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어사전 - 소소한 행복을 살피는 당신을 위한 66개의 일상어 사전
김상득 지음 / 오픈하우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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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행복에 대해 66개의 작은 소주제와 연결된다. 간섭,거절,경계, 골목, 공감, 공짜 등등등..서로 연결고리가 알쏭달쏭한 가나다 순으로 나열된 단어들은 하나의 단어에 하나의 추억을 담아내고 있다. 추억이란 그런 거다. 추억은 나의 기억 속에 존재한다. 그 기억이 현재이면 일상이 되고, 과거이면 추억이 된다. 그것이 미래로 향하면 꿈이 되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다양한 추억들을 단어와 연결하고 있다. 그것이 이 책의 독특함이다.


골목
골목을 좋아한다고 한다. 골목에서 태어났고, 골목에서 자라났다. 돌이켜 보니 나 또한 골목에서 태어나고 성장했다. 골목길을 누비면서 밥을 먹으면 뛰어 다녔다. 어릴 적 나의 기억 속에 골목은 안식처가 되고 숨어 있는 안전한 장소였다.저자에게도 그런 기억을 온전히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골목은 다른 의미로 바뀌게 된다. 범죄의 시작이 되어버리는 곳, 누군가 나를 해꼬지 할 것 같은 장소, 골목길의 좁은 공간은 이제 자동차가 차지 하고 있다. 우리의 마음 속 불안 언저리에는 골목이 숨어 있다.  #골목 당신은 무섭고 저는 죄송하고


눈치
우리의 일상, 눈치가 없는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 저자는 어릴 적 눈치를 보고 자랐다고 한다. 그걸 고치려고 했지만 잘 되지 않는다. 도서관에서 눈치 없이 애정행각을 보여주는 커플들, 세계은행 김용 총장의 인터뷰, 그리고 겨울이면 눈치 없는 눈(?)이 내린다. 눈 치우는 사람들 생각 하지 않는 겨울에 내리는 함박 눈
#눈치 나무 빠르거나 혹은 없거나


#수박
지금도 시장에는 수박을 팔고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가리지 않고 수박은 나온다. 물론 계절에 따라 수박 값은 달라질 수 있다. 여름철 수박장수에 대한 기억이 떠올라 책을 읽으면서 흐뭇함을 느꼈다. 수박 장수 아저씨는 커다란 수박에 칼로 삼각형 모양을 만들어 맛보라고 건내준 적이 있다. 돌이켜 보면 그건 수박 장수 아저씨의 꼼수였고 장사비결이다. 또개진 수박을 사야 하기 때문이다. 그냥 지나가는 건 왠지 찜찜하고 이상하다. 이젠 수박을 사려면 마트에서도 살 수가 있다. 하지만 수박장수 아저씨가 건네준 삼각 수박에 대한 추억은 사라졌다. 수박장수 아저씨의 삶의 터전 속 작은 일상,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당연한 것이 떠올라 흐뭇함과 씁쓸함을 같이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나에게 소중한 것들을 꺼내게 만들었다. 행복이란 무얼까 생각하게 된다. 행복은 물질적인 소유도 중요하지만 삶 속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 더 소중하다. 일상 속에 놓치고 지나가는 많은 기억들, 나에게 익숙했던 많은 기억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책에서 '문자','아버지'는 울컥함을 느끼게 된다.여기서 문자란 우리가 쓰는 문자가 아닌 스마트폰 문자 메시지다. 2017년 새상을 떠난 아버지, 저자는 이제 돌아가신 아버지의 자리에 섰다. 그리고 그제서야 아버지의 빈자리를 느끼게 된다.(#아버지 자식과 죽음 사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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