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어때서? - 제1회 길벗어린이 민들레그림책상 우수상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64
김희현 지음 / 길벗어린이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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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었을 때를 기억하시나요? 숨기려 할수록 입가에는 웃음이 새어 나오고, 멀리서 그 사람의 뒷모습만 보여도 온 세상에 슬로우 모션이 걸린 것 같은 그 기묘한 마법 말입니다.

김희현 작가의 《사랑이 어때서?》는 바로 그 찰나의 순간을 포착해낸 작품입니다. 제1회 길벗어린이 민들레그림책상 우수상을 받은 이 책은, 주인공 '미쁘'의 시선을 통해 어린이의 사랑 또한 어른의 그것만큼이나 강렬하고, 혼란스러우며, 동시에 얼마나 찬란하게 아름다운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주인공 미쁘는 당당하고 야무진 아이지만, 희동이 앞에서만큼은 무장해제되고 맙니다. 희동이가 무심하게 옷을 걸어주기만 해도 심장에는 불꽃이 튀고, 등에는 작은 날개가 돋아납니다. 작가는 이 '감정의 과열 상태'를 능청스러우면서도 감각적으로 그려냅니다.

"널 떠올리고 눈 감으면 꽃바람이 불어. 속눈썹 위에는 살포시 나비가 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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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서정적인 문장들은 사랑에 빠진 아이의 내면이 얼마나 풍성한 상상력으로 가득 차 있는지를 증명합니다. 교육 현장에서 만나는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몰라요" 혹은 "그냥요"라고 말하지만, 그 속에는 미쁘처럼 수만 송이의 꽃이 피어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 책은 그 이름 모를 두근거림에 '사랑'이라는 예쁜 이름을 붙여주는 다정한 번역기 역할을 해줍니다.

우리는 흔히 사랑을 느끼면 쑥스러움을 '부끄러움'과 착각하곤 합니다. 그래서 마음을 꼭꼭 숨기려 애쓰죠. 미쁘 역시 "꼭꼭 숨겨라, 내 마음 보일라"라며 비밀 일기장을 채워가지만, 사랑이라는 바람은 결코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압권은 운동회 날 이어달리기 장면입니다. 마지막 주자로 달리는 희동이를 보며 미쁘의 심장도 함께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합니다.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얼굴이 터져라 희동이의 이름을 외치는 순간, 미쁘는 깨닫습니다. "사랑하는 게 어때서? 내 마음이 잘못은 아니잖아!" 이 당당한 외침은 단순히 연애 감정을 넘어서서,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긍정하고 밖으로 꺼낼 줄 아는 '정서적 성장'의 결정적 순간을 보여줍니다. 13년 동안 아이들을 지켜본 교육자의 눈에는, 이 용기야말로 아이를 단단하게 만드는 가장 귀한 뿌리처럼 보입니다.

아크릴과 색연필로 채워진 화사한 색감은 미쁘의 롤러코스터 같은 마음을 경쾌하게 대변합니다. 역동적인 화면 구성은 마치 한 편의 짧은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즐거움을 주죠. 특히 질투를 느끼거나 설렘이 폭발하는 장면에서의 과감한 연출은 아이들이 "맞아, 내 마음도 이래!"라고 공감하게 만드는 강력한 힘이 있습니다.

함께 읽는 어른들에게도 이 책은 선물 같습니다. 작가님이 리뷰에서 남겨주신 것처럼, 읽는 내내 "그 두근거림이 가져다주는 의미"를 되새기며 잊고 지냈던 순수한 감정의 결을 다시 만져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타인의 존재를 나의 세계로 깊숙이 받아들이는 일입니다. 타인의 사소한 행동에 기뻐하고, 때로는 질투하며 가슴 졸이는 경험은 아이들이 '공감'과 '배려'를 배우는 가장 실감 나는 학교가 됩니다.

《사랑이 어때서?》는 사랑 앞에 끼어드는 쑥스러움을 당당한 에너지로 바꿔주는 마법 같은 책입니다. 이제 막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기 시작한 아이에게, 혹은 그 간질거리는 마음이 부끄러워 숨어버린 아이에게 이 책을 건네며 말해주고 싶습니다.

