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해서 찾아왔습니다
한덕현.이성우 지음 / 한빛비즈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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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에서 한없이 빛나는 사람이었다.
많은 사람들을 열광 시키고 그들의 내면에 숨어있는 열정을 끌어내던 사람들.
나에게 노브레인은 그렇게 기억되는 팀이다.

그들의 음악은 에너지를 불러일으키는 수단이었다.
지칠 때면 그 에너지가 더욱 크게 다가왔고
그래서 더욱 그들의 음악을 찾았던 것 같다.

그리고 그 가운데 있던 한 사람. 바로 노브레인 이성우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밴드 노브레인의 보컬인 그에게 불안이란 별로 어울리는 단어가 아닌 것 같았다.
그런데 <답답해서 찾아왔습니다> 책에서 만난 그의 이야기는
내가 알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한 사람의 이야기였다.


당연한게 당연한게 아니었다


이 책은 노브레인 보컬 이성우와 중앙대 정신건강의학과 한덕현 교수와의 대담으로 진행된다.
서로가 서로 만나면서 어떠한 이야기가 오갔는지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답답함 속에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자기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하여 전국 각지에서 꾸역꾸역 올라온 사람 중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원하는 바를 이루어냈을까요? 가족들과 고향을 떠나올 정도로 간절히 원했던 것은 무엇일까요? 향수병이 찾아오진 않았을까요? 향수병은 어떻게 극복할까요? 향수병이 없는 사람도 있을까요? ... 외롭지는 않을까요? _ 책 중에서

이성우 보컬이 남긴 이 질문은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부분이었다.
과연 가족과 고향을 떠나온 사람만 향수병을 갖고 외로움을 갖고 있을까?
어쩌면 가족과 함께 있고 고향에 속해 있는 사람도 외로워할텐데 말이다.
이에 대해 한덕현 교수는 이러한 메시지를 남겼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고향이라는 단어 혹은 살던 곳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자신이 가장 편하고 여유 있는 마음을 갖거나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는 곳이라 여깁니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사람의 심리를 보면 아마 바빠야 한다는 강박 관념 속에서 살고 있었던 게 아닐까요? 우리 사회는 바쁜 것을 미덕으로 여기니 말입니다. 그래서 그 강박적 바쁨을 잊게 해주고, 바쁘지 않다는 것에 대한 괜한 죄책감을 상쇄시켜줄 수 있는 고향이라는 단어가 참 좋고 푸근하게 느껴지는 것 아닐까요? _ 책 중에서

위로가 되는 글귀였다.
우리 사회는 바쁜 것을 미덕으로 여기기 때문에
그래서 고향이라는 말이 나에게 다가오는 의미가 어떠한지 말이다.

당연한게 당연한게 아니게 다가오는 순간.
어쩌면 당연한 걸 당연하게 받아들여야하는데 그러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답답하게 느껴지는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내 인생의 단 한 가지


노브레인 보컬 이성우는 자신의 인생을 조진 음악에 대해 이와 같이 이야기를 펼쳐간다.

초등학교 6학년생이 용돈을 모으고 모아서 산 이 앨범은 영화 <라밤바>의 OST입니다. 정말 수록곡 중에 단 한 곡도 버릴 노래가 없어요. 보통 영화를 보고 음악이 너무 좋아서 OST를 사는 게 순서인데 전 반대였어요. 영화를 보지 못한 채 OST를 들으면서 그 영화의 장면 장면을 상상하고 이 노래를 부른 사람은 어떤 얼굴을 하고 노래할지 엄청 궁금해했는데, 영화를 보고선 OST가 더 좋아졌고 그 장르가 로큰롤이라는 걸 알게 된 거죠. 이 앨범 전곡을 1000번 이상은 들었을 거에요. 들을 때마다 너무 좋아요. 지금도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좋아하는 앨범이고 영화 또한 저의 인생영화입니다. _ 책 중에서

책은 이와 같은 어쩌면 사소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들로 이루어져있다.
그래서 읽는 내내 편안한 마음이 든다.
빠르게 무언가를 읽고 결론을 내야한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고
그냥 차분하게 천천히 하나하나 읽어나가다보면
내 이야기 같은 그의 이야기를 통해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다.

