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쓰러졌다 - 세 남매의 치매 아빠 간병 분투기
고바야시 유미코 글.그림, 하지혜 옮김 / artePOP(아르테팝)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만화책이다. 첫 표지에 보여지는 다섯 사람은 한 가족이며, 부모님과 세 남매 간에 일어날 수 있는 평범한 우리 삶을 그려내고 있다. 사쿠라이 시게키(73) 와 아내 고즈에(71),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오오타 아오이(42), 케이(39), 사키(37) 이렇게 다섯 사람은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으며, 건강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며 살아간다. 하지만 시게키가 어느날 쓰러지면서 많은 것이 바뀌게 된다. 뇌경색으로 인해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했던 시게키. 병원에서 더 치료 받아야 하지만 , 그들에게 주어진 의료시설은 시게키가 병원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되지 않는다. 그래서 아버지 병간호와 재활치료를 아내 고즈에(71) 가 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업친데 덮친 격이라고 해야 할까. 고즈에에게 찾아온 뇌종양으로 인하여 고즈에 마저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부부에게 갑자기 찾아온 병... 두 사람의 병은 갑자기 찾아온 것이 아니었다. 우리의 일상 속에서 그냥 스쳐 지나갔던 많은 것들, 그것을 우리는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증상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으며, 두 사람이 병이 걸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상생활에서 물건을 떨어뜨리고, 어떤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 말을 어눌하게 하는 것,그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일어나 생긴 것이며, 고즈에의 뇌종양 또한 전조현상이 먼저 있었다. 다만 남편의 뇌경색으로 인하여 그 병이 숨어 있었던 뇌종양이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슬픈 일은 연거푸 일어난다는 말이 바로 이 만화 속에 있었고, 세남매는부모님의 건강 문제와 고즈에의 마지막 삶을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할 수 밖에 없다.

이 만화 속 이야기는 실제 내가 겪었던 이야기들이 있었다. 시게키의 치매는 바로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경험했고, 외할머니를 병원에 모시기 위해 여기저기 다녔던 기억이 난다. 결국 병원에서 퇴원해 요양병원에 모실 수 밖에 없었으며, 요양병원에서 결국 돌아가실 수 밖에 없었다. 여기서 일본의 의료체계와 우리의 의료체계는 분명히 다르다. 요양원과 요양병원에 들어갈 수 있는 기준이 바로 치매환자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 그렇지 않으면 요양병원에서 정부에서 주는 보조혜택을 받지 못하고, 비싼 돈을 지불할 수 박에 없다. 나 또한 외할머니께서 요양병원에 입원시키기 위해서 치매 처방을 의사에게 치매 환자라는 걸 입증하는 증명서를 요양병원에 제출하고 나서 외할머니께서 입원할 수 있었다. 처음 들어간 요양병원은 최근에 지어진 병원답게 시설은 괜찮았지만 뭔가 불편함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이곳에 들어가면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 없다는 두려움과 공포..그걸 요양병원에서 느꼈다..

만화 속에는 뇌종양이 걸린 아내 고즈에는 의식이 없기 때문에 직접 음식을 섭취할 수가 없다. 그래서 위루를 만들어 영양물을 주입시키는 의료적인 방식을 통해서 음식을 우리 몸에 집어넣게 된다. 여기서 위루를 시행하면 그 사람은 호홉에 있어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외숙모 또한 돌아가시기 전 폐렴으로 인하여 병원에서 위루를 직접했기에 잘 알고 있다. 세 남매에게 있어서 어머니에게 직접 위루를 한다는 건 어쩌면 조심스럽고 죄송스런 마음이 들거라는 사실에 대해 공감한다. 외사촌이 직접 그걸 경험했기에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가고 공감이 갔다. 이처럼 우리의 인생의 끝자리에서 죽음과 삶의 경계선에서 무언가 선택하고 결정한다는 건 쉽지 않다. 그걸 이 만화 속에서 느꼈고, 그 마음을 알기에 슬플 수 밖에 없다.건강하게 살다가 건강하게 이 세상과 이별하고 싶은 우리들의 마음은 그게 참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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