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문학으로 본 일본문화
문명재 지음 / 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 지식출판원(HUINE)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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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설화라고 하면 뭐지? 의문스러움을 내포할 수 밖에 없다. 설화라는 단어는 잘 쓰여지지 않기 때문에 생겨나는 현상이다. 설화는 신화, 전설, 민담으로 나누며, 입에서 입으로 전승해 지금까지 내려온 민중의 삶과, 문화를 그려낸 일종의 이야기다. 설화문학은 구전으로 내려온 이야기들을 문학의 형태로 바꾼 것이며, 단군이야기, 삼국유사가 설화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일본의 설화의 특징은 신화는 다루지 않으며, 전설과 민담을 다루고 있다.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겐지 이야기, 겐지 모노가타리 가 일본 설화문학의 대표적인 경우이며, 곤자쿠모노가타리(今昔物語)는 일본 설화문학의 정수이다. 1000여편의 예화가 나오는 <곤자쿠모노가타리(今昔物語)>에는 일본 설화 뿐 아니라, 인도 설화, 중국 설화까지 함께 등장하고 있으며, 불교 신이 더해진 형태의 민중문화를 마주하게 된다.


일본을 신국이라 부른다. 상징적인 의미이지만 과거 일본은 천황이 지배한 나라였다. 나라의 통수권을 지닌 천황의 존재, 일본에는 각 가정마다 신이 존재하며, 지금까지 신을 모시고 살아간다. 일본 설화의 특징은 헤이안 시대에서부터 지금까지 민중의 삶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으며, 그들은 천년전 어떻게 살아왔는지 생활양식을 엿볼 수 있다. 또한 불교양식과 유교양식이 더해진 형태에 일본 특수의 무사도 정신을 일본 설화을 통해 엿볼 수가 있다.일본 설화를 분석하면, 중국의 설화와 한국 설화를 상호 비교하게 되고, 그 안에서 묘한 동질감을 느낄 수 있다. 그건 고대부터 지금까지 서로 문화적 교류가 있으며, 그들의 삶이 긍정적인 형태와 부정적인 형태로 서로에게 전파되어 갔다.


책에서 관심이 갔던 이야기 하나는 불효에 관한 이야기였다. 우리는 불횽에 대해 효의 반대말로 쓰이고 있다. 특히 윗사람에게 향하는 것이 효의 근본이다. 일본에서 불효는 중의적인 표현을 지니고 있다. <곤자쿠모노가타리슈>에 등장하는 '어린이가 오이를 훔치고 아버지에게 의절당한 이야기' 는 또다른 형태의 불효였다. 실제로 일본에서 불효는 의절이라는 의미로도 쓰여지고 있다. 이 이야기 속에서 아버지가 자식에게 보여주는 의절이라는 행동 양식은 이후 자신의 행동이 자식에게 미칠수 있다는 점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연좌제로 곤경에 놓여진 아버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의절 증서를 내보임으로서 후대에 자손의 씨가 말리는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그건 불효의 형태로 우리 앞에 놓여진 상황이지만 , 그 시대에 맞는 또다른 형태의 지혜였다.


설화는 그렇게 일본의 민중을 향하고 있다, 그들은 어떻게 의식주를 해결하고, 현실에서 수많은 일들이 일어날 때 어떻게 대처했는지도 갸늠할 수 있다. 지금과 비슷한 인간의 군상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에 따라 대처법은 달라진다. 우리에게 놓여진 삶의 희노애락애오욕(喜怒哀樂 愛惡慾) 은 시대에 따라 바뀌고 있으며, 똑같은 상황에 그들은 다른 대처법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설화와 일본의 설화를 상호 비교하는 것도 상당히 흥미롭다 할 수 있다.더 나아가 일본 문학에 대해서 미리 알고 이 책을 읽었다면 좀더 가까이 접근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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