"네 마음은 불꽃처럼 멋져. 사랑하는 건 정말 근사한 일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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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툰 3 - 환경 고전툰 3
강일우.김경윤.송원석 지음, 뉴스툰(이강혁) 그림 / 펜타클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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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생태계 붕괴, 탄소 중립. 이제는 일상어가 되어버린 이 단어들을 보며 우리는 종종 착각에 빠집니다. "무엇을 분리수거해야 하는지, 어떤 텀블러를 써야 하는지 알면 환경 문제를 다 안다"고 말이죠. 하지만 《고전툰 3 - 환경》은 바로 이 지점에서 브레이크를 겁니다. 환경은 단순히 '실천 과제'가 아니라, 인간이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이 책은 레이첼 카슨부터 정약전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앞서간 다섯 거장의 목소리를 빌려 묻습니다. "인간은 왜 자연을 지배하려 했는가?" 그리고 "우리는 자연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 이 질문들에 답하는 과정에서 환경은 외워야 할 지식이 아니라, 우리가 반드시 통과해야 할 '사유의 전장'이 됩니다.

교육자로서 제가 이 시리즈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 독특한 구성에 있습니다. [히스토리 - 다이제스트 - 고전툰 - 북토크]로 이어지는 흐름은 전형적인 '하이터치(High Touch)' 교육 모델을 보여줍니다.

자칫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고전의 핵심(하이테크적 지식)을 '툰'이라는 친숙한 매체로 풀어내어 심리적 문턱을 낮추고, 가상 '북토크'를 통해 시대를 초월한 사상가들이 서로 토론하게 만듭니다. 이는 AI가 대신해줄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역량인 '비판적 사고력'을 길러주는 훌륭한 장치입니다. 특히 소로와 다윈이 마주 앉아 기술 문명과 진화의 법칙을 논하는 장면은, 독자들로 하여금 "나는 이 시대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에 스스로 답하게 유도합니다.

책 속에서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던진 일침은 오늘날 스마트폰 없이는 한순간도 견디지 못하는 우리에게 비수처럼 꽂힙니다.

“우리가 철도를 타는 것이 아니라, 철도가 우리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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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발전이 인간에게 진정한 자유를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를 기술에 적응하기 위해 몰아세우는 '예속의 굴레'로 만든다는 소로의 통찰은 150년 전보다 지금 더 유효합니다.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새들이 노래하지 않는 '소리 없는 죽음'에 대한 경고는, 효율과 성취만을 쫓느라 생명의 소중함을 잊어버린 현대 문명에 대한 통렬한 반성문입니다.

이 책은 이러한 고전 구절들을 단순히 나열하지 않습니다. 환경 오염이라는 결과물 뒤에 숨겨진 인간의 욕망과 오만을 낱낱이 파헤치며, 자연은 우리가 정복할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 존중해야 할 '생명 공동체'임을 깨닫게 합니다.

작가로서, 그리고 12년 차 교육자로서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강렬하게 든 생각은 "무조건 같이 읽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책은 혼자 읽고 덮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토론의 연료'입니다. 독서 동아리 학생들과, 혹은 거실에서 아이와 함께 앉아 한 장 한 장 넘기며 서로의 관점을 부딪쳐야 합니다.

환경 문제는 이제 '흔하고 뻔한' 이슈가 아닙니다. 그것은 인류의 생존이 걸린 '가장 뜨겁고 살아있는' 이슈입니다. 고전은 그 이슈를 바라보는 단단한 뼈대를 제공합니다. 이 책을 매개로 아이들이 "왜?"라고 묻기 시작할 때, 인문학은 비로소 지식의 늪에서 벗어나 삶의 무기가 됩니다. 차이를 수용하고, 타인의 시선을 배우며, 나만의 관점을 세워가는 과정. 그것이 바로 이 책이 지향하는 인문 교양의 정수입니다.

