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1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인규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많은 사람이 읽었던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많은 사람이 읽었기에 손길이 가지 않았던 책이다. 3개월전 우연히 이웃 블로거께서 올린 리뷰 <노인과 바다>를 읽게 되면서 이 소설의 내용이 궁금해졌다. 도서관에서 다른 책을 고르다가 찾아낸 이 소설 속에서, 노인이 얻고자 했던 건 무엇일까. 이 소설 속에서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그것이 궁금했다.

40일간 소년과 노인이 타고간 작은 돛단배. 그 배는 고기를 잡기 위한 배였다. 하지만 40일이 지났음에도 항상 허탕치기 일쑤였으며, 노인을 바라보는 시선들은 안타까움 그 자체였다. 노인이 가지고 있는 외골수가, 그 안타까움을 더 했는지도 모른다. 고기를 잡기 위해서, 포기할 때도 되었건만, 노인이 가진 그 고집을 그 누구도 꺽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게 이 소설은 소년과 노인이 함께 고기를 잡으면서 시작되고, 이제는 노인 혼자 고기와 씨름할 수 밖에 없었다. 저 넓은 바다에서 혼자서 외로움과 싸우면서, 어두컴컴해질 때까지 고기를 어르고 달래야 했던 그 순간, 노인의 마음 속에는 어떤 것이 있었을까 궁금해졌다. 고기를 잡으면서 , 소년이 떠난 그 빈자리, 여전히 노인은 고기를 잡지 못했고 허탕을 치고 돌아와야 했다. 그 노인을 바라보는 소년의 시선은 어쩌면 운을 가진 소년과 운이 없는 노인을 대비시키고 있다.

고기를 잡는다는 그 행위 속에서 노인의 모습은 바로 우리의 삶 그자체였다. 큰 청새치를 잡겠다는 그 일념에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고, 고기를 낚기 위한 미끼를 바꾸지만 고기는 잡힐 듯 잡힐 듯 노인의 주변만 맴돌 뿐이었다. 노인의 낚싯줄을 물면서도 노인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그 고기가 두려웠는지도 모른다. 조그만 돛단배 위에서 노인의 독백 속에 숨어있는 그 안에서, 청새치는 어쩌면 로또였는지도 모른다. 인간은 항상 로또가 걸리길 기대하지만 정작 로또가 걸리면, 그것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잘 모르게 된다. 인간이 가지는 인간다움이란 무엇일까, 목표와 성공을 이루고 싶어서 발버둥 치는 인간의 군상들, 노인이 가지는 마음 속에 숨어있는 과거에 존재 했던 거대한 고기를 다시 낚을 수 있다는 희망과, 그 고기를 잡으면 어떻게 감당해야 할런지에 대한 두려움, 노인은 자신에게 다가온 그 선물을 스스로 감당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것이 노인이 2박 3일동안 청새치와 밀고 당기는 순간이었으며, 그 과정에서 상어라는 놈이 노인의 행위에 대해 훼방을 놓게 된다.

사실 돌아보면 그렇다.  <노인과 바다> 속의 노인과 청새치, 상어는 연극에 존재하는 하나의 소도구로서 성공이라는 것을 추구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그 소도구가 어떻게 쓰이는지에 따라 성공의 결과는 달라지며, 때로는 아무것도 건지지 못할 수도 있다. 여기서 결과물이 없다 해서 우리는 그것이 실패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성공과 실패 그 경계선에서 인간은 존재하게 된다. 성공하기 위해서 수많은 실패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실패와 마주하기 싫어진다. 실패라는 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미이며, 실패의 경험이 쌓일수록 우리는 항상 도전에 대해 두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소설은 그렇게 우리 삶 그 자체를 노인을 통해서 말하고 있으며,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비추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