만약 성우씨께서 지금 노브레인이 추구하는 음악을 다 이루어서 행복하시다면 그것은 진정한 행복이 아니라, 곧 불안이 시작될 것 같아요. 가진 것을 잃을 지도 모른다는 상실에 대한 불안감, 하지만 지금 뭔가 부족하고, 안돼서 개인적으로 혹은 팀 멤버들과 갈등 혹은 어려움이 있으시다면 그것은 음악의 꿈을 만들어가는 것이고. 곧 행복해지고 있는 중입니다._ 책 중에서

꿈.
가장 행복한 사람은 꿈을 이룬 사람이 아니고 꿈을 이루고 있는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다.
내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내가 바라봐야하는 순간이 어떠한 장면인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내용들이었다.


내 안의 세계와 만나는 시간


코로나 기간 동안 제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 두 가지가 선생님을 만나뵌 것과 금연을 한 것입니다. 매번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힘들고, 지금 이 순간이 최고였다고 생각하는 저이지만 의외의 성과를 이룬 것들 덕분에 어깨에 뽕이 차오릅니다. _ 책 중에서

노브레인 보컬 이성우는 코로나를 통해 자신을 마주했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건 마냥 그에게만 해당되는 시간은 아니었을 것 같다.
그동안 마주해보지 못한 일상이 우리에게 자신을 마주할 충분한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내 안의 세계와 만나는 시간.
나는 이 책이 주는 의미를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지치고 불안한 마음을 갖고 있는 우리가 지금 당장 해야할 것은
현실적으로는 어떤 방식으로든 버텨내야하는 것일 거고
이상적으로 해야할 것은 내 안의 세계와 만나는 시간을 가져야할 거라고 생각한다.

도서 <불안한 것이 당연합니다>의 저자 한덕현 교수와
대한민국 대표 밴드 노브레인의 보컬 이성우의 대화가 담겨져 있는
<답답해서 찾아왔습니다>

이들의 대화는 단순히 이들의 대화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대화를 바라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답답함 속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방법을 안내해주는
소중한 시간과 기회를 제공해준다.

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대화에 참여함으로써 그 순간을 마주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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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만 모르는 비밀 하나 - 나를 응원하는 작은 목소리
후이 지음, 최인애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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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세상을 살아갈 충분한 지혜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그걸 잊고 어느 순간부터 그 지혜조차 없는 듯이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대만 모르는 비밀 하나>
이 책은 바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놓치고 있던 나의 모습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섬세한 표현들과 나의 그림자를 바라보게 해준다.
감성적이면서도 세심한 작가의 글을 통해
삭막하게만 다가오던 현실 속에서 따스한 햇빛을 마주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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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머리 앤 한빛비즈 문학툰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쿠마 찬 그림, 양지윤 옮김, 크리스털 챈 각색 / 한빛비즈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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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뛰어넘으면서 모두가 공감하는 책이 있다.

소설 <빨강머리 앤>이 그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1908년.

이 소설이 세상에 나온지 100년이 훨씬 넘었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은 빨강머리 앤을 기억하고 있고

여전히 많은 책과 애니메이션에서 빨강머리 앤이 나오고 있는 걸 우리는 쉽게 마주할 수 있다.

10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사랑 받고 있는 소설.

하지만 <빨강머리 앤>을 제대로 읽어본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사랑 받고 있지만 사실 제대로 사랑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번에 제대로 이 책을 마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니

바로 한빛비즈 문학툰으로 등장한 <빨강머리 앤>이다.


우리의 손에 익은 바로 그 만화책


한빛비즈 문학툰 <빨강머리 앤>은 만화책이다.

그런데 약간 옛날 만화책 느낌이 난다.

일단 흑백이다.

