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hinking the Economics of Land and Housing (Hardcover)
Josh Ryan-Collins / Zed Books Ltd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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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모두 주택시장 전문가가 되었고 신문에는 아파트 분양광고가 가장  면을 차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작 토지와 주택에 관한 우리의 이해는 천박하다돌이켜 보면 경제원론에서 토지는 노동과 자본과 함께 투입요소라는 소개와 rent 발생 메커니즘 관련한 Richardo 멋진 이론이 우리가 토지와 주택에 관해 배운 전부이다토지와 주택과 관련하여 공급과다 여부가계부채 누증관련 세제 등을 분석하는 자료가 많지만 이론에 근거한 체계적인 논의는 흔하지 않다


책은 Financial Times의 Martine Wolf가 추천한 여름에 읽을 경제 관련 도서 10권 가운데 하나이다. 토지와 주택과 관련하여 주류 경제학계가 제시하는 이론의 한계를 지적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최근의 다양한 연구결과를 소개하고 있다아울러 영국의 주택시장을 역사적 정치적 맥락에서 분석함으로써 주택문제 대안을 제시한다.


  1. 주류 경제학에서 토지는 투입요소의 하나로서 노동원료와 하등 다를 바가 없다투입규모는 한계생산기여와 비용이 일치하는 수준에서 결정되며 시장가격은 한계생산기여와 동일하다는 의미에서 정당하다하지만 토지는 생산되지 않고 양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여타 투입요소와 근본적으로 특성이 다르다토지의 가치는 생산과정에 투입되는 양에 의해서가 아니라 독점을 본질로 하는 location 의해 결정된다 시장에서 결정되는 토지의 가격은 독점에 따른 rent이며 근원적으로 정당하지 못하다.
  2. 토지는 농경사회에서 생산력의 토대였으나 자본주의의 발전과 더불어 경제적 중요성이 축소되었다오늘날 토지의 중요성은  공장부지로서 가치보다는 주택의 일부로서 파생된다. 1980년대 이후 금융자유화는 토지와 주택의 financialization 초래하였다.
  3. 주택의 financialization 주택가격 상승과 빈부격차의 원천으로 작용하고 있다신자유주의 정권의 자가소유 확대정책과 금융자유화는 주택수요를 늘렸고 주택가격은 소득에 비해 지속적으로 상승하였다주택가격 상승과 financialization 가계부채를 급속히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경제는 충격에 취약해졌다.
  4. 자가소유의 확대는 정치적 지형을 바꾸었다생산수단 소유자와 비소유자를 나누었던 고전적 계급 대신에 현대 사회는 주택소유자와 비소유자로 경계가 나누어지고 있다주택가격 변동은 주택소유자 재산금융시스템 안정소비지출 변동을 초래함으로써 경기변동의 주요 요인이 되었다주택가격 하락은 정치적으로 허용할  없는 이슈가 되어 주택가격이 일방적으로 상승하는 구조  주택소유자에게 유리한 정치지형이 창출되었다.
  5. 주택의 financialization으로 주택은 가족이 거처하며 휴식을 취하는 장소가 아니라 투자의 대상으로 바뀌었다주택투자는 근원 수요라   있는 `거처에 대한 수요' 아니라 animal spirit 지배하는 기대수익률에 의존하게 되었다주택가격 추이는 주택시장 관련 제도에 크게 의존하지만 대부분 주택시장은 주택가격의 등락과  공급시차 때문에 boom and bust 반복되고 있다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소득이 증가하는 경우 주택 과잉공급은 시간 흐름에 따라 저절로 해소되지만 인구가 정체 또는 감소하는 경우 주택과잉공급은 장기불황을 초래한다일본은 전형적인 예이다.
  6. 주택시장이 경제의 boom and bust 원천인 투자자산으로 기능하는 대신 `거처'로서 기능을 하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제도정비는 공급정책조세제도 뿐만 아니라 금융시스템 개혁까지를 포함해야 한다.  

