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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이 찾아오면
주리스 페트라슈케비치 지음, 김은지 옮김 / 올리 / 2022년 11월
평점 :

가을의 색감이 가득한 그림책 표지가 예뻐 자세히 들여다 봅니다.
그러다 이상하게 생긴 얼룩 무늬의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 같은 형체가 누군가를 쫓고 있는 걸 확인하는 순간, 뭔가 큰일이 생길 것 같아 갑자기 긴장이 되는데요.
제목을 보니 아마도 두려움이라는 감정에게 쫓기고 있는 모양이에요.
그림책 <두려움이 찾아오면>의 이 주인공은 과연 두려움으로부터 잘 도망갈 수 있을까요?
삶의 여러 순간마다 찾아오는 두려움에 대한 어떤 이야기가 들어 있을지 어서 만나보겠습니다.

평온하고 평범한 날에는 더할 나위 없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에리카.
매일이 그런 날들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에리카의 작은 방 안에는 크고 작은 두려움들이 숨어 살고 있지요.
이 두려움들은 때때로 에리카를 따라다니며 숨바꼭질과 겁주기 놀이를 하는 짖궃은 녀석들이었고요.

그런데 하루는 거대한 폭풍이 에리카 곁으로 조용히 다가옵니다.
위험한 상황에 처한 에리카는 당연히 두려움을 느꼈을 거예요.
에리카의 두려움에는 꼼짝할 수 없는 얼어붙기 두려움과 도망치는 내달리기 두려움이 있는데요.
과연 어떤 두려움이 에리카에게 다가올까요?
에리카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두려움이란 감정은 당연히 부정적인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림책 <두려움이 찾아오면>을 보고서 두려움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했는데요.
'내달리기 두려움'이 바로 달아날 수 있게 도와주는 감정이라는 것을 말이에요.
위험이 닥쳤을 때 그 위험으로부터 달아나는 것은 바로 자신을 지키는 방법입니다.
나를 지키는 두려움은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나를 보호하는 감정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지요.
두려움을 부정적으로 보고 숨거나 도망쳐야 할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그 두려움을 따라야 할 때도 있음을 깨닫게 되었어요.
우리 안에서 커지기도 하고 다시 작아지기도 하면서 두려움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살아갈 거예요.
더이상 두려움이 부끄럽고 피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게 된 것만으로도 이 그림책이 참 고맙네요.
두려움이라는 감정도 나의 소중한 일부라는 것을 이제는 알았습니다.
그림책 <두려움이 찾아오면>은 두려움을 외면하려 했던 우리에게 두려움을 똑바로 마주볼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그림책이네요. ^^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