지식이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생각하는 힘'은 더욱 절실해집니다. 《고전툰 3 - 환경》은 빠른 정답을 내놓는 법을 가르치지 않습니다. 대신 정답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본질적인 질문들을 던집니다.

알도 레오폴드가 말한 '대지의 윤리'를 고민하고, 정약전의 시선으로 바다 생물을 바라보며, 우리가 파괴해온 자연의 시간을 되돌아보는 경험. 그 여정을 마친 뒤 아이들의 손에 남는 것은 시험 점수가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깊고 단단한 눈'이 될 것입니다.

"환경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길을 잃은 청소년들에게, 고전이라는 나침반을 건네주는 가장 친절하고 명민한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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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은 지식으로 그치지 않고 우리 삶에 다가와 살아 움직여야 합니다. 이 책은 환경이라는 오래된 이슈를 통해 지금, 여기의 우리를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무조건 같이 읽고, 뜨겁게 이야기 나누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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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감정 도감 - 학교생활에 필요한 감정 표현 내 도감
김원아 지음, 주쓰 그림 / 창비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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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나 교육자로서 아이들을 마주하다 보면 안타까운 순간이 있습니다. 아이가 분명 무언가 느끼고 있는데, 그것을 "짜증 나요" 혹은 "몰라요"라는 말 뒤에 숨겨버릴 때입니다.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 모르면 그 감정에 휩쓸리게 되고, 결국 감정의 주인이 아닌 노예가 되고 맙니다.

김원아 작가는 이 지점을 정확히 파고듭니다. 20가지의 핵심 감정을 선정하여 이를 '도감' 형식으로 풀어낸 것은, 감정을 추상적인 상태가 아닌 '관찰하고 분류할 수 있는 대상'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매우 영리한 접근입니다. 우리가 식물 도감을 보며 꽃의 이름을 익히듯,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 내면에서 피어나는 마음의 이름을 하나씩 익히게 됩니다.

이 책이 특히 '학교생활'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은 교육 전문가로서 매우 높게 평가하는 부분입니다. 집은 부모라는 든든한 울타리가 감정을 대신 해석해주고 다독여주는 공간이지만, 학교는 다릅니다. 아이는 낯선 친구, 선생님, 그리고 예기치 못한 경쟁과 갈등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홀로' 마주해야 합니다.

  • 팀 대항 경기에서 이겼을 때의 뿌듯함

  • 발표를 앞두고 느껴지는 두려움

  • 지각했을 때 밀려오는 부끄러움

  • 단짝 친구가 다른 친구와 놀 때 느끼는 서운함

이 책은 교실 안에서 벌어지는 20가지 상황을 통해, 감정이란 특정 개인의 유별난 상태가 아니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보편적인 신호임을 알려줍니다. 학교라는 사회적 공간에서 아이가 안정감을 느끼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바로 이 낯선 감정들을 '미리 학습하고 연습해보는 경험'입니다.

저자는 감정을 단순히 "느껴라"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각 감정이 가진 장단점을 명확히 제시합니다. 예를 들어 '화'는 나를 보호하는 에너지가 되기도 하지만(장점), 관계를 망칠 수도 있음(단점)을 가르칩니다. 감정에 선악의 잣대를 들이대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특성을 이해하게 만드는 이 방식은 아이들이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더욱 의미 있는 부분은 "이럴 땐 이렇게!"라는 구체적인 조절 매뉴얼입니다.

  1. 알아차리기: 지금 내가 느끼는 것이 '불안'임을 인지하기

  2. 이해하기: 왜 이런 마음이 생겼는지 원인 살펴보기

  3. 조절하기: 상황에 맞는 건강한 반응 선택하기

이 단계별 노하우는 감정을 통제의 대상이 아닌 '관리의 대상'으로 인식하게 합니다. 이는 제가 늘 강조하는 '자기주도성'의 가장 깊은 뿌리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아이만이 학습과 삶의 태도 또한 스스로 결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글을 읽는 것이 서툰 아이들에게 그림은 가장 강력한 언어입니다. 일러스트레이터 주쓰는 '다운타운믹스주쓰' 특유의 명랑하고 귀여운 화풍으로 감정의 미묘한 결을 살려냈습니다. 화려하면서도 따뜻한 색채는 자칫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내면의 이야기를 아이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놀이'처럼 느끼게 합니다. 아이가 글자를 다 읽지 못하더라도 그림 속 주인공의 표정과 상황을 보며 "나도 이런 적이 있어!"라고 말을 건넬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입니다.