저자들은 토지와 주택 관련 이슈를 검토하고 진보적인 다양한 제안으로 마무리하면서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당부를 전한다. 당부는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이다.

If history teaches us anything it is that landed property is a social institution whose nature and economic functions are never fixed, but are constantly changing in response to political pressure and economic for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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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끝났다 -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곳, 다시 집을 생각한다
김수현 지음 / 오월의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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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2011년 7월에 출간되었으니 6년이 넘은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부동산 시장의 현황과 정책에 관한 그 어떤 책보다 낫다. 폭넓은 연구, 사회적 약자에 대한 따뜻한 배려, 정책결정 담당자로의 고뇌 등을 통해 정제된 견해가 담겨있다. 저자가 사회수석으로 일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현재의 부동산 문제를 잘 해결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주택정책에 좋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저자는 먼저 주택시장 통계와 국제비교를 통해 우리의 상황을 보여준다. 그리고 조세제도을 포함한 주택 관련 정책이 오늘날과 같은 모습을 갖춘 과정을 보여준다. 주택시장과 정책은 path dependent하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역사를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과거 주택정책을 평가하며 저자는 상대적으로 후한 점수를 부여한다. 노태우 정권 이후 진보와 보수 모두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꾸준히 공급과 수요를 관리해온 점을 평가하고 있다. 특히 저자에 당연하게 예상되지만 노무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은 글로벌 추이와 국내 경제상황 변화를 고려할 때 결코 실패한 정책이 아니었다고 강변한다. 솔직히 부동산 관련 통계를 살펴보면 저자의 평가에 동의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사후적으로 볼 때 좀 더 과감한 정책이 바람직했다는 아쉬움은 있는게 사실이다.


저자는 영국, 독일, 일본, 싱가포르, 미국, 북유럽 등 여러 선진국의 현황을 소개하면서 "자가소유 - 공공임대 - 민간임대"의 주택구조와 정부정책이 다양함을 보여준다. 그리고 "남의 떡"을 부러워하기 보다는 우리에 맞는 시장을 차분히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선진국 혹은 복지국가들의 주택정책에서 배울 것은 있되, 어느 하나의 모델을 최선이라고 고집해서는 안된다. 보유세 금융규제 분양가 공공임대주택 세입자 보호 그 어느 하나가 '종결자'가 될 수는 없다. 진보적 주택정책에 '한방'은 없는 것이다. 이 점을 인정한다면 좀 더 겸손하게 좀 더 조심스럽게 한국의 진보 주택정책을 함께 만들 일이다. 환상 없는 우리의 목표를 정하고 그에 이르는 단계적이며 패키지화된 로드맵이 필요하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서 우리나라 주택정책의 방향을 제시한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근간으로 보인다.


  1. 무엇보다 부동산 분야를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으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2. 근대적인 주택시장 제도를 정챡시키자. 특히 임대등록, 투명한 조세 등이 필요하다.
  3. 저출산 고령화에 대응하여 임대사업자제도, 주택연금 활성화, 도시형생활주택 등을 정비해야 한다. 
  4. 기존 시가지 환경개선에 공공지원을 늘려 서민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5. 부동산 정책이 세제, 공급정책, 금융정책이 일부 세력에 경도되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야 한다.


우리 집 창밖 너머에는 내부순환도로 주변을 중심으로 오래된 주택단지가 보인다. 주변의 아파트 숲에 둘러싸인 연립주택과 허름한 1층 단독주택들이다. 2년전 처음 이사와서 창밖을 내려다보며 작은 아이의 우울하다는 말에 우리보다 부자인 사람도 많고 부동산 대박의 꿈을 꾸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라 대답했었다. 책을 읽고 나니 내가 거기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도시의 주택이 제공해야 하는 기능에 대해서 전혀 이해하지 못했음을 알겠다. 


