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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안 무서워! - 큰 고슴도치와 작은 고슴도치 이야기 ㅣ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22
브리타 테큰트럽 지음, 김서정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10월
평점 :
<잠깐만 기다려 줘!>라며 큰 고슴도치를 자꾸 불러 세우던 작은 고슴도치를 기억하시나요?
그런 작은 고슴도치를 기다려주며 아름다운 자연의 감동 속으로 안내해주던 큰 고슴도치도요.
두 마리의 사랑스러운 고슴도치를 다시 만나게 돼서 너무나 기쁜데요.
이번에는 귀여운 작은 고슴도치가 <하나도 안 무서워!>라고 자꾸 이야기할 모양입니다.
이번에는 두 친구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함께 그림책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아침에 눈을 뜬 작은 고슴도치는 큰 고슴도치가 안 보이자 갑자기 불안함을 느낍니다.
무섭지만 "난 하나도 안 무서워!"라며 없는 용기를 겨우 끌어모아 겨우 집 밖으로 나오는데요.
이번에는 어두운 지하실 쪽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요.
가고 싶지 않지만 큰 고슴도치일지도 모르니 "뭐, 난 하나도 안 무서워!"라며 다시 겨우 한 발 한 발 옮겨 보지요.
다행히 작은 고슴도치의 바람대로 이상한 소리의 주인공은 큰 고슴도치였고요.
자기가 없어 무서웠느냐는 큰 고슴도치의 물음에 작은 고슴도치는 하나도 안 무서웠다며 큰소리 치며 허세를 부려 봅니다.
그렇게 이른 아침에 시작된 조금은 무서웠던 숨바꼭질을 뒤로 하고 두 고슴도치는 숲으로 소풍을 떠나는데요.
어째서인지 자꾸 작은 고슴도치가 큰 고슴도치 뒤에 숨게 되는 상황들이 연달아 생깁니다.
둘이 부르던 휘파람을 멈춰도 누군가 휘파람을 계속 부는 으스스한 상황, 무서운 여우를 맞닥뜨리고 자동차에 치일 뻔한 위험천만한 상황들을 말이에요.
그때마다 "하나도 안 무서워!"라고 말하는 작은 고슴도치.
과연 큰 고슴도치와 작은 고슴도치는 이 소풍을 무사히 마치고 포근한 집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을까요?
누구나 무섭고 두려운 상황에 처하면 불안하고 겁이 나기 마련일 거예요.
하지만 작은 고슴도치는 마음 속에 불쑥불쑥 비집고 들어오는 무서움과 두려움이 반갑지도 않고 외면하고 말지요.
그런 무서움과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멋도 없고 약해 보인다고 생각해서였는데요.
다정한 큰 고슴도치는 그런 작은 고슴도치에게 무섭고 두려운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보여주고 기다려줍니다.
작아 보이고 약해 보이는 이 마음을 자연스럽게 표현해도 괜찮다는 것을요.
마침내 순간 순간 마음을 덮쳐오는 두려움과 무서움을 인정하고 마주하는 용기를 내는 작은 고슴도치.
그런 작은 고슴도치가 얼마나 기특하고 사랑스러운지요.
순간순간 팽팽했던 긴장이, 아닌 척하려고 애쓰던 안간힘이 풀어지고 사라집니다.
오히려 마주하고 싶지 않던 감정들을 인정하고 나서야 찾아오는 이상한 안도감과 평안함을 처음 경험한 작은 고슴도치가 한 뼘 자란 것 같네요.
내 안에 살아 있는 감정들을 온전히 마주하고 인정하는 것이 자라는 일이고 성장의 일이라는 것을 이 두 친구를 통해 배웁니다.
작은 고슴도치의 성장과 이를 지켜보는 큰 고슴도치의 현명한 태도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이 또 한 번 마음을 울리는 그림책 <하나도 안 무서워!>
볼 때마다 사랑스러운 마음이 자라나고 다음에는 작은 고슴도치가 어떤 말을 할지 궁금하고 기다려지는 그림책이기도 해요.
아이들과 내 마음 속 감정들을 하나하나 마주하는 용기를 내어 보며 두 고슴도치의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며 기다려야겠어요. ^^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