리뷰를 작성하며 가장 강렬하게 다가온 것은 책 속에 마련된 '체크 란'입니다. 지식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직접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고 기록하게 만드는 이 장치는 책을 하나의 '워크북'으로 기능하게 합니다. 독서가 지적 활동을 넘어 정서적 실천으로 이어지는 순간입니다.

우리는 흔히 인성 교육이 거창한 도덕적 훈화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인성 교육은 "내가 지금 서운하구나"라는 것을 깨닫고, 친구에게 "나 조금 서운해"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에서 시작됩니다. 이 책은 그 용기의 씨앗을 심어주는 가장 친절한 농부와 같습니다.

AI 시대가 깊어질수록 인간 고유의 영역인 '공감'과 '자기 조절'은 대체 불가능한 핵심 역량이 될 것입니다. 《내 감정 도감》은 우리 아이들이 단순히 공부를 잘하는 아이를 넘어, 자신의 마음을 건강하게 돌보고 타인의 아픔에 기꺼이 손을 내밀 줄 아는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하게 돕는 든든한 밑거름입니다.

부모님과 선생님들께 권합니다. 오늘 하루 아이와 함께 이 책장을 넘기며 물어봐 주세요. "아라의 하루 중에서 너의 마음과 닮은 페이지는 어디니?" 그 질문 하나가 아이의 닫힌 마음을 여는 마법의 열쇠가 될 것입니다.

"아이의 '짜증'을 '서운함'이나 '불안'으로 번역해주는 마법의 사전.

학교라는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한 가장 따뜻한 생존 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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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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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관심 있습니다 - 연방대법원 판례로 본 헌법과 대통령제 이야기
김애경 지음 / 가디언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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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뉴스로 접하는 미국은 늘 시끄럽습니다. 대통령의 독설이 쏟아지고, 이민 정책을 두고 주 정부와 연방 정부가 충돌하며, 사회적 가치를 두고 극심한 분열을 겪기도 하죠. 겉보기엔 곧 무너질 것 같은 위태로움이 느껴지지만, 정작 시스템은 톱니바퀴처럼 돌아갑니다.

저자 김애경은 이 ‘역설’의 해답을 찾기 위해 미국의 지적 기원인 헌법 설계자들의 고민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들이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왕정의 부활’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영웅적인 지도자를 기대하는 대신, ‘누가 권력을 잡아도 함부로 휘두를 수 없는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잘 아는 삼권분립과 견제와 균형의 시작입니다.

이 책의 가장 독보적인 가치는 수십 개의 연방대법원 판례를 통해 헌법이 어떻게 현실 정치와 권력을 제어해 왔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대통령은 법 위에 있는가?"라는 도발적인 질문에 대해, 미국 역사는 판례를 통해 단호하게 답해 왔습니다.

  • 판례 1: 전시에 대통령이 사유재산을 점유할 수 있는가? (트루먼 대통령 사례)

  • 판례 2: 대통령의 행정특권이 법원의 명령보다 우위에 있는가? (닉슨 대통령 사례)

  • 판례 7: 재임 중인 대통령도 개인적인 행위로 재판을 받아야 하는가? (클린턴 대통령 사례)

이 판례들은 단순한 법적 기록이 아닙니다. 권력이 선을 넘으려 할 때마다 "여기까지"라고 말하며 멈춰 세운 사법부의 용기이자, 그 판단에 승복하는 민주적 합의의 결과물입니다. 저자는 가장 약한 권력인 사법부가 어떻게 ‘판단의 힘’만으로 거대 행정권력을 견제해 왔는지를 정밀하게 추적합니다.