도시는 사람들에게 소득수준이 높든 낮든 거기에 맞는 거처를 제공해야 한다. 질 높은 주택을 많이 공급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질 높은 주택에 살아갈 능력이 되지 않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정부가 해야할 일은 그들을 몰아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그들도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국민이기 때문이다.


최근 대선 이후 강남 재개발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언론은 '언제나와 같은' 무책임으로 정부정책을 평가하며 부동산 띄우기에 골몰하고 있다. 하지만 강남 부동산은 대부분의 사람들의 생활과 별로 관계가 없다. 대부분 거기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지도 않고 거기에 거주할 계획도 전혀 없다. 그 지역이 오르든 떨어지든 아무 상관이 없는게 보통사람들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든 말든, 김환기의 그림이 오르든 말든 그리 중요하지 않다. 언론의 소란스러움은 그들 자신의 경제적 이익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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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주택정책을 찾아서 - 글로벌 주택시장 트렌드와 한국의 미래
진미윤.김수현 지음 / 오월의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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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공공임대와 관련된 자료를 찾아보다가 사회수석으로 일하시는 김수현씨가 쓴 독일 주택시장에 관한 논문을 읽었다. 통상적인 경제학 논문처럼 모형을 설정하거나 추정을 통해서 주장을 하는 대신에 사례를 꼼꼼히 정리하고 시사점을 찾는 진지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들은 "선진 --국의 주택시장은 ---하므로 우리도 ---해야한다"라는 부분적인 지식에 근거한 그러나 용감한 정책제안을 접하곤 한다. 책은 이러한 사이비 지식사회에 대한 대답이다. 저자들은 영국, 미국, 스웨덴, 네덜란드, 독일의 주택정책의 역사를 살펴봄으로써 정말로 선진국들은 주택문제가 없는지 그리고 오늘날 바람직한 모습을 성취하고 있다면 무엇에 비롯하는지를 분석한다. 오랫동안 꾸준히 읽고 정리해야만 나올 수 있는 결과이다.


저자들은 쉽게 찾을 수 있고 우리가 모방할만한 "꿈의 주택정책"은 없다고 말한다. 주요 선진국의 주택정책은 역사적 경험에 의존하며 정치, 인구, 경제 상황의 변화에 대응하여 끊임없이 발전해온 path dependent한 정책일 뿐이다. 그들도 오늘날 국민 모두가 만족하는 주택시장을 가지고 있지 않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국민의 욕구와 주택상황이라는 도전에 대응하여 정책을 개발하고 실행하고 있을 뿐이다. 선진국이라고 해서 어떤 마법의 무엇이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불만을 파악하고 미래의 상황을 예측하며 최적의 정책을 모색하는 과정이 있을 뿐이다.


저자들은 우리의 주택시장에 관한 견해도 제시한다. 그들의 견해는 우리 주택시장이 2010년 즈음에 구조적인 변화가 있었다는 가정에 근거한다. 즉 우리 주택시장은 동 시점을 기준으로 특히 수도권의 "초과수요"가 기본적으로 해소되었다는 인식이다. 증거로는 1. 서울시 뉴타운 사업들이 사업성 하락으로 중단되고 2. 2011년 주택가격 반등기에도 수도권은 하우스푸어가 문제될 정도로 하락세를 지속하였으며 3. 2015년 이후 상승기에도 변동폭이 2000년대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는 점이다. 2010년 기준 인구 1,000명당 주택수는 전국이 363.8, 서울이 347.1으로 선진국에 비해서 낮지만 소득차나 생활양식을 감안할 때 크게 낮지는 않다는 점도 제시된다. 


정부의 주택시장 상황에 대한 인식도 저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고 최근 6.19대책 등의 배경이었다. 근본적인 수급이 문제가 없기 때문에 투기적 수요만 낮추면 주택시장이 안정될 것이며 정부는 주택시장을 사회통합적 관점에서 보완하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즉 정부 역할을 청년, 저소득층의 주택문제 해결에 한정하고 있다. 


