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로 살아가는 이유
성광모 지음 / 위드윈 / 2017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대부터 청년사업가였던 성광모씨. 중소기업 대표이사로 있으면서, 처음 승승장구 하지만 소송으로 인하여 그동안 쌓아왔던 청년사업가로서 노력들이 무너지게 된다. 그동안 중소기업 대표 이사로 일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중소기업 멘토로 일하고 있다. 책에는 중소기업 운영의 어려움과 대한민국 사회에서 중소기업이 처한 현실과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중소기업 위기.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말을 하고 있다. 그동안 중소기업의 위기에 대해 돈과 인력 문제로 그냥 막연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실제 중소기업이 처한 현실의 근본 이유는 대기업 중심의 정부 시스템에 있다. 대기업 중심 육성 정책은 경제 개발 5개년 이후 우리 나라의 경제 성장을 주도해 왔으나 지금 현재 대기업 중심 경제개발 시스템의 문제와 부작용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으며, 중소기업이 도산할 수 밖에 없는지 저자의 경험과 그 흔적들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또한 제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있는 대한민국의 모습 속에서 대기업 중심의 정책을 유지하다가는 경제가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내비치고 있다.


대기업 중심 경제개발의 문제점은 바로 정부가 주는 수많은 혜택을 대기업은 고스란히 가져가지만 중소기업은 누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제시하는 중소기업 지원 정책에서 정부가 요구하는 요건에 중소기업체가 충족하지 못할 때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은 그림속의 떡이나 다름없다. 여기에는 중소기업 CEO의 고충도  알 수 있다. 분업화되어 있는 대기업 안의 조직 시스템은 효율적이며, 방대하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그렇지 못하다. 직원들 급여 문제라던지, 거래처 지불금액,회계, 제품 개발이나 세금 문제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기술 개발이나 판로 확보 이외의 수많은 문제들과 책임은 중소기업 CEO와 연결된다. 기술 개발과 제품 개발에 급급한 중소기업 사장의 입장에서 회계와 세무까지 신경 쓸 시간이 없기에 대행 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 직원에게 믿고 맡긴 일에 대해서 그 직원이 믿음을 저버릴 때 그 책임은 고스란히 중소기업 CEO로 돌아가게 된다. 그런 현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성광모씨. 중소기업 CEO가 되지 말라고 하는 그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 있으며,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대표 이사가 된다면 각오해야 한다는 그 말 또한 충분히 일리가 있다.


이렇게 우리 나라의 중소기업에 위기가 찾아오는 건 바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과 협력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에게 꼭 필요한 기술이 대기업이 독점해온 특허로 인해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중소기업이 해왔던 사업을 대기업이 빼앗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중소기업이 가진 기술이 대기업에 유출되어도 중소기업은 그것에 대한 법적인 보호장치가 없다. 대기업 우선 주의 정책. 제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고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지만 , 우리 나라 경제 시스템에는 그림의 떡이나 다름 없다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KC 인증기관과 KC인증마크. 이 두가지는 바로 중소기업의 성장을 가로 막고 있는 낡고 고질적인 정책이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물건이나 전기 전자 제품들까지, 품질이나 안정성을 검증하는 KC 마크는 소비자에게 검증된 제품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시스템이지만 ,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출시된 제품이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그 기간 동안 신기술이 유출될 수 있으며, 다른 기업이 먼저 제품을 출시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저자는 낡은 KC 인증 시스템에 대해서 간편화와 중소기업을 우선하는 정책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이 구절을 읽으면서 최근 시행되고 있는 전안법(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 이 생각났다. 소비자가 쓰는 모든 제품에 전안법이 제시하는 기준에 맞춰야 한다는 생각. 대한민국에서 전안법 시행은 제4차 산업을 마주하는 변화에 역행하는 모습 그 자체이다.


저자는 대만이 중소기업의 천국이라고 말한다. 대만과 일본, 스웨덴에서 보여지는 중소기업 육성 정책. 그것이 우리나라에 도입되지 않는 것은 바로 대기업의 이기적인 행태에 있다. 중소기업의 판로 문제를 막고 있는 대기업의 모습과 갑을 관계에 놓여 있는 중소기업의 모습.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대만이 추구하고 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평적인 관계이며, 정부의 현실적인 지원 정책이다. 대기업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막는 정부의 정책이 필요하다. 정부의 말 뿐인 중소기업 육성 정책보다 대한민국 사회에 뿌리깊게 자리하고 있는 관행들이 사라져야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으며, 대한민국이 현재 처해 있는 저성장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