현대 사회로 올수록 행정권력은 비대해집니다. 대통령이 임명한 수많은 행정기관은 입법·사법·행정의 기능을 모두 수행하며 시민의 삶에 깊숙이 개입하죠. 책은 이 지점에서도 날카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법률이 모호하다면 그 최종 해석자는 누구인가? 의회인가, 행정기관인가, 아니면 법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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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대법원이 행정부의 해석 권한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판결을 내리고 있는 흐름을 짚어주며, 삼권분립의 경계선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다시 그어지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는 비즈니스 아키텍트이자 전략가로서 조직의 구조와 권한 설계를 고민하는 독자들에게도 매우 흥미로운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우리는 흔히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모든 에너지를 쏟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권력이 어디에서 멈추느냐"가 민주주의의 수준을 결정한다고 말합니다. 미국의 힘은 트럼프라는 인물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트럼프조차 함부로 바꿀 수 없는 견고한 시스템과 판례의 축적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인문학적 호기심으로 시작한 독서는 결국 우리 공동체의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시민적 성찰로 이어집니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례를 읽는 일은, 멀리 있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헌법의 가치를 다시 발견하는 여정이 됩니다.

뉴스에서 단편적으로 들리던 판결 소식들이 이 책을 통과하면 하나의 거대한 맥락으로 연결됩니다. 미국이 왜 혼란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는지, 왜 그들이 그토록 법치와 헌법 수호에 집착하는지를 이해하고 나면 미국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미국에 관심 있습니다》는 정치학자나 법조인만을 위한 책이 아닙니다. 민주주의라는 시스템이 어떻게 설계되었고, 그 설계도가 어떻게 낡지 않고 살아 움직이는지 궁금한 모든 시민을 위한 '교양의 정석'입니다. 미국이라는 거울을 통해 우리의 민주주의를 다시 세울 기준을 찾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누가 권력을 쥐느냐가 아니라, 그 권력이 어디에서 멈추는가에 있습니다. 미국을 이해하는 순간, 우리의 민주주의가 다시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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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도 씽씽, 우리 모두의 놀이터 한울림 장애공감 그림책
크리스티나 포겔 지음, 릴리 바론 그림 / 한울림스페셜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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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는 개인의 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든 세상의 '턱'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책."


아이들에게 놀이터는 단순한 놀이 공간 그 이상입니다. 처음으로 친구를 사귀고, 규칙을 배우며, '우리'라는 감각을 익히는 첫 번째 작은 사회죠. 하지만 누군가에게 이 사회는 시작부터 높은 문턱에 가로막혀 있을지도 모릅니다.

전설적인 사이클 선수에서 배리어프리 활동가로 변신한 저자 크리스티나 포겔은 자신의 경험을 밀라라는 작은 아이의 이야기에 투영했습니다. 이 책은 "장애가 있는 친구를 도와주자"라는 일방적인 배려를 가르치지 않습니다. 대신 "왜 밀라가 함께 놀 수 없을까?"라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아이들이 스스로 문제의 원인을 발견하고 해결해가는 '연대의 즐거움'을 보여줍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장애의 문제를 '개인의 능력'에서 '환경의 설계'로 옮겨놓았다는 점입니다. 휠체어를 탄 밀라는 키가 작아 선반 위 인형을 꺼내지 못하는 친구를 집게 팔로 도와주기도 하는 씩씩한 아이입니다. 그런 밀라를 멈춰 세우는 건 휠체어 자체가 아니라, 푹푹 빠지는 모래밭과 고장 난 엘리베이터 같은 무심한 환경들입니다.


특히 인상적인 대목은 놀이터의 바닥을 모래 대신 고무로 바꾼 뒤입니다. 바닥이 평평해지자 밀라는 친구들을 제치고 경주에서 우승합니다. 이 장면은 아이들에게 아주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조건만 갖춰진다면 누구나 앞서 나갈 수 있고,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죠. 이는 교육이 지향하는 '하이터치'의 정수와도 닮아 있습니다. 아이의 가능성을 가로막는 환경의 문턱을 치워주는 것, 그것이 교육이 해야 할 가장 본질적인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턱'에 무심합니다. 하지만 휠체어를 탄 이들에게 그 작은 턱은 거대한 벽과 같습니다. 제가 아는 청소년 팀 중에는 가게마다 경사로를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하는 일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그저 가게 입구의 작은 턱을 완만한 경사로로 바꾸는 것뿐입니다.


