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엄마, 사춘기 아이 - 자녀와의 소통을 위한 엄마의 아이공부
박상연 지음 / 푸른영토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실 나는 학창시절 사춘기가 안 올 줄 알았고 지나갈 줄 알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훅 사춘기가 찾아왔다. 질풍노도의 순간이 바로 이런 순간인가 할 정도로 상당히 많이 흔들렸으며, 많이 힘들었다. 내 마음의 변화, 감정의 변화, 행동의 변화가 왜 일어났는지 몰랐고, 스스로 방치되어 있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 질풍노도의 시간은 언제가는 지나가며, 그 순간을 잘 이겨야만 제대로 된 어른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그땐 몰랐지만, 나 자신만 흔들리고 있었던 게 아니라 부모님 또한 흔들리고 상처받았을 거라는 점이다. 책에서 말하는 사춘기 자녀가 무서웠다는 말이 빈소리는 아닌 것이다.


이 책은 원론직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에서 나오는 사춘기에 대한 처방전은 누구에게는 정답이 될 수 있고, 누구에게는 오답이 될 수 있다. 사람마다 사춘기는  다 다르며, 언제 나타나고 언제 사라지는지도 각자 다르다. 물론 부모님에 대한 저항이라던지, 사춘기를 지나가는 방향도 달라진다. 여기서 부모의 역할은 자녀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며, 내 아이가 삐뚤어져도 다시 돌아올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어른도 사춘기 시절이 있다. 내 아이만 사춘기가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 자신이 지나온 사춘기 시절은 잊어 버리고, 내 아이에 대해서 간섭하고, 울타리를 치고 보호하려 든다. 간섭하고 야단치고, 금지하고 명령하는 행동들은 모두 내 아이가 보호하려는 성향이 대한민국 부모에게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런 부모님의 모습에 대해 반감을 표시하고 저항한다. 때로는 반항하고, '싫다','No' 라는 표현을 그대로 노출하게 된다. 이런 과정은 두사람 간에 최악의 상황을 야기하며, 자녀 뿐 아니라 부모 또한 상처 받는다. 자녀들은 자신이 받은 상처를 그대로 표출할 때가 많지만, 어른들은 그걸 삭힌다는 데 있다. 부모는 시간이 지나면 그제서야 자신의 감정을 꺼내고 내 아이에 대해 한번 더 돌아보게 된다.


언젠가는 깨닫게 된다. 사춘기 자녀가 성장해서 어른이 되면, 부모님의 말과 행동에서 틀린게 없다는 것이다. 부모님이 나에게 보여주는 사랑과 믿음의 표현이라는 걸 뒤늦게 깨닫게 된다. 문제는 바로 자녀가 아닌 부모에게 있다. 사랑과 믿음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아이에게 강요와 강제의 형태로 나타내려고 한다는 점이다. 여전히 내 아이는 미성숙하고 보호하느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반면, 자녀의 입장에선 부모님이 간섭하는게 부당하다는 생각이 더 크다. 특히 자신이 하는 행동에 대해 무시한다고 느낄 때 자녀는 더 반항하고, 역효과를 불러온다. 사춘기 자녀의 말과 행동에 숨어있는 의미와 욕구가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말이 쉽지 행동하는 것은 어렵다. 사랑과 믿음의 정의는 무엇이며, 그 추상적인 개념에 대해서 어느 선까지 자녀의 말과 행동에 대해 용납하고, 간섭의 정도는 어디까지인지 부모조차 모를 때가 많다. 자녀에게 간섭하고 강요하는 이유는 바로 부모의 마음이 불안하기 때문이며, 아이가 내가 예측한대로 행동할 때 부모는 안도감을 느낀다. 하지만 사춘기 자녀들은 부모가 왜 그런지 그 의도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엇박자가 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