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원소 이야기 - 물·불·흙·공기부터 우리의 몸과 문명까지 세상을 만들고 바꾼 118개 원소의 특별한 연대기
팀 제임스 지음, 김주희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7월
평점 :
보이지 않는 세계는 신비롭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과학 세계가 그랬던 것 같다.
오시알페카나크마라고 달달 외우면서도
눈으로 보이지 않는 그것들의 존재를 머리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었다.
화학 그리고 원소
낯설지만 우리의 곁에 언제나 존재하고 있던 그 원소에 대해서
살아가면서 접할 일은 얼마나 있을까?
시험 문제를 풀기 위해서만 외웠던 주기율표를 넘어
일상 생활 속에서 만나는 원소에 대한 이야기가
책 <원소 이야기>에 담겨있다.
이 책은 현실을 요리하는 법이라는 머리말로 시작한다.
현실을 요리한다. 이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요리와 화학 사이에는 차이점이 하나 있다. 요리는 어떤 채소를 쓰는지 궁금해하는 반면, 화학은 채소 자체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알아내려 한다는 점이다. 특정 대상을 이루는 원소를 파악하면 우리는 아무 제약 없이 그 대상을 설명할 수 있다. _ 책 중에서
요리와 화학이 갖는 단 하나의 차이점.
현실을 요리하는 이야기를 책에서는 원소로 풀어낸다.
석탄과 다이아몬드 사이에서 변환 반응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이아몬드 신화가 주장하는 내용은 정반대다. 다이아몬드는 약간 불안정해서 수천 년이 흐르면 석탄으로 변할 수 있다. 자, 이제 우리가 던저야 할 질문은 '그 반응을 반대로 돌릴 수 있는가?다. _ 책 중에서
원소에 대한 이야기라서 딱딱하고 재미없는 과학 이야기만을 생각했다면
아쉽게도 예상이 빗나간 것 같다.
책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제공해준다.
원소에 대해서 그리고 그것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든다.
플루토늄은 지구에서 가장 비싼 물질 가운데 하나로 그램당 가격이 1만 1,000달러가 넘는데 이따금 가장 비싼 원소로 발표되기도 한다. 한편으로 원소 중에서 거의 언급되지 않는 하나가 있는데 이 원소는 플루토늄의 가치를 뛰어넘는다. 그것은 98번 원소 캘리포늄이다. 캘리포늄은 원자로에서 출발 물질로 쓰이며 그램당 2,700만 달러라는 엄청난 고가에 판매된다. 앞에서 이야기한 핑크 스타 다이아몬드는 무게가 약 12그램이므로 그램당 가격으로 따지면 캘리포늄이 대략 다섯 배 비싸다. 캘리포늄이 이토록 비싼 이유는 자연에서 생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원소는 인간이 만들어야 한다. _ 책 중에서
원소를 돈으로 이야기하니 조금은 낯설지만 신선한 부분이었다.
자본주의의 세계가 눈으로 보이지 않는 원소 안에서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연금술이라는 아주 멋진 이름 안에서
우리 곁에 맴돌고 있었다.
<아이언맨2>에서 토니 스타크는 팔라듐 중독으로 죽기 전 자신의 수트에 동력을 공급할 원소를 찾고 있었다. 하지만 적절한 금속은 존재하지 않았다. 따라서 그는 영화도 살리고 미키 루크도 물리치기 위해 레이저와 카리스마 넘치는 그의 매력을 이용해 새로운 원소를 제조한다. 우리는 주기율표에 누락된 원소가 없음을 이미 알고 있으므로 토니 스타크가 가진 이름 모를 원자는 크기가 크며 방사선을 강하게 방출한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_ 책 중에서
이런 이야기는 신기하게만 느껴진다.
낯설게 느껴지는 부분이기에 참 신기하다.
어느 것 하나 가벼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는 어떠한 물질이 좋은지 나쁜지 알지 못한다. 존재하는 화학물질은 수가 너무 많은 탓에 물질 효과에 따라 하나하나 분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1920년대 후반까지 인류는 분자 결합에 대해서만 겨우 알았다. 생물학의 많은 부분이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는 상황은 그리 놀랍지 안다. 30억 년 넘게 궁리한 문제를 100년만에 해결할 방법은 없다. 인간은 균형이 잘 잡힌 섬세한 반응의 집합체이다. 우리가 그 반응 가운데 하나를 건드리면 연쇄반응이 일어날 수 있으며 최종 결과는 예측 불가능하다. _ 책 중에서
책은 원소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그 끝은 항상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 마무리된다.
세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118개의 원소로 채워진 주기율표 안에서
책은 답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준다.
<원소 이야기>
물, 흙, 불, 공기부터 시작해서 우리의 몸과 문명까지
어느 것 하나에도 빠지지 않는 아주 작은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 대해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하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그리고 그 안에서
달달 시험문제를 위해 외운 원소 주기율표가 아니라
정말 말 그대로 살아 움직이는 원소 주기율표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