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림에서 가장 아름다운 표범 스콜라 창작 그림책 36
구도 나오코 지음, 와다 마코토 그림, 김보나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뒷모습만 보여주는 표지의 표범은 다름아닌 <밀림에서 가장 아름다운 표범>입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표범의 아름다운 무늬가 하나도 보이질 않네요.

무늬가 없는 표범을 표범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표지를 보면 볼수록 밀림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이 표범을 빨리 만나보고 싶어지는군요.



"에취!"

재채기를 하며 깨어난 표범은 깜작 놀랍니다.

자신의 아름다운 점들이 다 사라지고 고작 세 개만이 남아 있었으니까요.

표범은 사라져버린 자신의 얼룩점을 찾아 나서는데요.

갑자기 사라진 얼룩점과 세 개 밖에 남지 않은 소중한 얼룩점 때문에 무척 혼란스럽고 얼떨떨할 것 같네요.





그런데 그렇게 모든 걸 다 내어주고서 아무것도 남지 않은 표범은 마침내 밀림에서 가장 아름다운 표범이 되는데요.

세 개의 남은 그 소중하고 소중한 얼룩점을 내어주는 그 아름다운 마음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미련 없이 내어준 덕분에 무엇이든 그려넣을 수 있는 깨끗한 몸이 된 표범, 온전하고 오롯한 내가 된 표범의 그 마음을 말이에요.

어쩌면 세 개의 남은 얼룩점은 지켜야 할 소중한 무엇이 아니라 정말 보기 싫은 흉한 오점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소중한 전부를 줄 수 있는 그 크고 아름다운 마음의 표범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무늬를 저도 만들어보았는데요.

사랑스러운 표범의 크고 아름다운 마음에 어울리는 멋진 얼룩점으로 보이나요? ^^

밀림에서 아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표범을 위해 나만의 멋진 얼룩점을 선물해 보시기 바랍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언제나 그랬듯이 보더리스
크리스 네일러-발레스터로스 지음, 최현경 옮김 / 사파리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치 은가루를 뿌린 것 같은 아름다운 달빛을 배경으로 두 친구가 하늘을 날고 있는 표지가 인상적이네요.

그림책 <언제나 그랬듯이>에는 이 아름다운 달빛처럼 빛나는 이야기가 반짝거릴 것만 같은데요.

이 책의 주인공이 분명한 두 친구를 따라 언제나 그랬듯이 그림책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



뿔이 멋진 뿔쇠똥구리에게는 친구가 하나 있는데요.

어느날 어딘선가 갑자기 불쑥 나타난 이 친구는 자신도 어디에서 왔는지 몰랐답니다.

그럼에도 두 친구는 서로에게 유일한 친구가 되어주는데요.

높은 바위산에서 소풍을 즐기다 하루가 저물면 달을 바라보며 고요한 밤을 맞이했지요.



그런데 갑자기 친구가 사라져버리고 말아요.

뿔쇠똥구리는 친구를 찾고 또 찾고 정말 샅샅이 찾아보는데요.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던 친구가 저 멀리 깊은 숲속에서 곤란한 상황에 처한 것 같아 보이자 서둘러 길을 나서지요.

모두가 힘세고 용감해 보인다며 뿔쇠똥구리를 칭찬하지만 사실 뿔쇠똥구리는 겁도 많고 스스로 약하다고 느낄 때도 있어요.

그래도 친구를 위해 용기를 내는 뿔쇠똥구리.

용감해지는 노래를 부르며 자꾸 겁이 나는 자신을 다독이며 걷고 걷고 또 걸어 도착한 숲에서 뿔쇠똥구리는 자신이 크게 착각했다는 걸 알아차립니다.

자신이 친구라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친구가 아니었거든요.

자, 과연 겁쟁이지만 친구를 위해 용기를 낸 뿔쇠똥구리는 친구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모든 만남에 이별이 있다고는 하지만 뿔쇠똥구리에게 찾아온 이별은 너무나도 갑작스러운데요.

사실 친구는 멀리 간 게 아니라 잠시 혼자 있어야 하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뿐이었지만요.

