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얘기 좀 합시다! - 13년차 직장인, 사표를 던지다
조연주 지음 / 참(도서출판)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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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요즘 애들은 인내심이 없어,예의가 없고 사가지가 없다. 쉽게 던지는 말한마디가 본인에게 또다른 상처가 될 거라는 걸 그들은 알지 못한다. 어린 시절부터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아는 것이 힘이다.','공부를 잘해야 출세한다' 는 말을 딱지가 않도록 들어야 했던 우리들은 그것이 학교 다닐 땐 유용했지만, 직장에선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그 누구도 말하지 않았다. 학교에서 배웠던 것들이 직장에서 말하는 것과 모순 되어질 때, 그 모순에 대해 혼란을 느끼게 되고, 선택하고 결정내리고 판단하는데 있어서 주저하게 되고 타이밍을 놓치게 된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어'는 괜히 있는 말은 아니었다. 학교에서의 안전한 울타리가 직장에서 통하지 않을꺼라는 걸, 학교에서 배웠던 도덕적 가치관이 사회에서 통하지 않을 때, 그때 우리가 선택하는 것은 자신을 내려놓는 것이다. 차라리 처음부터 사회는 부조리하고 불공평하고 힘든 곳이라는 걸 각인이 되었다면, 우리는 어른들이 말하는 것처럼 인내하고, 참고 견뎠을런지 모른다. 돈의 논리에 따라 흘러가는 갑과 을의 논리, 을로서 태어난 우리는 사회의 보여지지 않는 시스템에 대해 분노하게 되고 참지 못하게 된다. 저자 조영주씨도 마찬가지였다. 직장내에서 조영주씨의 또다른 이름, 조대리는 또다른 차별이었고, 불평등이다.


세상은 우리에게 열심히 하라고 했다. 열심히 하고 나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라고 말한다. 하지만 직장내에서 열심히 하면 자칫 호구가 될 수 있다. 성실함의 대표적인 아가씨였던 저자는 회사내에서 누구보다 제일 먼저 출근했으며, 회사 내에서 결근하거나 땡땡이를 치지 않았다. 바른 생황을 보여주는 저자에게는 조용한 직장생활을 하지만, 그 안에서 또다른 트러블 메이커였다. 할말은 꼭 해야 했고, 그것은 누군가에게 짜증을 일으키는 본보기였다. 그것이 또다른 불이익으로  돌아올 땐 스스로 막다른 길에 놓여져야 했다. 직장 내에서 일아난 작은 사소한 일이 큰 일이 되어서 내 앞에 나타날 때, 처신을 잘하지 못하고, 참지 못하면서, 더 나아가 그날 하필 안 좋은 일이 생긴다면 돈 때문에 내가 여기서 일해야 하는지에 대해 회의감이 들수 밖에 없다. 공감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함에 대해서, 세상이 나의 고통과 슬픔을 이해하지 못함에 대해서 스스로 자신의 내면에 참춰진 분노와 슬픔을 숨겨야 했다. 아버지께서 간암 수술로 인해 상심이 컸던 저자는 상사의 가벼운 말한마디에 대해 침묵해야 했다. 그것은 또다른 비참함이며, 용기 없는 나 자신의 자아를 바라보면서 후회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기업 경영자의 리더십, 시중에 갈린 책들은 상사의 리더십에 대해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책을 들여다 보고, 읽어가지만, 현실 속의 리더는 책과는 다른 비상식적인 리더의 모습 그 자체였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공감가지 않았다. 정답을 알지 못했다.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을 스스로 감내하고 이해해야 했다. 직원의 마음을 알아준다는 것이 그렇게 힘든 것일까,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아도, 마음을 알아준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 저자는 힘을 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학교에서는 '말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다' 고 그러는데, 직장 상사는 그렇지 않았다. 항상 갑의 위치에서 을을 바라보고 있었고, 을을 눈꼽만큽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것은 또다른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게 된다. 누구의 장단에 맞춰야 할지 고민한다는 것은 또다른 불안과 걱정이 되었다.그리고 자신의 견뎌내지 못함에 대해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비아냥 거렸다. 방귀 박사,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사장님에게 그 에티켓에 대해서 언급할 때, 사장은 또다른 방식으로 방어하고 잇었다. 상사는 그 말을 흘려 들었고, 무시하게 된다. 무시는 또다른 폭력이었다. 그리고 두번째 펀치, 말에 의한 비아냥 거림은 또다른 폭력이다. 장난 스런 말과 가벼움, 그 안에 드러나는 것, 직장인의 비애였고, 슬픔이었다.



누구보다 성실했다. 학교에서 교과서에서 나오는 그대로 저자는 살아갔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남는 것은 직장인으로서의 아픔이었다. 13년차 직장인은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내려놓았다. 사표를 썼다. 누군가는 배부른 소리 한다, 누구는 나가면 어떻게 할 거냐, 책임없는 말 한마디를 던졌을 것이다.  세상은 그렇게 누군가의 아픔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고, 그 안에서 또다른 상처를 주고 있었다. 저자는 그러나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내려놓고 자신의 울타리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스스로를 비워 나가게 된다. 비우고 또 비우면 그제서야 보이게 된다. 수중한 것, 가치있는 것, 화재가 발생해도 그것은 놓치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기억하지 못했던 것을 다시 기억하게 되면, 소중한 것들을 챙기게 되고, 자신이 해야 할일을 찾아 나가게 된다. 저자는 그렇게 13년차 직장인에서 또다른 꿈을 펼쳐 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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