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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태양
마윤제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6월
평점 :
"8월의 태양"
"저 개미들의 활동 영역은 2~3킬로미터다.저기서 태어난 개미들은 평생 먹이를 구하고 집을 짓고 새끼를 낳고 돌보다 죽어간다.저 개미들이 보는 세상의 크기는 얼마나 될까.아마도 이 강이 전부일거다.개미의 눈에 비친 강은 거대한 세계이며 동시에 우주인 셈이지.그런데 이 강이 세상 전부일까.우리가 알듯이 이 강은 세상의 극히 작은 일부다.지금 너희들 눈에 비친 세상도 개미의 그것과 똑같다.그렇다면 강의 길이와 넓이를 온전하게 알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이 제방으로 올라가야 한다.어쩌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강의 시작과 끝을 확인할 수 있을 거다"
P.271
한없이 두렵고 불안이 안습하며 작은 모든 일들이 좌절로 다가오고 어딘가에 정착하지 못한 채 불안한 마음은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이 모든것은 청춘이라는 글자속에 담겨진 광범위한...아니 일부의 마음일지 모른다.하지만 청춘이라 누릴 수 있는 그 시절 그 순간들의 것들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하지만 그들에게 너희들은 지금 청춘이기에 가능한 이 모든것들을 누려야한다고 말한다면 그들에게 어떤식으로든 반발의 무언가를 당하게 될지도 모른다.그것은 지금 자신들에게는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들이기에 아무런 위로도 마음도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이리라.이 소설은 마치 한편의 청춘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만큼 뜨거운 8월의 태양 아래 뜨겁게 타오르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지나고보면 정말 별거 아닌 상황들이 그 시절에는 왜 그리도 어렵고 힘들게만 느껴졌는지..당해본 사람은 다 안다는 그때그시절 그들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동해의 항구도시 그곳으로 한남자가 등장하는 모습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예로부터 그곳은 고래잡이로 유명한 곳이었다.하지만 금지되어버린 고래잡이로 인해 항구는 활기를 잃은지 오랜전일이었고.활기 잃은 그곳은 사람들 또한 모두 기운이 없는 죽은 도시나 다름이 없었다.소설속에는 동찬,윤주,상윤,태석.호가 이야기를 이끌어간다.동찬은 어린시절 고래잡이가 성업하던 시절 외조부는 부유한층으로 남부러울꺼 없이 누리면서 살아가던 아이였다.하지만 고래잡이가 더이상 본업이 되지 못했던 그시절 외조부는 건설사업에 있는 재산을 다 투자했고 평생 어부로 살아오던 그는 믿던 친구에게 모든것을 맡겼지만 돌아온것은 부도였다.모든것을 들고 부도만 남겨둔 채 떠나버린 친구로 인해 동찬의 어린시절은 양지에서 음지로 변해버렸다.마을이 내려다 보이던 언덕위 저택에서 살던 동찬은 더이상 그곳에 주인이 아니었으며 남의 것이나 다름없었던 배 한척만이 남게 된 상황에 동찬의 아버지는 어부로서의 삶을 이어갔지만 그는 바다에서 목숨을 잃고 말았다.함께 승선했던 10여명의 어부들의 보상문제마저 겹치면서 마을에서 동찬과 어머니는 원망의 대상이 되어버렸다.커가면서 동찬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으로 견딜수 없는 시간들을 살아가는데..어린아이에게는 너무도 가혹한 현실이었다.그런 마음에 찾아온 한 남자.강태호.살인죄로 교도소에서 복역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마을을 장악해가기 시작한다.활기가 없던 마을에 축제를 만들어 다시 활기를 되찾는가 싶더니 자신의 어머니와 재혼까지 하며 동찬에게서 엄마까지 배앗아가기에 이르러는데...방황하던 동찬은 바닷가 그곳에서 윤주를 만나게 된다.동화작가를 꿈꾸며 살아가는 윤주는 동화속 배경이 될만한 이 장소를 찾아온것.그 뒤 동찬은 윤주에게 의지한 채 마음을 나누는 사이가 되지만 어느 순간 윤주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그리고 동찬을 도와 윤주를 수소문하기 시작하는 친구들.오로지 서울의 일류대학을 꿈꾸며 공부에 매진하는 오상윤,어린시절부터 싸움만이 전부였던 하지만 다시 새로운 무언가를 위해 꿈을 꾸기 시작하는 태석,가슴아픈 인연을 오로지 가슴에 간직한채 살아가는 최호..이들은 동찬과 함께 윤주의 흔적을 찾아가는데....
이야기는 강태호를 둘러싼 이야기와 동찬의 이야기로 소설을 채워나간다.그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한낱 소설속 이야기라고 하지만 사실은 그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우리네들이 살아가는 지금 현실의 이야기들이 소설속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뜨거운 8월의 태양만큼이나 빛나고 있지만 자신의 존재를 모른채 살아가는 청춘들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줌으로써 어쩌면 모든것들이 뜨겁게 빛나는 순간들을 지나고 나면 어느순간 서늘해지는 가을의 햇살처럼... 식지 않고 타오르는 그 어느 순간에도 청춘이기에 힘든 순간이 있음을 아픔이 있음을 이야기하고 싶었는지도 모를것이란 생각이 들었다.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게 될 난바다 그 어느 지점에서 그것을 헤치고 나갈 수없이 많은 시간들을 나타내는 청춘이란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소설이었다.당신에게도 청춘이 존재했는가.그 시절 몰랐던 그 순간의 기억들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