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여자들
카린 슬로터 지음, 전행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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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뉴스를 보면 매일 끔찍한 사건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한 가정이 해체되는 살인사건, 미디어는 사건의 범인에 촛점을 맞추고 있으며, 정작 그 안에서 피해자에 대해서 잘 비추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갑자기 나타날 수 있는 그런 것들을 들여다 보면,나에겐 절대 안 일어날 것처럼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항상 행복한 사진을 올려놓고, 내 가족의 모습을 sns 에 올리는 건 나의 삶에 누군가 갑자기 끼어들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그렇지 않다. 600페이지 두꺼운 분량의 소설 속에서 캐럴 가족에게 일어난 한 사건은 그들의 삶은 한 순간에 멈춰 버리게 만들며, 살아갈 이유조차 모른채 삶은 해체되어 간다. 


소설의 배경은 1991년 3월 4일이다. 작가는 그 시간을 기준으로 소설을 써내려간다. 캐럴 가족의 세 자매 줄리아, 리디아, 클레어 중 장녀인 줄리아의 실종으로 인해 ,아버지 샘 캐럴의 인생의 방향은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고 있다. 남편의 이상한 행동과 딸에 대한 집착, 도서관 사서로 일했던 샘의 아내 헬렌은 남편의 그런 모습을 견디지 못하도 남편과 이혼하기에 이르렀다. 캐럴 가족의 둘때 딸과 막내딸도 마찬가지였다. 18년동안 서로 연락하지 않고 만나지 않는 상황, 각자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지만 서로에게 무관심한 채 살아간다.


하지만 클레어 스콧의 남편이자 백만장자 건축가 폴의 죽음으로 인해, 건축가였던 폴의 사무실에서 우연히 발견한 영화 한편은 다시 가족이 모이는 이유가 되었다. 이제 헬렌과 리디아와 클레어만 남은 현재 상황에서 자신이 발견한 동영상의 정체에 대해서 찾아 나서게 된다. 이 소설은 1991년을 비추고 있기에 영화 동영상 또한 그때를 향한다. 매킨토시와 도트 프린터, 하드디스크와 5인치 플로피 디스크, 1991년 그 당시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 확장자가 바껴진채 놓여진 이상한 포르노 영화 파일은 클레어 스콧과 리디아가 그 안에 담겨진 동영상의 실체에 대해서 찾아 나서게 되었다. 물론 클레어는 컴퓨터 안에 들어가 있는 잔인한 포르노 동영상에 대해서, 그게 현실인지 가짜인지 머뭇거릴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폴의 배후를 찾아 나서는 과정에서 샘 캐럴이 남겨놓은 유품들 속에서, 폴의 자료들은 1991년 줄리아의 실종과 죽음을 향하고 있었다. 컴퓨터와 하드디스크, 파일에는 암호로 잠겨 있었으며, 폴은 그 안에 자신만이 기억하는 비밀번호를 집어넣고 퍼즐을 맞춰 나가고 있다.


이 소설의 구성은 상당히 치밀하다. 한 개인에게 일어난 살인 사건은 그것이 개인에게 머물러 있지 않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흘러간다. 잔인하리 만큼 무서운 이야기가 소설 속에서 누군가의 배후에 숨어 있으며, 자본과 돈이 가지는 그 힘이 폴의 행동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게 바꿔 놓는다. 더 나아가 인터넷이라는 공간과 컴퓨터 공간, 이 가상의 사이버 세계는 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이며, 우리가 보여지는 웹에서 벗어나 그 안에 숨어 있는 사이버 공간 다크 웹의 실체와 마주하게 된다. 인간의 욕망과 자본의 결합, 그것이 작가 카린 슬로터에 의해 흥미롭게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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