풀컬러가 대세인 요즘 흑백으로 된 만화책은

진짜 만화책과 같은 느낌을 가져다준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있으면 교양 만화, 학습 만화를 읽는 느낌보다는

만화책방에서 진짜 만화책을 읽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종이의 재질 또한 만화책과 똑같이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만화책을 읽을 때 종이 느낌을 참 좋아한다.

만화책이 갖고 있는 특유의 질감과 냄새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부분을 그대로 갖고 있다.

만화책을 만화책으로 접할 수 있는 점이 매우 매력적이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넘겨야만 다음 페이지를 볼 수 있는 건

만화책이라는 점에서 만화책을 더욱 만화책 답게 만들어준다고 보인다.


세상을 아름답게, 그리고 행복하게


소설 속 주인공 빨강머리 앤이 살아가는 삶을 바라보고 있으면

나의 삶을 자연스럽게 생각하기 마련이다.

오늘 하루 치열하게 그리고 힘들게 살아갔던 내 삶의 모습을 바라보며

빨강머리 앤의 하루하루를 비교해보면

나에게 주어진 오늘 하루가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지

그리고 내가 살아가야할 삶이 어떠한 모습인지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빨강머리 앤>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내 삶에 울림을 주고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하는 지를 알려준다.

명작은 괜히 명작이 아닌 것이다.

당시 출판사에서는 외면 당했지만

사람들은 왜 이 소설을 그토록 사랑했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우리의 마음 속에 있는 바로 그 아이


빨강머리 앤 하면 어떤 장면이 떠오를까

한번 정도 마주해보았을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모두가 각자 떠올리는 장면이 하나 정도 있지 않을까 싶다.

어린아이나 어른이나 우리는 여전히 빨강머리 앤을 주변에서 마주하고 살아간다.

TV로 보던 사람이나 넷플릭스로 보던 사람이나

모두가 같은 인물을 추억하고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어른과 아이가 모두 공감할 수 있고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소설의 원전은 읽을 수 있다면 제일 좋겠지만

원전이 어렵다면 원전 그대로의 감동과 서사를 그대로 구현해주는 만화책을 통해서라도

빨강머리 앤은 모두가 한번 정도 제대로 만나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한빛비즈 문학툰 <빨강머리 앤>은

그 기회를 독자에게 제공해주고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매력적인 책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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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미제라블 한빛비즈 문학툰
SunNeKo Lee 그림, 정미선 옮김, 빅토르 위고 원작, Crystal S. Chan / 한빛비즈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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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본 적은 없어도 이름은 한번 정도 들어보았을 것이다.

빅토르 위고의 명작, 레 미제라블.

장발장이 주인공인만큼 그가 주된 이야기를 차지하고 있지만

가족을 먹여살리기 위해 낙인 찍힌 탈옥수, 학대 당한 아이, 청년, 사기꾼으로 인해 콩가루가 된 가족,

세상을 바꾸려는 젊은이, 사회에 굴복한 경찰 등

1830년대 전후의 프랑스 모습을 너무나도 잘 보여주고 있는 이 책은

소설뿐만 아니라 영화, 뮤지컬 등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매우 친숙하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그리고 이번에 만나본 한빛비즈 문학툰의 <레 미제라블>은

이 명작을 또다른 방식인 '만화'로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만화책방 그 만화책을 마주하다


레 미제라블의 주된 줄거리는 이미 여러 통로를 통해 많이들 접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 글에서는 문학툰 <레 미제라블>이 갖고 있는 특징에 집중해서 이야기하고자한다.

무엇보다도 이 만화책은 전체가 흑백으로 구성되어있다.

그래서 옛날 느낌이 물씬 난다.

요즘 마주하는 만화책들은 풀컬러라서 조금은 세련된 느낌이 들기 마련인데

이 책은 만화 책방에서 읽는 만화책 느낌이다.

종이 질감 또한 만화책방에서 읽는 그 만화책 느낌 그대로를 갖고 있다.

그래서 무언가 친숙하게 책을 마주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소설보다 재밌고 몰입해서 볼 수 있다


레 미제라블 소설을 읽다보면 헷갈리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인물 관계도이다.

