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된 정의 - 백수 기자와 파산 변호사의 재심 프로젝트 셜록 1
박상규.박준영 지음 / 후마니타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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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얼마전 회사에서 연수를 받는데 강사로 초대된 박준영 변호사를 처음 보았다. 익숙한 사투리, 진지한 말투, 겸손한 태도, 잘 준비된 내용이었다. 4일 동안 진행된 다른 강의에 비해 조금도 한 눈을 팔 수가 없었다. 박변호사는 TV에도 많이 출연해서 자신이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졌다고 이야기를 시작했으나 연수에 참여한 사람들 대부분 알지 못한 듯했다. 


박변호사는 강의시간 내내 자신이 걸어온 길이 적극적 선택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책에서도 자신이 어쩌다보니 이런 일을 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재심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정의를 위해 불편함을 무릅쓰고 증언대에 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들려주었다. 정의를 위해 펀딩에 적극적으로 나선 사람도 많아 재판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나를 포함해서 내 주변 사람 가운데 증언대에 서거나 펀딩에 참여한 사람은 없었다. 나의 관심이 얼마나 좁은지 깨달을 수 있었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만을 만나며 세상이 큰 문제가 없는 양 살아가고 있는게 아닌지 돌아보게 하였다. 기득권에 포함되어 살며 소외된 사람들을 외면하며 살고 있는 것이 부끄러웠다.     


책을 읽으며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정의를 위해 노력하는 많은 사람들이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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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들의 전쟁법 - 이기는 약자들은 어떻게 싸우는가
박정훈 지음 / 어크로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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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은 단순하다. 약자들은 강자와 같은 게임의 룰에 따르지 않고 게릴라 전법을 사용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신문기사처럼 쉽고 단순하며 그리고 피상적이다. 어디선가 들어본 이야기로 300여 페이지를 메우고 있다는 점에서 저자의 집요함이 돋보인다. 저자가 들고 있는 약자는 파나소닉의 마쓰시다, 애플의 잡스, 버진 엔터프라이즈의 브랜슨, 카카오의 김범수 등이다. 모두 어려움을 이기고  남다른 열정과 재능으로 새로운 성공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성공한 기업인이다. 


책에 소개되고 있는 성공사례와 경영전략은 다른 책에서도 흔히 언급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예를 들어 TED를 보면 이런 내용을 소개하는 비디오 클립은 수백개도 넘는다. 저자의 독창성은 성공기업의 사례가 돈도 빽도 없는 한국사회의 젊은이들이 배워야 할 점이라고 강조하고 제시하는 용기이다. 저자는 성공한 기업가처럼 "스마트하게 노오력"한다면 한국의 젊은이들이 성공할 수 있다고 들려준다. "무조건 노오력"하는 시대는 지났다. 한국사회에서 "무조건 노오력"해 보았자 밥벌이도 힘들다는 것을 발견한 저자가 들려주는 복음이다. 

젊은이들이 우리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맡고 열심히 일하고 사회에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다. 모두가 스마트할 수는 없고 그리고 모두가 성공할 수는 없다는 인식이 저자에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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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신자유주의 실험
이준구 지음 / 문우사(도서출판)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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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미시경제학을 가르치시며 경제논리를 정확하게 배우고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었다우리에게는 어느 선생님보다학과의 좌우명이었던 “ 머리 더운 가슴 표상이었다아직도 웹페이지에 근황을 올리시며 제자들에게 사랑의 충고도 아끼지 않으신다


책은 선생님께서 우리 사회에서 신자유주의 사조가 확산되어 공고해지고 있는 현상을 우려한 결과물이다금융위기 이후 신자유주의에대한 광범위한 비판과 반성이 나타났지만 여전히 한국사회는 두번의 보수정권 집권에서 보이듯이 신자유주의가 강화되었기 때문이다금융위기를 수습하는 시기에 태어난 박근혜 정부의 공약은 황당하게도 “줄푸세였다돌이켜 보면 세월의 흐름을 거부하는 그녀의 보톡스와 같은 구호였다

선생님은 책에서 신자유주의를 경제학 관점에서 비판함과 아울러 정치적 배경까지 상세히 논하고 있다선생님은 경제학의 논리로 신자유주의를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신다왜냐하면 신자유주의는 학계와 지성계가 논의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도달한 결론이 아니라미국의 현실 사회를 반영한 것이기 때문이다미국의 1970년대는 혼돈과 좌절의 시기였다베트남 전쟁에서 패배하고글로벌 경제의주도권을 잃고인권운동 등의 영향으로 전통적 가치관이 흔들리던 시기였다이러한 시대를 배경으로 신자유주의는 당시의 주류 이데올로기였던 뉴딜주의에 대한 대척점에 서서 백인 남성을 중심으로 성립하였다.

