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공일수 뽕빨물이라고 표지에서부터 줄거리소개까지 열심히 외치는지라 스토리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딱 생각했던 대로였다. 이생물을 끌어들이는 체질을 할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수는 정말 끊임없이 유혹당하고 현혹되고 잡아먹힌다. 애가 심하게 아방방하고 대책없이 긍정적이라 뭔짓을 당해도 타격이 없다. 어찌보면 대단한 강철멘탈. 촉수식물, 인어, 천사, 몽마 등등 등장하는 거의 모든 이종족에게 희롱당하고 할짓 못할짓 다 당하는데 희한하게 피폐하지 않고 깨발랄하다. 다공일수지만 감정적인 진전은 메인공하고만 있어서, 이외의 장면은 다 서비스씬에 불과하달까 꽤나 힘을 준것치고는 별거없는 해프닝으로 넘어간다. 갠적으로 하렘물 별로고 다공일수라도 메인공이 확실한 편을 선호하기때문에 수가 온갖 생물들과 할짓 못할짓 다해도 마음은 메인공 한명에게만 주는게 좋았다. 츤데레인 공이 수 구박하면서 뒤로는 세심하게 챙겨주는것도 좋았고 좀 억지스럽긴 했지만 상호구원서사인 것도 좋았음. 작화 예쁘고 캐릭터들 개성있고 씬도 야한 편이라 스토리가 다소 허술해도 머리비우고 보기 좋았다.그나저나 수 할아버지는 대체 얼마나 마성이길래 만난 모든 생물들이 정신을 못차리냐... 수 할아버지 이야기로 프리퀄 보고싶다.
이 작가 작품답게 산만하고 정신없고 엉뚱하고 야하다. 완벽한 남자처럼 보이지만 속알맹이는 어리광쟁이에 바람둥이 수가 후배이자 비서인 순정계략공에게 홀랑 잡아먹히는 이야기다. 8년동안 짝사랑하며 존버한 공의 순정이 대단하다. 수가 밤마다 여자 끌여들이고 섹파를 몇명씩 두는데도 묵묵히 곁에서 보좌하다니. 아무리 계획적이었다 해도 그렇게 오랫동안 티도 안내고 그 환장할 연애편력을 참아넘기다니, 끈기와 인내심이 신급인듯. 뭐 그 인내도 결국 수의 무자각 도발에 무너지고 말지만.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해 애정결핍에 허덕이는 수를 가족보다 지극정성으로 돌보며 전적으로 의존하게 만든 공의 계략적인 면이 꽤 음습하긴 한데... 수가 달라붙기만 해도 빨개져서 어쩔줄모르는 얼굴을 보면 애가 모태솔로답게 순진해봬서 걍 귀엽게노는구나 싶어진다. 시도때도없이 아무데나 흘리고다니는 바람둥이 수도 워낙 천진난만해서 미워할수가 없고. 자각 못했을 뿐 알고보면 쌍방이었다는 반전도 클리셰지만 좋았음. 수 부모가 좀 이해가 안가지만.. 가족문제는 워낙 가볍게 지나가서 흐린눈하게 됨. 화이트칠이 환상적으로 잘된 씬도 만족스럽고(윤곽이 대단해..) 개그도 어이없게 웃겨서 취향이었고 여러모로 즐겁게 본 작품이었다.
마지막 보너스페이지 말고는 꾸금이랄만한 장면이 없고 오히려 청게보다 더 풋풋한 썸을 타서 전체관람가 붙여도 될 것 같다. 발정기 얼른 오라고 기대만땅이었던게 무색하네.그래도 감정적으론 큰 진전을 보인 편. 공이 수를 점점 더 의식하고 살짝 질투도 하고 저도 모르게 챙겨주고 보호본능과 소유욕을 느끼기 시작했다. 수가 너무 들이대면 여전히 질색하긴하지만. 아무래도 수는 공을 이런쪽으로 공략해야할것같은데... 애가 조금 건드리면 파르르하는게 놀리는 재미가 있긴 하지만(..) 이성적으로 어필하려면 좀더 보호본능을 자극하는게 좋을것같아. (의도한바는 아니지만) 마지막엔 그래서 공이 쫓아오게 된 거고. 수가 능청맞아서 그렇지 알고보면 안쓰러운게 많은데 공이 그걸 슬슬 눈치채고 측은지심인지 연정인지에 점점 빠져들어서 좋다. 공이 여태 해온 걸 보면 수의 무른 속을 알아채고 착취하며 이용하는게 아니라 보듬어주고 보호해줄 것 같아. 그것도 알파의 본능인가?결정적인 부분에서 끝나서 다음권이 기대되네. 부디 담번엔 기대를 저버리지 말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