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머슨의 자기 신뢰 메이트북스 클래식 13
랄프 왈도 에머슨 지음, 황선영 옮김 / 메이트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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랠프 월도 에머슨.

미국의 위대한 사상가이자 시인이다.

이번에 메이트북스에서 그의 에세이를 모아 <에머슨의 자기 신뢰>를 출간했다. 이 책은 에머슨이 자신의 대중 강연과 일기에 등장한 여러 문장들을 추려 1841년에 발표한 에세이 모음집인 <제1 수필집>에 '자기 신뢰'라는 제목으로 수록된 한 편의 에세이란다. 다시 말해, 한 편의 에세이를 한 권의 책으로 만든 것이다.

에머슨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상적으로, 철학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나 역시 책을 읽다보면 에머슨에게 영향을 받았다는 저자들이 많았다. 그리고 에머슨이 한 말을 인용한 내용들도 많았다. 그렇기에 그의 목소리를 글을 통해 직접 듣고 싶었다.



자기 생각을 믿는 것, 자기가 마음속에서 진실이라고 믿는 것이

다른 모두에게도 진실이라고 믿는 것.

이것이 바로 천재성이다.

마음에 품은 신념을 소리 내어 말해라.

이 책의 첫 페이지에 나온 구절이다. 당시 이 책을 펼친 시점을 생각해 본다. 회사에서 점심을 먹은 후 잠시 틈을 내어 책장을 펼쳤고 첫 페이지에서 이 문장들을 보는 순간, 여러 번을 다시 읽어내려갔다. 일을 하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자기비판, 갈팡질팡하는 마음을 한번에 사라지게 한 글의 힘이었다. 이때부터였다. 마음에 품은 것을 내 입을 통해 말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이.




광활한 우주가 아무리 좋은 것으로 가득 차 있더라도, 경작을 위해서 우리에게 주어진 땅에 땀을 쏟지 않고서는 영양가 있는 옥수수 한 알조차 얻지 못한다. 우리 안에 있는 힘은 완전히 새로운 것이다. 자기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아는 사람은 자신뿐이며, 그것도 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마음에 와닿는 구절이다. 그런데 이게 1800년대 사람이 쓴 글이라고? 세기를 앞서간 에머슨의 통찰력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시대가 지나도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글. 이래서 에머슨을 위대한 사상가라고 하는구나 깨달았다.

자기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아는 사람은 자신뿐인데 우리는 그걸 자꾸 다른 사람에게 물으려 하고,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통해 나를 들여다보려고 한다. 이 책에는 이와 같은 결의 내용이 꽤 있다. 바깥에서 찾으려 하지 말고, 집에 머무르면서 온전히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라는 것이다. 바쁘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집에 오자마자 시끄러운 영상을 보면서 잠들거나 그대로 쓰러져버리는 내 자신을 반성한다.




내가 원하는 것은 화려하고 불안정한 인생보다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진실한 인생이다.

나는 삶이 건강하고 달콤하길 바라며,

식이요법을 하거나 피를 흘리는 일은 없길 바란다.

남들의 시선이 중요한 시대. 남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시대에 살고 있다. 에머슨의 말처럼 '내 인생은 그 자체를 위한 것이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구경거리가 아니다'는 글을 보면서, 좀 더 내려놔도 되겠다는 안도의 마음이 생겼다. 남의 기준에 굳이 맞출 필요도 없을 뿐더러, 그럴수록 내 삶을 더 돌아보고 사랑해줘야겠다는 관점의 변화를 갖게 되었다.




이 책에는 81가지의 인생 철학이 담겨 있다. 한 글당 한 페이지 정도로 짧지만 깊은 생각이 담겨 있어서 한 줄씩 천천히 음미하면서 마치 마를 마시듯 읽었다. 많은 자기계발책들은 시간이 지나면 생명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당시 시대 상황과는 어울릴지 모르겠으나 시간이 지나면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들도 많이 보았다.

