사랑)의 3부작의 두번째 작품이라는 사실을 먼저 알려드리고자 합니다(다 알고 계시나?).. 그 첫번째가 "벨벳 애무하기"라는 작품이고 마지막이 "핑거스미스"라는 작품입니다.. 앞뒤의 두 작품에 비해 이 작품 "끌림"은 대중적 인지도 면에서는 국내에서 아직 어필을 못하고 있는 듯 합니다.. 첫 작품인 벨벳 애무하기의 파격적 시도의 충격과 핑거스미스의 대중적 인지도는 상당한 반향을 불러 일으키는 모냥입니다.. 사실 저는 두 작품을 읽어보질 못해서 뭐라 참견할 입장은 못되지만 약간 그 작품들의 모습을 어깨넘어로 훑어보니 "끌림"과는 많이 다른 파격적인 묘사가 상당하다고는 하네요.. 

 

  이 작품 "끌림"은 레즈비언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단순히 성적 묘사에만 치중되지 않고 여성적 심리적 감성 부분이 섬세히 담겨있는 생각을 해봅니다.. 뭐 전 남자이다보니 정확하게 어떤 심리적 감각이나 감성을 말하는지는 감정의 이입면에서는 여성독자분들보다는 떨어질 수 밖에 없긴 했습니다.. 그래서 읽는 동안 이 부분을 인식하고 따라잡기에 상당히 노력을 기울려야했구요.. 쉽게 다가설 수 없어 난독증 비슷한 어려움을 읽는 내내 겪었다고 보는게 맞을겁니다..

 

  두명의 주인공이 극을 이끌어 나갑니다.. 내용은 일기의 형식입죠.. 마거릿 프라이어라는 부유한 집안의 외로운 숙녀가 대부분의 이야기의 중심을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거릿과 함께하는 영매 셀리나 도스가 있죠.. 이들은 밀뱅크라는 감옥에서 서로를 만납니다.. 사기죄로 육체적 자유를 뺏긴 셀리나와 아버지의 죽음과 연인의 변심으로 정신적 삶을 뺏긴 마거릿(셀리나는 그녀를 오로라라고 부름)이 만난거죠.. 그리고 그들의 삶을 비밀스러운 그들의 일기를 중심으로 꼼꼼하게 들여다보게 됩니다.. 이들에게는 외로움이라는 공통적 감성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마거릿을 만나기 2년전에서 부터 시작하는 셀리나의 삶을 살펴보느라면 매우 미스터리한 부분이 많습니다.. 영매라는 존재는 태곳적부터 있었으나 현실속에서의 그들의 모습은 미신적 개념으로 치부해버리는 사기성이 농후한 존재들로 보여집니다.. 그러다 자신의 영매활동으로 인해 함께 생활하는 부인이 심장마비로 죽음에 이르게 되고 셀리나는 그런 자신을 재판과정에 이해시키지 못해 재판에서 패한 후 감옥생활을 하게 된거구요.. 마거릿은 부유하고 윤택한 삶을 가진 존재이지만 그 내면에 숨겨진 비밀스러운 성 정체성과 존재적 의지가 약한 감성때문에 자살이라는 극악의 방법을 택한 후 힘들게 우울한 인생의 모습속에서 힘없는 삶을 이어나가는 약한 존재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대비적 느낌이 강합니다.. 속박당한 그녀들의 모습을 대비시키고 심리적이며 섬세한 감성적 묘사를 중심으로 결국은 하나인 그들의 동질성을 보여주고자 하는거지요.. 하지만 이러한 모습만으로 극을 이끌어가다보면 쉬이 지치게 됩니다.. 사실 전 많이 지치기도 했구요.. 하지만 독자들을 끝까지 그들의 삶속에서 머물게 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미스터리적인 이야기적 구성입니다.. 이 미스터리적 이야기는 대부분 셀리나의 일기속에 묻혀있습니다.. 마지막 반전에 이르기까지 상황이 주는 미스터리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습니다.. 여기서 하나 힌트를 준다면 처음의 시작과 마지막은 하나입니다..

 

  무엇보다 이 작품에서 중심이 되는 묘사는 빅토리아 시대의 여성관과 그들의 삶들입니다.. 상당히 생생하고 현실적인 시대적 묘사가 솨라있습니다.. 1870년대의 여성들의 삶에 대한 구체적인 모습들은 세세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은 마거릿의 일기에서 아주 잘 묘사되고 있습니다.. 가장 중심적인 프라이어 집안의 형제들의 모습속에서부터 밀뱅크에 수감된 수많은 여성 범죄자들의 삶까지 시대를 사진처럼 인식시켜 준다고 보면 될 듯 싶네요..  

 

  역시나 이 작품은 처음에 제시한대로 동성애를 중심으로 다루어진 작품이니 동성애적 코드가 상당히 많습니다만 이 대부분은 심리적 관점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그것은 마거릿과 셀리나가 만들어가는 대화속에서 또는 마거릿과 헬렌이라는 여인과의 사랑의 감정과 변심후의 가족으로서의 그녀를 바라보는 애증의 심리까지 묘사해내는 끈적으로 대변되기도 하죠.. 물론 미스터리한 이야기의 구성속에서도 동성애적 코드는 분명 존재합니다.. 이것은 마지막 반전이므로 나중에 충분히 인식하시리라 봅니다..

 

  하지만 너무나 구체적이고 섬세하고 감성적인 심리를 다루다보니 남성의 입장인데다가 긴박한 스릴러소설에 적응이 되어버린 편협한 장르독자의 입장에서는 이야기를 따라가기가 상당히 힘들었다는 점이 많이 아쉽습니다.. 뭐 적당히 야하기라도 했다면 쉽게 이야기속으로 푸욱 빠져버릴수(?!)도 있었지 싶은 마음도 드는데 말이죠.. 이 작품은 그런 야함도 제대로 보여주질 않아서 역시나 안타까웠구요.. 하지만 마지막 반전을 일궈내는 결론의 부분에서는 상당히 멋진 미스터리소설로서의 장점을 잘 살린 듯 싶어서 끝은 좋았다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나머지 세라 워터스의 빅토리아 3부작 두편은 보다 대중적이라는 말씀들을 하시니(안하셨나?) 기회가 된다면 한번 펼쳐봐야겠네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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