둘 다에게 갑자기 찾아온 이별은 서로에게 성장의 시간이 되어줍니다.

뿔쇠똥구리는 단단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여린 마음을 가졌지만 친구를 찾겠다는 결심 하나만으로 용기를 내어보는데요.

처음으로 자신을 넘어서는 용기의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안타깝지만 그토록 만나고 싶던 친구를 만날 수는 없었어요.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는 뿔쇠똥구리.

아마도 이 여행이 시작되지 않았더라면 뿔쇠똥구리는 자신이 얼마나 용감한지, 얼마나 멀리까지 갈 수 있는지 몰랐을 거예요.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이" 친구는 친구를 알아봅니다.

비록 그 모습이 바뀌었을지라도 말이에요.

"언제나 그랬듯이" 친구는 친구의 곁으로 돌아옵니다.

비록 시간이 조금 많이 흘렀을지라도 말이에요.

두 친구의 숨바꼭질이, 두 친구의 성장이, 두 친구의 우정이 반짝이는 달빛을 닮아 있는 그림책 <언제나 그랬듯이>

모양은 바뀌더라도 매일 밤 찾아오는 달님처럼 모두의 곁에 있는 소중한 누군가와 함께 보고 싶어지는 그림책이네요. ^^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 어디 있지?
박성우 지음, 밤코 그림 / 창비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네를 타고 있는 토끼 친구의 표정이 너무 안 좋아 보여 무슨 일인가 싶어 표지를 자세히 들여다 보게 됩니다.

그네 타는 게 너무 무서운가 싶어 제목을 보니 <엄마 어디 있지?>

아! 그네가 문제가 아니라 엄마가 안 보여 그런 거였나 봐요.

토끼의 표정이 너무 간절한데다 심지어 표지의 글자도 울면서 떨고 있으니 이거 그냥 지나칠 수 없겠네요.

자, 그럼 지금부터 토끼네 엄마 찾기에 나서 볼까요? ^^



잠자리 독립을 시작한 아이에게 밤은 얼마나 길고 캄캄하고 막막한 시간일까요?

그럴 때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단 한 사람은 바로 엄마겠지요.

그런데 아무래도 엄마는 괴물 왕거미에게 잡혀간 것 같은데요.

아이는 이대로 이불 속에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겠다 싶어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용기를 짜내 엄마를 구하러(?) 갑니다.

바로 엄마와 아빠의 방으로 말이지요.

그것도 전속력으로 달려서요.

결국 혼자 자기는 내일부터 시작해야 할 모양이네요. ^^



엄마에게 안기는 순간 세상은 이보다 안전하고 따뜻하고 평온할 수 없네요.

침대 끄트머리로 밀려난 아빠가 왠지 짠해 보이는 건 저뿐만이 아니겠지요? ^^

엄마가 보이지 않으면 불안하고 슬프고 눈물이 나고 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꼬마 토끼.

보이지 않는 엄마가 자신의 상상 속에 투영된 불안으로 위험에 처하자 용기를 내어 구하려는 그 마음은 또 그 마음대로 사랑스럽네요.



아이는 자랄수록 점점 늘어나는 엄마 없는 순간들 그러니깐 위기인 동시에 성장의 기회를 더 자주 마주하게 되는데요.

엄마 껌딱지인 아이의 주체할 수 없는 엄마 사랑은 사실 엄마로서 걱정이 된다기보다는 고맙고 그저 뿌듯하기만 합니다.

사실 아이만큼이나 엄마인 저도 아이 껌딱지라서요. ^^

그래서인지 제게는 이 그림책이 아이의 불안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이가 엄마에게 보내는 사랑의 고백 같더군요.

서로 보이지 않는 순간들이 비록 불안하고 괴로울지라도 조금씩 조금씩 헤어지고 만나고를 반복하면서 서로를 다시 만나 확인하면서 더 단단하고 확고해지는 사랑과 믿음에 대해 생각하기도 했지요.









나의 피난처이자 나의 구원인 엄마라는 존재는 그야말로 아이의 시작부터 끝을 아우르는 아이의 전부인데요.