이 인물이 어떠한 사람이었는지 책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헷갈릴 때가 있다.

그런데 만화책이다 보니 일단 빠르게 읽히는 강점이 있다.

그리고 빠르게 읽다보니 무언가 인물 관계도와 사건, 배경 등이 조금 더 빠르게 익혀진다.

소설보다 더 빠르게 몰입하고 재밌게 내용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제대로 <레 미제라블>을 읽다보니

그동안 뮤지컬, 영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만나보았던 내용을

원전 그대로의 감동과 서사를 느낄 수 있는 강점이 있었다.

단테가 시로 지옥을 그려냈다면 나는 현실로 지옥을 만들어내려 했다.


<레 미제라블>의 저자 빅토르 위고는

이 책에 대해 이와 같이 말했다고 한다.

"단테가 시로 지옥을 그려냈다면 나는 현실로 지옥을 만들어내려 했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소설 중 한 권으로 꼽히는 <레 미제라블>

축약판, 개정판, 영화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뮤지컬로도 나와 있지만

빅토르 위고가 남긴 메시지를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원전을 봐야한다고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원전이 아직은 조금 낯설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원전이 갖고 있는 서사 그대로를 옮긴 한빛비즈 문학툰은

<레 미제라블> 가족 모두가 함께 읽을 수 있는 감동을 그대로 전해주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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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시작하지 못하는 당신을 위해 - 잘하고 싶어 시작을 망설이는 세상의 모든 완벽주의자들을 위한 진짜 완벽주의 활용법
윤닥 지음 / 한빛비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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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완벽이라는 단어가 있을까.

과연 세상에 어느 누구가 자신이 완벽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든다.

모두가 부족함을 느끼고 모두가 빈틈이 있음을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완벽이라는 단어를 나타낼 수 있는게 없다면

세상에 정말 완벽이란 존재하는 것인지 의문을 갖게 된다.

그런데 막상 일을 시작하다보면 완벽이라는 단어가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열심히 찾아봐도 정말 빈틈 없이 모든 일이 차곡차곡 준비되고 진행되는 것을 보기도하고

어쩜 저렇게 멈추거나 쉬는 것 없이 주어진 일을 완수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도 있다.

그리고 그렇게 일을 진행하는 사람을 보면 저 사람은 정말 완벽주의자인가보다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나는 완벽주의자이다


책의 저자는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완벽주의자인지도 모르겠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저자는 자기 스스로를 완벽주의자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그가 마주한 완벽주의자들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책 5페이지>

나는 완벽주의자였다. 발표 불안, 무대 공포증을 다룬 인지행동 치료 서적 <나는 왜 남들 앞에만 서면 떨릴까>를 출간하면서 많은 이들이 더는 불안감 때문에 무대에서 도망치지 않도록,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불안이 해결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더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들의 완벽주의를 마주했다. 그 뿐만 아니라 공황장애, 강박장애, 식이장애, 번아웃 등을 심층적으로 상담하면서 깊은 뿌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들이 진료실을 찾는 이유는 완벽주의가 아닌 다른 문제 때문이었지만 떨림, 불안, 긴장을 발현시키는 핵심은 결국 '완벽주의'였다. _ 책의 프롤로그 중에서 5p

이 책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면서 완벽주의자 성향을 갖고 있는 저자가

이야기해주는 완벽주의자를 위한 완벽주의 책이다.

나 스스로가 완벽주의자인지 아닌지부터 시작해서 완벽주의가 스스로 만드는 감옥에 대해

그리고 완벽주의가 늪에서 빠져나와 삶의 균형을 찾아가는 방법까지

그야말로 완벽주의를 꿈꾸는 완벽주의자들을 위한 일종의 지침서라고 말할 수 있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완벽주의자이다


책의 시작은 완벽주의자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사실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나 스스로를 완벽주의자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항상 빈틈이 많고 부족함이 많기 때문에 완벽해지기 위해 노력은 해도 완벽할 수 없다는 걸

너무나 쿨하게 인정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에 등장한 모든 사람은 완벽주의자이다라는 파트를 읽으면서

나뿐만 아니라 어쩌면 우리는 모두 완벽주의자인 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과거 직장인 포털 사이트에서 조사한 결과를 실은 기사만 봐도 실제로 많은 학생, 직장인이 타인과의 경쟁에서 더 잘하기 위해 몸부림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압박을 느낀다고 답한 직장인은 설문 응답자 중 90퍼센트나 됐다. 어쩌면 우리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건 당연하다'는 쪽으로 기운 채 살아가고 있는 지도 모른다. _ 책 26p

책은 이후 생활 속의 완벽주의자 유형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간다.

