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
이도형 지음 / 다연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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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생각, 나에게 놓여진 수많은 생각을 사유라고 말하지 않는다. 사유는 수많은 생각의 편린 중에서 나에게 의미있는 것 , 가치 있는 것을 사유라 일컬으며, 인문학적이면서, 때로는 철학적인 의미를 함유하고 있다. 사람마다 살아가는 방식, 경험의 정도나 환경이 다르기에 우리에게 놓여진 사유의 방식도 다를 수 밖에 없다. 독서를 하고 여행을 떠나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사람들과 만나는 건 바로 사유의 깊이를 더해 나가기 위함이며, 이 책을 읽는 것 또한 저자의 사유의 방식을 통해 나의 삶을 되돌아 보기 위함이다.이 책은 에세이면서,일상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에 대해 90여가지 주제어를 사용해 우리에게 쉽게 사유하는 방식을 전달한다.


처음에 등장하는 건 바로 '일상'이라는 단어이다. 우리에게 놓여진 인생이란 '일상'이 반복되어 나타난다. 떠로는 그것이 층층히 쌓이는 경우도 있고, 모래성처럼 무너지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에는 성을 쌓아가며, 그것을 후대에 전해 주려는 욕심도 가지고 있다. 100년 남짓이라는 우리에게 주어진 인생에서 지구라는 한 공간에서 살아가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기도 하고 영향을 받기도 한다.


책에는 자연에 관한 이야기가 종종 등장한다. 공원과 나무가 그러하다. 우리 주변에 많이 보여지는 공원은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도심속에 있는 공원은 인공적인 성향이 상당히 많이 있으며, 경제와 자연 이 두가지를 저울질 할 때 지금 우리는 자연보다는 경제를 우선하는 성황이 나타나고 있다. 청계천 복원 공사도 자연을 보호하고 보전하자는 성향이 있지만 그 안에는 경제적인 이해관계가 숨어있다. 저자는 미국 유학에서 보았던 미국에 있는 자연친화적인 공원을 보면서, 우리에게 공원이란 어떤 의미이어야 하는지, 공원을 잘 가꾸고 공공재로서 도시 곳곳에 많이 있어야 우리의 삶이 여유로워지고, 윤택해짐을 언급하고 있다. 또한 나무에 관한 색다른 이야기가 눈길이 간다. 우리 한자에 쓰여지는 나무는 부수로서 다양하게 쓰여진다. 성씨에서도 그러하며, 서양에서 나무의 의미를 가진 단어 tree 가 그러하다. 나무의 쓰임새에 대한 다양한 파생어들, 그것이 의미하는 건 바로 인간은 나무를 포함한 자연에서 멋어날 수 없으며, 상호관계 속에서 중요한 의미를 놓치지 않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산책과 산행, 그리고 텃밭. 50대 중반이 되어서 저자는 앞만 보고 달렸던 지난날을 다시 되돌아 보고 있었다. 숨가쁨 속에 살았던 과거에서 벗어나 이젠 사유하고 생각하는 그런 여유로움을 얻으려고 한다. 독서를 하는 것도 그러하다. 독서는 지금 나의 삶과 책에 기록되어 있는 누군가의 경험, 미지의 세계에 대한 탐구의 조화를 찾아가는 것이다. 독서를 통해 나의 생각을 바로 잡을 수 있고, 때로는 스스로를 비판할 수 있다. 올바른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 되돌아 보는 삶이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걸 이도형님의 '사유'를 통해 얻을 수 있다.


여행은 우리에게 새로운 생각을 가지게 한다. 저자는 22년만에 찾은 대만 여행을 통해서 대만의 문화와 우리의 문화를 비교한다. 쑨원이 남겨놓은 삼민주의에 기초한 대만의 감춰진 배려의 모습, 그들과 우리는 똑같은 한자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문화는 조금씩 다른 성격을 가진다. 대만의 지하철에서 보았던 '소심월태간극(小心月台間隙)'을 보면서 소심이라는 단어가 대만에서는 '~주의하세요,조심하세요'의 의미를 지닌다는 걸 깨닫게 된다. 우리가 쓰고 있는 소심에 대해 '옹졸함' 이라는 부정적인 의미와는 다른 의미와 성격을 지닌다. 다시 찾은 대만 여행을 통해 그들의 삶과 우리의 삶을 비교하게 되었고, 어떤 삶의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스스로 반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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