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먹지 못합니다 - 동물병원이라는 작은 사회 속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만남과 이야기
이상철 지음 / 렛츠북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가까운 곳에 동물병원이 있어서 간간히 동물병원을 들여다 볼 때가 있다. 동물 병원 단골 손님은 강아지와 고양이며, 대부분 질병이나 사고로 오는 경우가 많다. 물론 예방 접종을 위해서, 동물과 사람의 접종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들을 미연에 방지 하는 측면에서 오는 경우가 많을 것 같다. 살아가는 공간 가까운 곳에는 병원도 있지만, 동물 병원도 있다. 사람과 정서적 유대관계 속에서 점점 각박해져 가는 세상에서 사람은 사람을 믿지 못하고, 동물에 의지하려는 성향이 강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책은 임상 수의사 경력 18년차 이상철씨의 동물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동물 수필집이라 할 수 있으며, 저자는 동물 병원 에피소드와 반려견의 건강을 지키는 법, 우리나라에서 반려견의 처우는 어떤지,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건 가축 전염병의 실태이다. 책 제목에 눈길이 갈 수 밖에 없었다. <사람은 먹지 못합니다.> 라는 책 제목을 보면서 "뭘 먹지 못한다는 거지.." 그것이 먼저 궁금했으며, 책을 펼쳐 보면 <사람은 (동물 사료를) 먹지 못합니다.> 라는 걸 알 게 되었다. 동물은 사람이 먹는 걸 먹일 때 주의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 책에 꼼꼼히 나오고 있으며, 사람이 먹는 음식을 먹이면, 동물들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성인병에 걸릴 수 있다.


책에서 동물 병원에 일어나는 에피소드 중 하나, 동물 병원에 찾는 특별한 손님 이야기가 눈길이 간다. 그 손님은 진상 손님이며, 동물 병원에서 키우는 강아지 시추를 자신의 잃어버린 강아지라고 우기고 있었다. 여러번 경찰이 출동하고, 문제를 일으키는 그 손님은 동물에 대한 애착이 강한 편이며, 사람을 믿지 못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동물 사랑이 너무 지나치다 보니 생길 수 있는 문제는 동물 병원 수의사가 가지는 직업병이다..진상 손님은 동물병원 수의사에게 만나고 싶지 않은, 또다른 트라우마였다. 


이 책에서 눈길이 갔던 건 가축 전염병이다.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인제, 달걀 살충제 논란, 이 세가지는 내 주변에 자주 나타나고 있는 현상들이다. 10분만 차를 타고 가면 한우 농가가 밀집되어 있고, 닭을 대량을 키우는 닭농가도 있다. 구제역에 걸리게 되면, 이동 금지 명령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까운 시골에 가는 것조차 조심스럽다. 가축전염병이 생겨나는 이유는 농사를 짓는 사람은 줄어드는 반면 가축을 키워서 돈을 벌고 싶은 농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공장식 밀집으로 인해 예전에 구제역 파동이 일어났으며, 시골 외가에 갈 때면 소독약을 몸으로 맞고 가야 했던 기억이 난다. 또한 최근 불거졌던 달걀 살충제도 마찬가지이다. 동물의 질병이 사람에게 옮을 수 있으며, 현재 가축전염병이 근절되지 못하는 이유는 농가와 상인,정부간의 이해관계가 엮여 있기 때문이며, 가축 전염병 예방에 대한 대응방식이 이원화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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