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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뱀이 좋아 ㅣ 마음별 그림책 25
가니에 안즈 지음, 이구름 옮김 / 나는별 / 2022년 9월
평점 :

네, 맞아요.
뱀입니다.
하나가 좋아하는 것이요.
어쩌면 그림책 <하나는 뱀이 좋아>라는 제목에 조금 의외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나요?
뱀이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소름이 돋거나 도대체 왜 뱀이 좋을까라며 몸서리를 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을 것 같은데요.
물음표가 생기는 제목이 그림책 <하나는 뱀이 좋아>를 보며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나는 동물 중에 뱀을 가장 좋아합니다.
아름다운 무늬를 가졌거든요.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뱀이 싫다고 하지요.

하나는 거미도 좋아합니다.
비가 온 후 바라본 거미가 만든 거미줄은 어여쁜 물방울 목걸이처럼 아름답거든요.
하지만 하나의 할아버지는 거미가 징그럽다고 하지요.

하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 것들을 좋아합니다.
뱀, 좀뒤영벌, 개구리, 도마뱀, 지렁이, 거미, 박쥐 같은 친구들을요.
모두가 징그럽다고, 소름끼지고 무섭다며 가까이에서 자세히 보지 않고 늘 외면 당하는 존재들인데요.
하나는 그런 친구들 하나하나를 정말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들여다 보아주지요.
자기가 좋아하는 친구들의 멋진 점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자랑하고픈 아이의 마음은 너무나도 당연하고 공감이 됩니다.
혼자만 알고 있기에는 너무나 아깝고 자랑하고 싶은 비밀이 되어버린 이야기를 하나는 모두와 나누고 싶을 뿐이기에 계획을 세우는데요.
자신의 이 멋진 친구들을 모두에게 보여주기로 말이에요.
자, 과연 하나의 친구 자랑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예상하셨겠지만 하나네 반은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는데요.
심지어 하나는 선생님으로부터 몽땅 갖다 버리고 오라며 대놓고 이상한 아이 취급까지 받습니다.
제가 다 속상한 마음이 드는데 하나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하나는 마음을 닫고 앞으로 좋하하는 것이 생겨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겠다며 풀이 죽어요.
그런 하나에게 하루라는 친구가 다가오며 하나에게 변화가 생깁니다.
저는 하나가 가르쳐주기 전까지 몰랐어요.
싫다는 마음이 왜 생겼는지 스스로 내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 본 적이 없다는 것도 무언가를 있는 그대로 자세히 보려고 노력한 적도 없다는 것을요.
'편견'이라는 안경을 쓰고 보며 소름끼쳐하던 것들이 가진 고유한 특성과 아름다움도요.
그래서 하나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좋아한다고 말해줘서 고마웠습니다.
하나 덕분에 누군가의 좋아하는 마음을 좋아해주는 우리가 되면 좋겠다 생각해 보게 됐어요.
물론 싫어하는 것을 싫어한다 말할 수 있는 우리도 되어야 하겠지요.
내가 좋아하는 것을 누군가는 싫어할 수도 있고, 내가 싫어하는 것을 누군가는 좋아할 수도 있음을 인정하고 그렇게 서로의 마음을 존중해줄 때 우리는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을 거예요.
그래서 하나를 향한 하루의 마음이 더욱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그 소중하고 귀한 마음과 마음들이 더하고 더해져 다양한 존재들이 함께 서로를 존중하며 살아가는 풍성하고 따뜻한 세상이 되면 좋겠네요.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