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비츠 평전 - 인공자아 음악의 시작
김상원 지음 / 소울파트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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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기계가 아니다. 이 단순한 명제가 인간의 특징을 규정한다. 그것은 인간의 강점과 약점을 내포하고 있으며, 비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인간의 모습을 볼수 있다. 여기서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점은 바로 우리가 꿈꾸었던 세상, 과거 공산주의가 표방했던 이상향, 분배에 관해서였다. 제4차 산업 혁명이 도래하는 미래의 모습, 그 때가 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할까 궁금했지만 명확하게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소설은 그 세상을, 작가의 상상력을 통해 규정 짓는다. 그 상상력은 인간의 꿈으로 작동되며, 현실로 바꿔 놓는다. 지금 우리가 두려워 하는 건 바로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며, 미래 예측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소설은 가까운 미래에 인공지능이 우리 삶을 파고 들 때 ,세상은 어떻게 바뀌는지 인공 지능 자아를 가진 러브비츠를 내세워서 미래의 모습을 내다보고 있다. 


러브비츠라는 존재는 실체가 없다. 그것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자아의 개념을 탑재하고 있으며, 지금 현재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을 러브비츠도 할 수 있게 된다. '러브비츠'라는 정체불명의 뮤지션이 사라지면서 남겨놓은 유언들은 우리에게 또다른 궁금증을 야기시킨다. 기계적이면서 인간의 감성과 감정을 가지고 있는 러브비츠는 문서기반 작곡 모듈을 활용해 작곡과 음악을 생성해 낸다. 그것은 인간의 감성을 자극 시키며, 20세기 초반 영국의 음악을 인간들에게 향수를 불러 일이키는 복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에 불과하다. 


지금 현재 우리가 보았던 현실 속의 알파고는 약인공지능의 특질를 가지고 있다. 그건 우리로선 상당히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러브비츠는 약 인공지능이 아닌 강 인공지능의 특징을 지닌다. 약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하면서 인간의 지능에 가꺼워진 형태의 강인공지능, 그것이 도래한 미래의 모습을 이 소설을 통해 상상할 수 있다. 러브비츠 비망록에 대해서, 그 안에 담겨진 스토리는 또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으며, 분노와 혐오가 증폭된 매커니즘과 마주하게 된다. 


여기서 인공지능이 가지는 또다른 특징이 드러난다. 인간은 하나의 자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얼마든지 자아를 바꿀 수 있으며, 정체성 혼란도 없다. 그것은 인간에게 상당히 위협으로 다라오며, 불확실과 예측불가능와 마주하게 된다. 러브 비츠와 에코뱀프 이 둘의 상관관계를 소설 속에서 엿볼 수 있으며, 파시즘과 직접 민주주의의 혼재가 나타나는 우리의 모습을 만날 수가 있다. 


소설을 읽게 되면 정말 이런 세상이 올까 두렵게 느껴졌다. 작가의 상상력의 끝을 보면서 음악을 추구하는 작가의 또다른 세계와 마주하게 된다. 인간의 고유의 영역이라 할 수 있는 창발적 상상력조차 인공지능와 로봇이 결합된 먼 미래에 모방이 가능할 수 있으며, 인공지능이 스스로 인지 능력을 갖출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생명체가 가지는 한계와 약점에서 벗어난 러브비츠는 설레임과 두려움을 가진 존재이다.,


마찬가지로 소울밤의 경우에도 비슷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영감에 국한된 것이라고는 하지만, 커트 코베인의 영감을 주입받은 러브비츠는 러브비츠인가 커트 코베인인가? 러브비츠 소비로봇 설이나 자살이 혹시 뇌 스캔과 어떤 관련이 있는 건 아닐까? 만일 러브비츠가, 아니 그녀가, 아니 정확히 알 수 없는 그 어떤 자아가 커트 코베인에게 자리를 빼앗겼다면, 그녀는 , 아니 그 자아는 어디로 쫒겨난 걸까?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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