회피형 완벽주의자, 감독형 완벽주의자, 자책형 완벽주의자, 안정형 완벽주의자로 나누어서 설명하는데

생활 속 완벽주의자 유형을 확인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가 책에 안내되어있어서 이곳에 잠시 옮겨본다.

한번 정도 확인하면서 나 자신은 어디에 속하는 유형인지 알아보면 책을 읽는 재미가 더욱 생길 것 같다.

완벽주의자, 스스로가 만든 감옥에 갇히다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사람은 자기 스스로를 감옥에 가둔다고 말한다.

실수를 줄이려는 태도와 노력을 넘어서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애쓰는 과정에서

자기 스스로를 더욱 옭아매는 과정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은 완벽주의자가 빠지기 쉬운 네가지 함정에 대해서도 말해준다.

남들보다 더 잘하고 싶어서, 다른 사람들이 나를 더 좋게 평가하는 걸 듣고 싶어서

남들 앞에서 나의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 빠질 수 있는 함정들을 하나하나 정리해서 이야기해준다.

그 원리들을 당위성의 오류, 흑백논리의 오류, 과잉 일반화, 재앙화 사고로 나누어서 설명하는데

그 중 재앙화 사고에서 나오는 글귀 일부를 가져와본다.

재앙화의 오류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와 같은 전개는 거의 일상과도 같다. 그들은 회사에 다니고 일을 하면서도, 친구를 만나고 집에 돌아와서도 늘 최악의 상황을 떠올리며 부정적인 감정을 크게 부풀린다. 이러한 재앙화 사고는 막연한 상상으로 불안을 키우고 타인의 평가에 자유롭지 못하게 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결국 이들은 사람들 사이에서 지나치게 눈치를 보거나 두려움에 떨곤 한다. _ 책 68-69p


감옥, 그 끝에서 만나는 모습들


그럼 어떻게 살아야하는 것일까.

완벽주의자 성향이 높은 사람이 삶을 살아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각자가 선택한 삶의 모습에 따라 가져오는 결과도 제각각일 거라 생각한다.

책은 그러한 삶의 선택으로 인해 나타나는 부정적인 부분을 먼저 짚어준다.

내가 갖고 있는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나를 어떻게 옭아매는지 더욱 잘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완벽주의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 감정을 대하는 방식을 이해하려면 이들의 남다른 특징을 하나 알아둬야 한다. 평소 어떤 일에서든 높은 기대와 이상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은 감정도 이상적으로 바라본다. 예를 들면 자신 앞에 놓인 인생길에는 늘 긍정적인 감정과 결과만이 따라와야 한다고 믿는 식이다. 그래서 부정적인 감정이 느껴질 때 오히려 이를 완강히 거부하고, 이런 가정을 느끼는 상황 자체를 실패로 여기며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자신이 부정적인 감정에 젖었다면 그대로 '약한 인간'이 된다고 여기는 것이다. _ 책 96p

그리고 저자는 자신이 갖고 있는 전문성을 발휘해서

그로 인해 나타나는 결과가 얼마나 심각해질 수 있는 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준다.

삶의 모습에서 얼마나 다양한 질병으로 나타날 수 있는 지와

그로 인한 결과가 얼마나 처참하고 힘든 지도 이야기해준다.

특히 이 부분을 이야기할 때는 사례를 하나하나 들어서 이야기해주는데 그 부분이 특히나 좋다.


