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해변에서 불꽃놀이를 보는 것이 좋았다.  

저녁 8시에 불꽃이 어두운 하늘에 형형색색의 꽃을 피웠다.  

애끓는 소리와 함께 가느다란 줄기를 타고 검은 하늘의 한 지점에 닿아 만개했다.  

파파 파팡 하는 소리가 마치 경쾌한 행진곡 같았다.  

만개와 동시에 소멸하는 불꽃은 곧 죽음이었다.  

불꽃놀이가 할 때면 파도소리도 잠잠해서 바다도 하늘을 올려다보며 숨을 죽였다.  

우리는 해변에 앉아 흑맥주를 마시면서 고개를 들어 하늘로 끓어올라 절정에 이르렀을 때 사멸하는 불꽃을 바라보았다.  

그 시간만큼은 흑맥주를 마시며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다.  

불꽃은 너무나 빠르게 시간을 달리는데 우리는 꼭 시간의 사해를 보는 것 같았다.  

시간은 양가적이다.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한 번 보고는 흑맥주를 다 마셨다.  

그리고 제임슨을 땄다.  

더 이상 불꽃이 하늘로 오르지 않자 나는 슬라이 앤드 패밀리 스톤을 틀었다.  

도어즈를 듣고, 핑크 플로이드의 타임도 들었다.  

60년 대적인 밤이었다.  

지미 핸드릭스를 듣고, 제니스 조플린도 들었다.  

데이빗 보위가 마침 지구 저편에서 지나가다가 우리를 보면 내려와서 시간의 왜곡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갔을 것이다.  

데이빗 보위는 내려오지 않았지만 60년대 밤은 깊어만 갔다.  

발가락 사이로 모래 알갱이들이 부끄럽다며 발바닥을 간질였다.  

조용하고 부드러운 해변의 밤이었다.  

아주 미미하게 부는 바람에 의해 그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얼쓰 윈드 앤 파이어를 들었다.  

60년대의 밤은 그렇게 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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