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사랑 수업 - 원빈 스님과 함께 하는 사랑과 존중의 일곱 가지 마음 연습
원빈 지음 / 이층버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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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목적은 깨달음을 구하는데 있습니다. 깨달음이란 책 뿐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얻을 수도 있습니다.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서 얻을 수 있으며, 나 스스로 수행과 수련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에겐 그걸 연습이라고 지칭합니다. 여기서 문득 스님께서 '사랑'에 대해 말하고 있어서 무언가 어색해짐을 느낍니다. 그건 우리 마음 속의 잠재되어 있는 선입견과 편견입니다. 그 누구라도 사랑에 대해 논할 이유가 충분하다는 점이며, 교회의 목사님이 아니더라도, 사랑을 사람들 앞에 꺼낼 수 있습니다. 그건 원빈 스님께서 사람의 본질은 사랑이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잠시 들여다 봅니다. 행복이 점점 더 사라지고 있는 세상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게 무얼까 생각하게 됩니다. 원빈 스님은 우리에게 행복이 사라진 원인을 사랑에서 찾고 있습니다. 무조건적인 사랑이 사라지고, 조건을 우선하는 사랑을 추구하면서 나에게 주어진 기본적인 행복조차 놓치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책에서 말하고 있는 7가지 사랑 연습은 결국 단 하나 , 내 눈동자에 비춰지는 사람에서 사랑을 베푸는 것입니다. 그건 다시 말해 저 먼 곳에 있는 사람에게 사랑을 베풀려 하지 말고, 내 가까이에 있는 사람에게 먼저 사랑을 베푸는 겁니다.


사랑이란 주는 것입니다. 받으려 하지 말고 그냥 내가 가진 것을 상대방에게 주는 것이 사랑입니다. 언제부터인가 누군가에게 무엇을 주면 그에 응당한 걸 받으려는 풍토가 우리 삶 곳곳에 스며들면서 , 갈등의 씨앗이 되고 말았습니다. 내 앞에 놓여진 갈등은 미움과 질투, 의심으로 이어지면서 은연중에 내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었던 건 아닌지 반성해 보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이 가져다 주는 작은 변화입니다. 


스님께서 쓰는 사랑이라고 해서 붓다의 가르침만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보편적인 사랑에 대해 말하고 있으며, 교회에서의 사랑도 함께 내포합니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그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 내 앞에 보여지는 사람들에게 존경하고 아끼는 그 마음, 경애(敬愛)하는 그 마음이 바로 사랑의 씨앗이며 궁극적인 목표가 됩니다. 


무학대사와 태조 이성계가 만나서 대화를 시작합니다. 두 사람의 대화의 주제는 막말입니다. 누가 더 막말을 더 잘하냐에 대한 두사람의 대화 속에는 무학대사가 넌지시 던지는 그 말에는 뼈가 담겨져 있습니다. 무학대사에게 돼지라고 말하는 태조 이성계의 막말에 무학대사는 "폐하는 여기저기 아무리 둘러봐도 영락없이 존귀하신 부처님이십니다."라고 응수하여 맞받아쳤습니다. 여기서 보면 이성계의 승리로 보여지지만 실제로는 무학대사의 막말이 더 고단수였던 겁니다. 부처님 눈에는 부처님이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인다는 그 속담에 대해서 무학대사는 자신의 자화상의 격을 높여가면서 태조 이성계의 타화상의 격을 높여가면서 응수합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나의 자화상을 높이느 것입니다. 두 사람 사이의 대화는 우리에게 한가지 깨달음을 줍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욕을 하고 비난을 쏟는 다면 그것은 결국 나에게 돌아온다는 겁니다.  상대방의 품격을 올려주고 정중히 대하는 것,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푸는 전 결국 나에게 사랑을 베푸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자화상의 격을 높이기 위해서 무학대사가 타화상의 격을 올린 건 바로 이런 이치입니다.나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 상대방의 타화성을 높이면서 나는 비로소 행복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지혜가 없는 자비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연습하겠다는 욕심으로 아무에게나 자신이 생각하는 사랑을 베푸는 척하고, 잘못된 일도 감싸주며, 여기저기 막 참견하면서 다니는 행위를 하게 만듭니다. 결국에는 오지랖이 넓다는 평을 받게 되고, 여러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며, 때에 따라 사랑이라는 이유로 피해를 주기도 합니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그 끝이 오지랖이기에 스스로는 지치고,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 서운하며, 회의감이 들고, 결국에는 화까지 납니다. 이처럼 지혜가 없는 자비 역시 쌍방 모두에게 폭력으로 변해갈 수 있습니다.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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