이 전부인 세계로부터 물리적으로 멀어지는 일은 정말 세상이 끝나는 것만 같은 대위기이자 종말처럼 느껴질 거라 짐작해 봅니다.

그림책 <엄마 어디 있지?>는 그런 아이의 불안한 심리를 무겁지 않게 그러면서도 정확하게 짚어주고 있는데요.

물리적인 거리가 멀어지고 내 시선 밖으로 사라지더라고 심리적 거리는 전혀 그렇지 않음을 오히려 돌아온 엄마와의 재회로 사랑을 확인하고 충전하게 된다는 것을 모두에게 잘 보여주고 있지요.

글에는 아이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고 있으면서 그림 속에는 그런 아이의 마음과 더불어 엄마와 아빠의 마음과 입장까지도 빠짐없이 담아내고 있답니다.

누구 하나 소외되지 않게 챙기는 방식이 재미있으면서도 따뜻한 사랑이 넘치는 그림책 <엄마 어디 있지?>

책을 다 보고서 다시 표지를 보니 이제서야 보이는 아이를 둘러싼 나무의 표정.

엄마의 얼굴을 하고서 아이를 지켜보고 있네요.

아이도 이제 엄마가 보이지 않더라도 엄마가 곁에 있음을 다시 돌아올 거라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거예요. ^^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방에 뭐 있어? 키다리 그림책 68
정해영 지음 / 키다리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제 뭐가 필요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가방에 여러 가지 물건을 넣어다니는 터라 늘 크고 가벼운 가방을 들고 다닙니다.

안 그래도 큰 가방을 들고 다니는 제가 엄마가 되고 나니 아이들 물건까지 챙겨 다니느라 전보다 더 큰 가방을 갖고 다니게 되었는데요.

화수분처럼 뭔가 계속 나오는 엄마의 가방이 신기한 아이들은 오늘도 엄마 가방에 뭐가 있나 들여다 보기를 좋아하지요.

그런 저희 아이들이 생각나는 그림책 < ?>

자, 가방에 뭐가 있는지 보려면 그림책에 뭐가 있는지를 먼저 봐야겠지요? ^^



엄마랑 동생이랑 지하철에 탄 준이.

내려야 할 정거장까지는 한참인데 어느덧 심심해진 준이는 엄마 가방 속이 궁금해집니다.

아직 기저귀를 차고 분유를 먹는 동생을 위한 물건들로 가득한 엄마의 가방은 누가 봐도 어린 아이가 있는 엄마의 가방이지요.



그러다 옆에 앉은 형의 가방 속도 들여다 보고 싶은 모양인데요.

친절한 형은 가방을 열어 무엇이 들어 있는지 보여주네요.

그림이 잔뜩 그려진 교과서와 스케치북 그리고 색연필과 필기구가 들어 있는 필통.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 화가가 되는 게 꿈인 학생의 가방이라는 걸 쉽게 짐작할 수 있지요.



그렇게 준이는 옆자리에 앉은 다양한 사람들의 가방 속에 있는 다양한 삶의 모습을 만나게 되는데요.

가방 속 물건 하나 하나가 가방 주인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를 알 수 있는 단서가 되어주어 추측하고 추리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다 다른 각자의 개성과 특별함을 가방 속에 담고 다닌다고 생각하니 이제 그냥 가방이 가방으로만 보이지는 않는군요.

무엇보다 가방 속 물건을 통해 타인과 접촉하고 그 사람의 세계와 만날 수 있는 확장의 경험을 할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게 되지요.

그림책 < ?>를 보고 나니 '책 속에 뭐 있어?'라고 말하며 책 속을 뒤적여 보는 우리를 떠올리게 되네요.

책 속의 세계에서 다양한 경험과 만나는 그것과 닮아 있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속에 든 것이 얼마나 흥미롭고 중요한지 다시 생각해 보게도 됩니다.

어쩌면 지루하고 재미없게 흘러가버릴 지하철 안에서의 시간이 가방 덕분에 즐거워졌네요.

아이와 어딘가 가야 한다면 이 책을 가방에 담아가야겠다 생각해 봅니다.