하지만 <에머슨의 자기 신뢰>는 다르다. 200년 전의 생각이 지금 어떤 상황과도 잘 어울린다. 아마 200년 후에도 에머슨의 생각은 그 시대와 잘 어울리는 고전이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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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머슨의 자기 신뢰 메이트북스 클래식 13
랄프 왈도 에머슨 지음, 황선영 옮김 / 메이트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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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 전 글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지금의 나에게 큰 울림을 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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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역사 - 외환위기부터 인플레이션의 부활까지 경제위기의 생성과 소멸
오건영 지음, 안병현 그림 / 페이지2(page2)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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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이 위기이고, 매 순간이 위기이고, 지금이 가장 큰 위기라고 한다. 뉴스를 보면 절로 한숨이 나오는 요즘이다.

팬데믹과 엔데믹으로 더 커진 위기의 시대. 그렇기에 이전에는 어떤 위기가 있었고, 어떤 식으로 전개되었으며, 어떻게 마무리되었는지 알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펼쳐든 책.

<위기의 역사>(오건영 지음, 안병현 그림 / 페이지투 / 2023).

평소 삼프로TV를 즐겨보는 1인으로서 너무 익숙하고 친근한 오건영 팀장의 새 책이다. 내 책장에도 몇 권의 책이 꽂아 있을 정도로 그야말로 '믿고 보는' 오건영 팀장의 책이라 이번에도 무척 기대가 되었다.

특히 이 책은 500페이지 가까운 아주(?) 두꺼운 책이다. 과연 완독을 할 수 있을까 싶었던 우려와는 달리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경제책이 이렇게 재미있던 적이 있었는가'란 한 줄 후기가 마음에 써졌다. IMF 시기와 닷컴버블, 금융위기와 코로나 시대에 이르기까지 굵직굵직한 위기의 역사를 너무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까닭이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듯 책은 에세이 형식을 띄고 있다. 네 가지 위기 국면에 대해서 에필로그를 포함, 총 18개의 에세이로 다루고 있다. 그래서 마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처럼 술술 읽을 수 있었다.




경제 경영 책을 좋아하지만 가끔은 너무 전문적이고 어려워서 중간에 포기한 책들도 있었다. 하지만 <위기의 역사>는 어려운 이야기는 전혀 없었고, 당시 기사와 저자의 의견, 경험들을 종합하여 하나의 이야기로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었다.

나도 저자와 같은 97학번이기에 당시 접했던 뉴스와 경험, 사회적 분위기를 비슷하게 떠올릴 수 있었다. 대학교 1학년이었던 1997년, IMF가 대한민국을 흔들고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 했던 기억. 그러면서도 대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갇혀 있었기에 잘 모르고 지나갔던 시기이기도 했다. 그 당시 이야기를 차근차근 읽다보니 내가 경험했던 것보다 한참 더 어려운 시기였음을 알게 되었다.

이후 닷컴 버블과 9.11 테러, 2008년 금융위기, 팬데믹 시대를 거쳐 오면서 위기에 빠진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어서 매우 유용했다. 더불어 시기별로 특징을 잡아 18개의 챕터로 나누어져 있어서 출근길에 한 챕터, 점심시간에 또 한 챕터, 퇴근길에 한 챕터씩 읽어가니 어느새 마지막 장을 보게 되었다. 이것은 다른 경제도서와 달리 꼭 책상에 앉아서 집중해서 보지 않아도 머리속에 쏙쏙 들어오는 내용이란 의미이기도 하다.


거시 경제를 공부하고 싶었지만 너무 방대한 양에 엄두를 내지 못했던 나에게 이 책은 마치 공부 위기에서 건져준 구원투수 같았다. 아무것도 모르고 투자를 시작했다가 울고 웃기도 했던 시절이 떠오르기도 하고, 그럴수록 더욱 공부를 해야겠다는 결심이 굳게 서기도 했지만 시도조차 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런 상태에서 <위기의 역사>를 만난 건 행운이다.




이 책에서 인상깊었던 건 쉬운 경제 이야기 외에도 챕터의 시작 페이지에 있던 그림과 카툰 페이지이다. 자칫 지루하고 어려울 수 있는 개념을, 그림을 통해 상징적으로 보여주니 이해하기 쉬웠다. 그리고 중요한 개념이 머리에 쏙쏙 박혔다.

위기가 기회.

