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의 고향 - 한국미술 작가가 사랑한 장소와 시대
임종업 지음 / 소동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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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어떻게 소개해야 할까 미술과 인문학의 만남이라고 해야 할까, 미술과 지리의 만남이라고 말해야 할까. 책에는 예술과 지리와 역사가 모두 있다. 저자는 이 세가지를 모두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생각하였다. 미술에 대한 깊은 관심, 감상을 하는 것에서 벗어나 하나의 미술작품이 탄생될 때까지 화가의 여정을 따라가고 싶었던 것이다. 특히 대한민국 삼국시대 이후 근현대사의 역사까지 이 책을 통해서 알수 있으며, 우리의 역사 속에 숨어있는 아품과 고통도 느끼게 된다. 책에서 소개된 13개의 장소 중에서 눈길이 갔던 지역은 지리산과 제주도이다.


지리산은 전라도와 경상도의 경계에 위치한 국립공원이며 남원,구례,산청,함양,하동군과 인접해 있다. 800만 제곱미터의 거대한 산속, 지리산에는 우리의 아픈 근현대사가 있다. 조선시대 동학 혁명으로 인하여 도망다녀야 했던 농민들과 의병들, 한국 전쟁 이후 빨치산 토벌 작전이 일어나던 곳, 일제 시대 항일운동이 일어났던 곳이 지리산이며, 박경리의 <토지>,조정래의 <태백산맥> 이외에 다양한 문학 작품 속에 지리산이 있었다. 이렇게 거대한 산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으며 지리산 종주를 하는 사람이 많다. 여기서 지리산의 참 맛을 느끼려면 지리산 산기슭을 따라 가는 것이 좋으며, 그 안에 숨어있는 지리산을 느낄 수가 있다. 미술작품으로는 청계 정종여의 <지리산 조운> 과 <지리산 풍경> 이 남아있으며, 인사동 밤안개 여운 화백을 중심으로 지리산의 역사를 화폭으로 옮기는 이들이 생겨난다.또한 지리산 빨치산 활동을 했던 이태의 체험적 수기가 담겨진 영화 <남부군> 과 소설 <남부군> 에 관심이 갔다.


제주도는 삼국시대 이전의 역사는 남아있지 않다. 한반도의 변방에 속해 있으면서 가야와 마찬가지로, 탐라에 대해서 우리는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다. 고려말 원나라의 고려 점령으로 인하여 제주도에 원나라 상인들이 들어와 말을 키우기 시작하였고, 그제서야 제주도의 지리적 위치에 대해 우리가 관심가지게 된다. 조선시대 천연감옥이자 최악의 유배지였던 제주도, 원나라에 의해 원시림을 베어내 제주도 일대를 커다란 목장으로 바꾸었으며, 지금의 제주도의 형태를 갖추게 된다. 요즘 중국인들의 투자가 많아지는 현시점에서 제주도에 일어난 4.3 사건의 역사에 대해서 마주할 수가 있다. 최근 세월호 사태로 인하여 말들 많았던 서북 청년단이 실제 활동했던 곳이 제주도이며, 4.3 사건 이후 민간인 학살이 일어난 배경에 서북청년단이 있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인 사실이다.


책에 소개된 유배지.. 제주도와 진도, 영월.. 이곳은 죄를 짓거나 권력에서 밀린 이들이 유배에 처해진 대표적인 장소이다. 죄의 경중에 따라 곤장의 정도도 달라졌으며, 유배지 또한 자신이 사는 곳이 어디냐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었다. 3000리나 되는 길을 두발로 걸어가야 했던 그들의 삶이 어떤지 이 책을 통해서 느낄 수 있었으며, 가까운 영월은 지금도 험준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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