완벽주의, 삶의 균형을 찾다


그럼 어떻게 살아야하는 것일까

책의 끝 부분은 완벽주의자가 삶의 균형을 찾는 법에 대해 집중한다.

책의 저자는 완벽주의자 성향에 따라 어떻게 삶의 균형을 찾을 수 있는 지에 대해서

그리고 완벽주의자가 가져야하는 진짜 자세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그리고 그 안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관계임을 집중한다.

정신분석가이자 임상 심리학자였던 시드니 블랫 박사는 인간의 기본 발달 과제 두 가지 중 하나는 지속적이고 만족스러운 대인관계를 형성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안정적이고 현실적이며 긍정적인 자기 개념을 확립하는 것이라 말했다. 그리고 이 둘 중 한쪽이 지나치게 왜곡되어 사고가 극으로 치우칠 때 우울증과 같은 정신 병리가 유발될 수 있다고 봤다_ 책 132쪽


완벽주의자를 위한 5주 프로그램


나는 책의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보았다.

완벽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5주 프로그램

책의 저자는 5주에 걸쳐 완벽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소개해준다.

1주차에는 나를 가로막는 진짜 장애물을 파악하고 스스로를 인정하는 시간을

2주차에는 비현실적인 기준을 바꾸는 연습을

3주차에는 부정적인 감정을 들여다보면서 두려움의 뿌리를 찾는 방법을

4주차에는 실수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고 실수를 기회로 만드는 시도를

5주차에는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행복하게 살아가는 기회를 만들어간다.

책에는 각각의 프로그램에 대해 매우 자세하게 설명을 진행해준다.

그 중에서 5주차 프로그램에 나와있는 글귀의 일부를 가져와본다.

완벽주의자 대부분은 만족스럽지 않아도 무언가를 계속 열심히 하는 성향이 있다. 하지만 만족감, 성취감이라는 가치는 삶에 동력을 불어넣는 주요 요소다. 건강한 완벽주의의 비율을 늘리는 과정에서도 이 감정의 변화를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면 앞에서 한 반완벽주의 목록을 고쳐 쓰며 현재 내 삶의 만족도에 초점을 맞추자. 더불어 노력의 결과까지 가는 길은 직선으로 펼쳐진 것이 아니라 꼬불꼬불한 길을 헤매고 때로는 넘어지면서, 혹은 한 걸음 물러섰다 다시 나아가면서 도달할 수 있음을 기억하길 바란다. 완벽주의를 내려놓을 때 우리는 비로소 완벽해진다. _ 책 191p

특히 1~5주차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책의 뒷 부분에 워크북을 실어두었다.

그래서 조금 더 구체적이고 제대로 경험할 수 있게 도와준다.

가이드가 친절하게 되어있어서 책만으로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괜찮아, 너만 그런게 아니야


책의 마지막은 완벽을 내려놓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져있다.

나와 같은 사람들이 있고, 실제로 이 사람들이 완벽을 내려놓고 어떻게 살아가는 지를 보여주는 건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위로가 된다.

그리고 책을 읽고 실천하고자하는 나 자신에게 힘을 실어주는 동기가 되기도 한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보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완벽주의를 내려놓는 연습을 하게 된다.

사람이든 조직이든 실수가 있어야 성장할 수 있다. 실수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너무 클 때 사람들은 대부분 어떤 일도 시작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즉, 성장과 발전을 기대할 수 없는 길이 펼쳐진다고 봐야 한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이런 실수는 절대 용납할 수 없어"라며 직원의 실수를 과하게 지적하거나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면 더 많은 부분을 잃을 수 있다. _ 책 214p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저자는 책의 마지막에 독자를 향한 메시지를 이렇게 남긴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완벽하지 않아도 정말로 괜찮습니다. _ 책 226p

완벽하지 않아도 정말로 괜찮다.

사실 자신의 완벽주의를 외면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이 말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될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 한마디의 말이 그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작은 힘이 될 거라는 사실이다.

완벽주의자를 더욱 완벽하게 만드는 것.

그건 완벽하지 않아도 정말로 괜찮다라는 그 한마디의 말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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