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 3 - 흙과 무지개 한수산 장편소설 3
한수산 지음 / 해냄 / 2003년 6월
평점 :
절판


무언가 자신에게 있는 것을 다해서 그녀를 감싸주고 싶었다. 그러나 우석은 자신이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한다. 가슴에 와 닿아 있는 부드러운 젖가슴도,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그녀의 향기로움도 그것을 지켜내거나 감싸줄 힘이 없다는 절망감에 우석은 마음 속으로 머리를 저었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왜 방이 필요한지를 알 것 같았다. 이 여자를 지키며 쉬게 할 어떤 것도 그는 가지고 있지 못했다 (p9)

최우석은 유곽에서 일하는 금화를 사랑했다.돈을 벌기 위해 들어왔던 하시마 섬에서 금화는코가 뀌어 버렸다. 자신에게 찾아온 사랑, 우석은 분명 금화의 모든 것이며, 금화는 우석에게 있어서 전부나 다름 없었다. 그렇지만 그것은 결국 금화에게 또다른 불행의 씨앗이 되고 말았다. 우석과 윤지상이 하시마 섬에서 탈출을 꿈꾸던 그 때 그들은 탈출을 감행하였고, 우석은 그만 깍아지른 절벽 위에서 큰 부상을 당하고 말았으며, 윤지상 홀로  탈출에 성공하여 미쓰비시 군수시설이 있는 곳으로 탈출하게 된다.


윤지상의 탈출은 광업소가 발칵 뒤집히는 씨았이었다. 징용공과 유곽에서 일하는 금화는 윤지상의 탈출 배후를 물색하였고, 금화에게 고문을 하였다. 하지만 그들은 금화를 죽이지 않았다. 금화는 그들에게 이용할 가치가 있는 조선 여성이기 때문이다. 철저히 밟히게 되었던 금화는 스스로 살아갈 이유를 잃어버리고는 그만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렸다. 크레졸을 마신 길자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죽을 수 밖에 없었다.


징용공들 사이에 벌어지는 이간질, 일본인이 심어놓은 옥중길은 조선인이면서, 일본 앞잡이였다. 그로 인해 조선인 징용공들에게 크게 혼줄 나고 말았다. 점점 더 일본 본토의 상황은 악화되었으며, 하시마 섬에서 캐내야 할 석탄량은 점점 늘어나게 되는데, 이런 상황은 조선인 징용공이나 그들을 감시하는 일본인도 달갑지 않았다. 조선인을 압박하면 할수록, 쥐어 짤 수록 자신에게 돌아올 것이 없었기 때문이며, 매달 조선인에게 80엔의 월급은 그렇게 공제되고 공제되어 빈털털이가 되어간다. 그들은 자신에게 놓여진 처지와 절망감에 곡갱이와 몽둥이를 내려놓고 스스로 파업을 하게 되었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곡갱이와 몽둥이를 활용해 일본인들과 대치하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