하지만 그 작은 행동 하나로 휠체어 사용자는 물론 유모차를 미는 보호자, 무거운 짐을 든 노인까지 그 공간에 발을 들일 수 있게 됩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작은 변화'가 어떻게 '모두의 행복'으로 이어지는지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보여줍니다. 옷걸이 아래를 비워두고, 의자 놀이를 서서 하는 놀이로 바꾸는 사소한 배려들이 모여 '우리 모두의 놀이터'를 완성하는 과정은 아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세상에 '차이'가 없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키가 큰 아이가 있고 작은 아이가 있듯, 장애가 있는 아이와 없는 아이가 있을 뿐입니다. 문제는 그 차이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있습니다. 차이를 '틀림'이나 '결함'으로 보는 순간 차별이 시작되지만, 차이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순간 창의적인 대안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이런 시선을 갖추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어릴 때 형성된 '배리어프리(Barrier-free)'에 대한 감각은 성인이 되어서도 세상을 더 따뜻하고 공정하게 바라보는 나침반이 되어줍니다. 말로 백 번 설명하는 것보다, 밀라와 친구들이 머리를 맞대고 저상버스를 타기로 결정하는 에피소드 한 조각이 아이의 마음속에 훨씬 더 큰 변화의 씨앗을 심어줄 것입니다.


배리어프리는 장애인만을 위한 특별한 혜택이 아닙니다. 엘리베이터가 생기면 무거운 짐을 든 사람도 편해지듯, 모두가 각자의 모습 그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보편적인 배려이자 약속입니다.


릴리 바론의 포근한 그림체와 크리스티나 포겔의 진솔한 목소리가 담긴 이 책은, 우리 아이들이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더 나은 세상을 고민하는 어른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이제 책장을 덮고 아이와 함께 동네 놀이터를 산책해 보세요. 그리고 물어봐 주세요. "우리가 여기서 더 신나게 놀기 위해 필요한 작은 경사로는 무엇일까?"라고 말이죠.


"차이로 인해 차별하지 않고, 차이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게 되면 우리는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이런 시선을 갖추는 건 매우 중요합니다."

💬 《휠체어도 씽씽, 우리 모두의 놀이터》 함께 나눌 질문 리스트

  • 우리 주변의 '턱' 찾아보기

    • 우리 동네 놀이터나 자주 가는 공원, 가게 입구에는 밀라와 같은 친구들을 가로막는 '턱'이나 '장벽'이 어디에 있을까요?

  • 놀이 방식 바꿔보기

    • 책 속 친구들은 '의자 놀이'를 '서서 하는 놀이'로 바꿨습니다. 우리가 평소 즐겨 하는 놀이 중, 모든 친구가 소외되지 않고 함께 즐기기 위해 규칙을 바꿀 수 있는 놀이는 무엇이 있을까요?

  • 환경과 능력의 관계

    • 놀이터 바닥을 모래에서 고무로 바꾼 것만으로도 밀라는 경주에서 우승할 수 있었습니다. '환경'이 바뀌었을 때 누군가의 '장애'가 어떻게 '능력'이나 '개성'으로 바뀔 수 있는지 이야기해 보세요.

  • 배리어프리의 주인공

    • 엘리베이터나 저상버스는 휠체어 이용자뿐만 아니라 유모차를 미는 부모님, 무거운 짐을 든 어른들에게도 편리합니다. 우리 주변에서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배리어프리의 사례를 더 찾아볼까요?

  • 저자의 메시지 읽기

    • 저자 크리스티나 포겔은 "장애는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환경의 문제"라고 말합니다. 이 문장을 읽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 우리가 낮출 수 있는 문턱

    • 물리적인 경사로를 만드는 것 외에, 우리가 일상에서 친구를 대할 때 낮출 수 있는 '마음의 문턱'은 무엇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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