아이가 엄마 가방에 뭐 있냐고 물으면 '가방에 뭐 있어?'라고 말해주고 함께 보려고요.

문득 여러분의 가방에는 무엇이 들어있는지 궁금하네요. ^^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눈이 와요!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78
프랑수아즈 로지에 지음, 이성엽 옮김 / 지양어린이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달력을 넘기니 어느새 두 자리 숫자로 시작되는 계절이 시작되고 있는데요.

그만큼 겨울이 가까이 오고 있구나 싶은 게 가을 바람의 끝이 서서히 차가워지는 것을 느끼기 때문인가 봐요.

추운 겨울이 그 시작부터 끝까지 종일 추운 날만 가득한 계절이라면 곰을 따라 겨울잠을 쿨쿨 잤을 테지만 우리에게는 '눈'이 오는 날이 있는 겨울은 충분히 기다릴 가치가 있는 계절이지요.

다가올 눈을 기다리는 설렘을 다독이며 그림책 <눈이 와요!>에서 먼저 눈을 만나볼까 합니다. ^^



집 안에서만 보내야 하는 지루한 겨울날을 잘 견뎠다고 주는 선물 같은 눈이 드디어 오는군요.

아이는 너무나 기쁜 마음에 우선 문부터 열고 나가려고 하는데요.

그런 아이를 붙잡아 다시 들어오게 하는 엄마의 목소리, "잠깐만! 따뜻하게 입어야지, 밖은 추워."

마지못해 대충 겉옷을 챙겨 입고 뛰어가는 아이를 다시 붙드는 엄마의 계속되는 잔소리는 다시 아이를 멈추게 합니다.



그저 눈을 조금이라도 빨리 만나고 싶은 아이의 설렘은 아이가 행여 감기에 걸릴까 걱정스러운 엄마의 잔소리에 매번 브레이크가 걸리는데요.

어떻게든 서둘러 나가고 싶은 마음과 다르게 생각처럼 따라주지 않는 몸 때문에 옷가지와 장화 거기에 엄마의 잔소리와 씨름하는 아이의 모습은 안타깝다가도 웃음이 스멀스멀 피어나게 하네요.

멜빵바지, 장화, 모자, 장갑, 목도리까지 도대체 몇 번을 왔다 갔다 하는 건지 과연 오늘 내로 나갈 수는 있는 건지 걱정까지 되려는 바로 그 순간 마침내 아이는 밖으로 나옵니다.



드디어 마음껏 눈을 즐기는가 싶은 바로 그 찰나에 찾아온 신호!

또 엄마의 잔소리냐고요?

아니고요.

아이는 다른 호출 때문에 후다닥 집 안으로 다시 들어올 수 밖에 없는데요.

지금까지는 킥킥 웃었다면 여기서는 말 그대로 빵하고 웃음이 터질 수 밖에 없더군요.

제게는 이 그림책이 어떤 간절함이 또 다른 간절함으로 갈등을 일으키고 조율을 하면서 결국 하나의 지점으로 함께 나아가는 과정처럼 보였어요.

그 문제들이 해결되고 해소되는 마무리의 쾌감이 참 유쾌하고 통쾌합니다.

빨리 눈을 맞으며 놀고 싶어 조바심을 내는 아이의 마음도, 감기에 걸릴까 봐 걱정하는 엄마의 마음도 공감이 가기에 둘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시소를 타는 기분이 들었는데요.

엄마는 그저 목소리만 등장해서 주인공인 아이의 표정과 아이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몸짓에 온전히 집중하게 만들어요.

그래서 눈을 향한 간절함이 더욱 체감이 되는 것 같더군요.

또 아이의 마음을 가장 최우선으로 두고 흘러가는 게 당연하면서도 그런 이유로 이 그림책이 가장 매력적으로 보이는 점이었답니다.

차가운 겨울이 주는 가장 포근한 선물인 눈과 함께 웃음 가득한 이야기가 펑펑 내리는 그림책 <눈이 와요!>

덕분에 올 겨울은 눈이 더욱 더 기다려지네요. ^^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