하지만 정말로 수급에 문제가 없는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주택수가 충분하다고 하지만 주택의 질을 감안할 때에도 그러한지 누구도 자신있게 주장할 수 없다. 2011년 주택시장 안정은 2006년 즈음의 공급증가에 힘입었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까지의 주택시장 상대적 안정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 경기부진에 따른 수요침체 탓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경기개선이 지속될 경우 주택시장의 수급은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 선진국의 경우에도 주택시장 수급은 빠르게 바뀌었다. 한때의 초과공급이 주택공급을 줄이고 얼마 있지 않아서 공급부족으로 주택가격이 상승하기도 했다. 주택 수급에 관한 우리의 견해가 틀릴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겸손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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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하트 - 제18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정아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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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소시민은 욕망한다. 위계라는 사다리를 한칸이라도 오르기 위해 부난히 노력한다. 노력은 눈물겹게 진지하다. 위계는 학벌, 지위, 부동산, 미 등 욕망에 그물망처럼 그려져있다. 아래를 경멸하며 위를 부러워한다. 

한 때 우리에게도 “좋은”이라는 형용사가 있었다. 좋은 선생님이 있었고 나쁜 선생님이 있었다. 좋은 상사가 있었고 나쁜 상사도 있었다. 좋은 부자도 있었고 착한 여자도 있었고 나쁜 부자와 심술궂은 여자도 있었다. 

이제는 서울대 출신 선생님과 지방대 출신 선생님이 있을 뿐이다. 돈 많이 버는 남자와 무능한 남자가 있을 뿐이다. 예쁘니 모든 것이 용서되고 못생겼으니 구제할 길이 없다. 그래서 모두 의사가 되려하고 의사 사위를 보려 하지만 정작 그가 좋은 의사인지에는 관심이 없다.

그래도 우리는 이번에 ‘좋은’ 대통령을 뽑았다. 그리고 그의 좋은 정책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좋은’ 일이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바꿀 수 있으면 좋으련만. 우리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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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부동산의 미래
김장섭 지음 / 트러스트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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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커튼을 젖치면 아파트 건너편 오밀조밀한 다세대 주택들이 보인다. 얼마전 주택재개발지구 지정이 해제되었다며 축하 플랭카드를 걸어둔 것이 생각난다. 집 모양은 그저그래도 비싼 자동차도 자주 눈에 띄는 등 알부자도 꽤 있어 보이는 지역이다. 토요일 오후 책을 고르다 사람들이 과연 어떤 생각을 하며 부동산 투자(투기)를 하는지 알아보는 것도 좋을 듯해 집어들었다. 


저자는 세계경제에 대한 음모론부터 중앙은행의 지준율까지 다양한 그러나 엉뚱한 이야기를 끼워 넣으며 자신의 경제에 관한 식견을 드러낸다. 그리고 쉬운 방법은 없다고 충고하면서도 부동산 투자의 흐름을 파악하여 투자할 방법이 있다고 끊임없이 속삭인다. 그리고 숫자를 제시하는 전문가는 과거를 바라볼 뿐이라고 비난하는 것도 빠뜨리지 않는다.

저자가 제시하는 현재의 부동산 투자전략을 요약하자면 서울시 또는 가까운 곳의 역세권에 작은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사라는 것이다. 일본에서와 같은 share house 개발도 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소득이 낮은 청년들의 주거수요는 바로 이런 곳에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현재의 주요 주거지는 인구요인을 감안할 때 수요가 감소하는 지역이므로 향후 주택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흥미롭게도 저자는 부동산 말고도 기발한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예를 들어 독일의 사례를 언급하며 통일이 되면 북한 돈을 많이 채집하여 화폐교환시 이득을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정부의 주택연금과 농지연금을 활용하면 노년의 빈곤을 예방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도 제시한다.


아마도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큰 소재는 인구문제인 듯하다. 특히 일본의 사례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 어쨌거나 시장심리를 볼 때 주택가격이 크게 오를 가능성은 없는 듯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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