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착순 채용으로 세계 최고 기업을 만들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선착순 채용으로 세계 최고 기업을 만들다 - 스스로 일하게 하는 회사 주켄공업 이야기
마츠우라 모토오 지음, 이민영 옮김 / 지식공간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세계경제가 서서히 위축되면서 국내에서는 취업의 문턱이 날로 높아져 가고 있음을 우리는 피부로 직접 느끼고 있다. 하지만 나이와 학력과 성별을 따지지 않는 선착순 채용, 그리고 정년은 물론 출근부도 없으며 자신이 원하는 부서를 선택해서 업무를 보고, 몸이 아파 일을 못해도 월급이 나오고 때로 퇴사한 후라도 언제든 다시 일하고 싶으면 갈 수 있는 기업이 있다면 당신은 믿을 수 있겠는가. 나는 언젠가 TV에서 사회적 기업을 다룬 프로그램을 본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화면에 나온 작은 중소기업을 거느린 어느 회사의 대표의 말을 듣고 나서 우리나라에도 좋은 취지와 올바른 기업가 정신을 가진 오너들이 존재 한다는 생각에 약간의 경이로운 눈길을 보낸 적이 있었다. 그러나 사실 그 동안 내 눈에 비친 우리나라의 기업 행태들을 보면, 이제껏 그들이 주력해 온 것은 회사의 이익을 통한 거대한 몸집 부풀리기와 국내 소비자에 대한 오만한 자세, 그리고 족벌세습이나 방만한 경영과 같은 다소 부정적인 인식들이 대부분인 듯싶다. 물론 기업은 기업 나름대로의 각 사안마다 변명의 이유가 있을 것이기도 하고 또한 국가와 사회에 끼친 긍정적인 측면도 분명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언제나 변함없이 기업가 정신을 잃지 않고 혁신과 선진적인 경영을 유지하고 있는 몇몇 나라의 기업가들과 비교해 볼 때, 우리의 그들 모습은 아직 먼 나라의 이야기인 것만 같아 씁쓸한 생각마저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일 먼저 생각난 것은 우리나라에는 왜 이런 훌륭한 기업가들이 없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고, 바란다면 이런 멋있고 인간미가 넘치는 기업가들이 앞으로라도 많이 존재했으면 하는 개인적 소망이 있기도 했다. 플라스틱 제조분야의 최첨단을 걷고 있는 일본의 주켄공업은 현재 이 분야의 세계시장을 70% 넘게 장악하며, 본사와는 별개로 세계 각국에 10여개가 넘는 자회사와 14곳의 공장을 가동하면서, 오늘날 힘들고 어려운 경제 여건 하에서도 지속적인 이익을 창출하는 우량 기업이다. 더구나 지금 이렇게 성장하기까지 정부 지원은 고사하고 수익의 절반 이상을 세금으로 지출 하면서 불현듯 찾아오는 경제의 위기 가운데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기자본을 탄탄한 유지하고 있는 회사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왔다. 그러나 주켄공업의 이런 놀라운 결과는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창업자인 마츠우라 모토우 사장은 한때 밴드의 생활을 집어치우고 직장에 다니다가 1965년 아무런 투자자도 없는 자본이라고 볼 수도 없는 극히 작은 자금으로 허름한 공장에서 첫 출발을 했다. 그리고 그에게는 자신이 직장에 다닐 때 스스로 지켰던 3가지 원칙 즉 목표설정, 전문적인 지식습득, 상품 아이디어의 개발 외에 인간 존중이라는 기본적인 토대를 두고 그 방침을 지켜나갔다. 그에게는 변하지 않는 자신만의 경영 철학이 있었는데, 그의 말에 따르면 기업이란 이익이 최우선의 과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 회사의 이윤을 목적으로 보지 않고 단지 직원들을 행복을 돕는 수단으로 보고 이를 철저히 준수 한다는 것이다. 주켄공업의 경영방식은 다른 여느 기업과는 다른 점이 많이 발견되기도 한다. 이를테면 회의참석은 개인의사에 전적으로 따르며 업무보고서와 같은 것도 없으며, 분업화 되어 있지도 않고 회사는 오직 어느 직원이든 기회와 동기부여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마츠우라 사장은 사람에게는 누구든 자신만의 재능이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따라서 사람의 겉면만을 보고 판단하기보다 그에게 맞는 일자리를 제공하면 언젠가는 그 능력을 발휘 될 것이기에 다른 기업에서는 하지 않는 독특한 채용 방식을 취하고 있다. 또한 그는 유능한 경영자란 단지 실적과 성과만을 추구하기보다, 모든 것을 책임지고 기업을 안전하고 믿음직하게 이끌어가는 자라고 말한다. 이런 측면은 한때 명성을 날리던 어느 회사의 경영자가 파산하여 도의적인 책임을 회피하고 오히려 자신의 안전만을 구가하는 행태를 볼 때, 그가 얼마나 투철한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있는 알 수 있는 대목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미래의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 될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는 변화하는 환경에 미리 미리 대비하고 그에 대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어떠한 불황이 와도 극복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시대가 요청하기 전에 먼저 한발 앞서 계획을 세우고 최고가 되기 위한 부지런한 움직임을 강조한다. 오늘날 많은 기업들이 불안한 세계경제의 위기에 의해 도산하기도 하고, 구조조정을 통해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들에 골몰 하고 있다. 결국 지금 이런 위험에 빠진 기업들의 근본적인 원인은 다른 여러 가지의 문제점도 있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무엇보다 기업을 이끌어 가는 경영자들에게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쥬켄공업의 모든 회사 경영방침이 전적으로 모두 옳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이 책에 나오는 지금껏 그가 고수해왔던 여러 가지의 노력들과 그리고 인간 존중을 바탕으로 한 그의 경영 철학은 그 나름대로의 충분한 가치가 있어 보인다. 따라서 오늘날 일본이 유지하고 있는 경제부국의 힘도 이러한 경영자들이 존재 하였기에 비롯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며, 앞으로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훌륭한 경영자들이 배출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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