너무 많이 들어서 이제 진부해진 표현이다. 하지만 이 말이 진리라는 건 틀림없다. 과거 위기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다시는 어려움이 반복되지 않도록 조심하고 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부를 키우는 사람들이 있고, 지금도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위기의 역사>는 경제 공부가 어렵지 않다는 걸 알게 해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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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역사 - 외환위기부터 인플레이션의 부활까지 경제위기의 생성과 소멸
오건영 지음, 안병현 그림 / 페이지2(page2)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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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할 틈 없이 술술 읽히는 경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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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이별 - 나를 지키면서 상처 준 사람과 안전하게 헤어지는 법 오렌지디 인생학교
인생학교 지음, 배경린 옮김, 알랭 드 보통 기획 / 오렌지디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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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이별의 순간이 찾아오지 않는 사람은 없다. 누구에게나 이별이 온다.

안전 이별(알랭 드 보통 기획, 인생학교 지음, 배경린 옮김 / 오렌지디 / 2023).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인 알랭 드 보통이 기획하고, 그가 만든 인생학교에서 쓴 책이 새로 나왔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배우자와의 이혼. 세상에 쉬운 헤어짐은 없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듯 이 책은 우리를 타성으로부터 벗어나게 만드려는 시도로 써졌다. 오랫동안 깊이 고민하고 바랐던 일을 마침내 행동으로 옮기기 전, 스스로 내린 결정이 정당하다고 확인받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이 당위성을 제공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별 앞에서 서툴고, 이별 후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이별 전에 깊은 생각을 해야 한다. 섣부른 판단에, 급한 마음에 결론을 지었다간 이내 곧 후회할 것이기 때문이다.


커플 상담은 어떻게 사랑할지 배우는 학교라 해도 무방하다. 보통은 어떻게 할지 모른 채 계속 회피하다 결국 서로를 미워하고 비난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 이른다. 따라서 관계를 개선하는 가장 낭만적인 해결책은 내가 아직 사랑하는 법을 잘 모르지만 적절한 도움을 받아 배우고 싶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다.

갈등이 깊어지면서 오해가 쌓이고 서로 불신의 감정도 쌓이기 마련이다.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지 않으면 서로를 미워하고 결국은 비난을 하며 헤어지는 수순밖에 남지 않는다. 사랑했던 순간이 있었지만 증오와 비난만 남은 관계가 얼마나 허무하고 슬픈 일인가. 그래서 커플 상담을 통해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도 무척 좋은 방법이다.

이 책에는 이별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방법으로 고민을 해야 할지, 이별을 생각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에 대한 담담하지만 깊은 철학이 담겨 있다. 인생학교 책을 좋아하는 이유가, 깊게 생각해 볼 만한 이야기를 주기 때문이다. 이 책 역시 '이별'이란 테마를 다양한 방법으로 해석하고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24가지의 질문은 이별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떠올리는 내용들이다. '아, 맞아. 나도 그랬어.'라고 공감되는 질문과 내용이 참 많았다. 그리고 이런 경우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고민을 매듭지어야 하는지 잠시 읽기를 멈추고 생각하는 시간을 자주 갖기도 했다.



자신을 사랑하면 할수록 자신과 우정을 쌓는 일은 즐거워진다. 더 이상 타인이 나를 비웃을까 전전긍긍하지도, 어떤 모임에 참석해도 될지 고민하지도 않는다. 그런 것과 상관없이 나는 나라는 존재 자체로 충분히 빛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외로움이라는 두려움을 극복해 낸다면 만남과 헤어짐의 문제에서도 오전히 나를 위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될 것이다.

남들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나라는 존재 차제로 충분히 빛난다는 사실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남들의 시선과 관계를 인생의 1순위로 생각하고, 나는 그 다음이라고 한다면 인생이 얼마나 허무할까.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는 뻔한 말을 굳이 떠올리지 않아도 나 스스로 존재로서의 자신감을 회복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행복한 삶을 개척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 한다'는 문구가 와닿았다. 모르는 바가 아니다. 특별한 내용이 아니다. 하지만 특별히 이 순간 이 단락이 눈에 들어온 것은, 누군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좋아서 만났는데 고통과 슬픔이 난무한다면 그게 진정한 사랑일까. 그런 상황이라면 기꺼이 이별을 택하는 게 옳은 선택이 될 것이다.

누구에게나 이별의 순간이 오기에, 이 책을 통해 헤어짐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한 번씩 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자의든 타의든 이별이 당황스러움으로 마무리되지 않도록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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