선생님은 경제학 측면에서 살펴볼  신자유주의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단언하신다신자유주의는 감세 규제완화 복지지출 축소를 통해 저축과 투자를 증대시켜 성장을 높인다는 주장이었지만 실증분석 결과에 의해 하나하나 타당성을 상실하였다대신 신자유주의는 빈부격차를 확대하고 빈곤층을 양산하는 결과만을 초래했다신자유주의 이후 미국은 다른 선진경제에 비해 비교적 선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하지만 미국경제를 이끄는 IT 정보산업의 폭발적 성장은 신자유주의의 정책과 관계가 없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도 신자유주의 주장은 거의 모든 한국 신문의 사설과 컬럼에서 상식처럼 인용되고 주장되고 있다소득주도성장 논의에서 나타나듯이 주류 언론은 주장들을 “정치논리 “경제논리 나눈다여기서 “경제논리 신자유주의 논리와 다르지않다유감스럽게도 선생님께서 지적하듯이 언론에서 언급하는 “경제논리에는 경제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 머리를 강조하는 컬럼작가들의 가슴은 차갑고 머리는 여전히 이데올로기로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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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기사단장 죽이기 - 전2권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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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두 권을 읽고 나서 무엇을 읽었는지 그리고 하루키는 과연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에 대해 한참이나 생각해야 했다. 재미있게 페이지를 넘겼으나 막상 책을 덮고 나서 '이게 뭐였지?'라고 묻게 된다. 혹시나 해서 남들이 뭐라 썼는지 몇개를 찾아보았으나 별로이다. 문체가 어쩌고 하며 잘난 체를 하거나, 줄거리를 하릴없이 요약하거나, 난징학살이 어쩌고 하는 일본에서의 가십을 옮겨 적은 것 뿐이다.

하루키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문득 자신의 인생을 돌이켜보며 왜 이렇게 전개되었는지 생각해 보며 스스로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다. 인생을 돌이켜 보면 단조롭고 필연적 원리에 따르는 일상이 설명이 어려운 우연과 비합리를 만나서 방향을 어지럽게 틀어대며 진행되었음을 깨닫는다. 매일매일 똑같이 정해진 삶을 살아가던 주인공은 갑자기 이유도 없이 이혼을 통보받고, 친구 도움으로 별장에 들어살고, 어쭙잖은 재능에 힘입어 입에 풀칠을 하며, 그리고 하찮은 이유로 모험을 한다.

기사단장은 우리 인생에서 만나는 우연 또는 비합리이다. 개별 사물과 분리되어 반대편에 존재하는 이데아처럼 우리의 인생에서 우연과 비합리가 우리의 삶을 구성하지 않는다. 우리의 삶은 우연과 비합리가 비추어 놓은 평범하고 단조로운 일상이다. 하지만 개별 사물을 구별짓고 존재하게 하는 것이 이데아인 것처럼 우연과 비합리가 없으면 우리의 삶은 개별성과 가치를 잃는다. 하지만 우리 인생에서 기사단장은 죽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혼란에서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인생은 기사단장을 만나고 또 죽이는 과정이다. 기사단장은 추억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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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와 투자의 미래 - 경제 위기론에 흔들리지 않는 명쾌한 투자 강의
홍춘욱 지음 / 에프엔미디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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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구추이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그리고 많은 논의가 일본의 경험을 자주 언급하고 있다일본과 우리는 문화산업구조에서 차이가 크지 않고 상대적으로 정보가 많기 때문인 듯하다금융연구원과 증권사에서 분석업무를 담당한 저자는 이러한 세간의 '상식' 의문을 제기한다그리고  나아가 어떤  요인으로 경제 전망을 치환하는 단순한 환원주의적 접근법을 경계한다


저자의 장점은 통계에 기초하여 다양한 국가의 사례를 살펴보고 우리에게 적용할 이론을 모색한다는 점이다. 특히 대부분의 연구에서는 결핍되어 있는 '성장이론'에 근거하여 우리 경제 분석하고 전망하려 한다는 점이 장점이다. Solow와 Romer 성장의 근본 요인이 total factor productivity 나타나는 기술혁신이라고 말한다 미래 전망하는 것은 국민 경제의 기술혁신 능력을 전망하는 것과 동일하다


저자는 우리의 미래에 관해 매우 낙관적이다저자는 우리의 교육과 기업의 R&D 투자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하지만 불확실하기 마련인 장래 나타날 기술혁신을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것은 비관적인 전망만큼이나 불안하다. 저자가 비관적인 전망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기 위해 일부러 낙관론을 채택했는지도 모르겠으나 불확실성을 지적하는 것으로도 충분해 보인다


특히 저자의 부동산 전망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듯하다저자는 버블이 없다고 주장하는 근거로 price to income ratio (PIR)을 제시하고 있다. 1995-14 기간중 가계의 명목소득증가율에 비해 주택가격은 80% 상승에 불과해 주택가격에 버블이 있다고 주장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그러나 명목소득증가율과 주택가격상승률이 cointegrate 되어 있어야 할 이론적 근거는 없다. PIR 비교시 기준년도와 대상 지역과 주택 종류에 따라 지표는 크게 달라진다. 예를 들어 서울지역의 경우 PIR은 13 넘어서고 있다. 이는 부대비용을 제외한 임대료수익율이 4%일 때 세입자는 가처분소득의 절반을 임대료로 지급해야 하는 수준이다. 강남지역의 최근 임대수익률 2% 초반은 낮은 이자율이 지속될 경우에만 성립 가능하다. 


저자의 분석은 우리의 인구추이를 일본의 사례에 대입하여 별다른 고민없이 결론을 추론하는 대부분의 분석보다는 물론 낫다. 하지만 저자 비판하고 있는 진실을 밝히려는 의도 보다는 주장에 사실을 꿰어 맞추려는 환원주의적 편향이 저자에게서 엿보이는 점은 크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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