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해 질 무렵 안개 정원 - 퓨처클래식 시리즈 05 퓨처클래식 5
탄 트완 엥 지음, 공경희 옮김 / 자음과모음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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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역사에서 가장많이 언급하고 있는 것이 조선 말엽 일본에 의해 조선이 합방되고, 1945년 일본이 패망한 직후, 100년 정도의 역사이다. 일제 치하에 조선인들은 전쟁과 일본의 사회 간접 시설에 투입되었으며, 그들의 수족 노릇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우리가 제1차 세계대전에 대해서 유럽의 모습과 동아시아의 모습만 비추어 왔지 정작 가까운 인도차이나 반도 주변 국가의 역사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지금은 미얀마라 부르는 과거 버마 지역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대만까지 그 지역 또한 일본이 점령하였으며,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다. 이 책은 그렇게 인도차이나 반도 국가중 말레이시아에서 자행된 일본의 침략과 관련하고 그들의 일상을 테오 윤리으이 삶을 통해 투영하고 있다.

소설 속 주인공 테오 윤링에게는 오빠와 언니가 있었다. 일본군 포로수용소에 끌려 가야했던 테오 윤링과 3살 많은 언니 테오 윤홍..테오 윤홍은 포로 수용소에서 결국 살아서 돌아올 수 없었으며, 윤링에게는 그것이 아픔으로 남아 있다. 일본이 패망하고 판사가 되었던 테오 판사는 전범 재판을 주로 맡았으며, 일본인에 의해 자행된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게 된다. 하지만 테오의 마음 속 무의식적인 곳에는 일본이 자행했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었으며, 그것이 습관으로 계속 이어지게 된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들과 마주해야 했던 지난날 , 언니의 죽음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은 언제나 테오에게 있었다. 테오 윤링에게 미스 테오라고 부르는 그 이면에는 여전히 결혼 하지 않고 홀로 살아가고 잇음을 짐작케 한다.

소설 속에는 일본인이 등장한다. 나카무라 아리토모. 그는 일본인이엇으며, 천황을 위한 정원사였다. 하지만 그는 천황이 요구하는 정원사로서의 제안을 거절하였으며, 말레이시아로 올 수 밖에 없었다. 이곳에서 일본에 의해 강제 징용될 뻔한 말레이시아인들을 도와 주었으며, 정원사로서 자신의 일을 하고 있었다. 또한 테오 윤링이 언니 윤홍을 기억하게 해 주는 다리 역할이었으며, 정원을 꾸미는데 도움을 주고 있었다. 물론 테오 판사는 아리토모에게 정원을 꾸며 달라는 요청을 하지만 아리토모는 그 제안을 거절하였으며, 윤링이 직접 정원을 꾸밀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승과 제자의 역할이다. 두 사람의 관계 속에서 아리토모가 정원을 꾸미는 것보다 윤링이 직접 정원을 꾸미고 다듬는 것이 언니에 대한 기억을 재생시킬 수 있었으며,자신의 깊은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던 하나의 구심점이었다.

그렇게 이 소설은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해서 우리와는 다른 관점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마냥 과거의 역사에 사로잡혀 일본에 대한 분노와 고통의 나날을 간직한채 살고 있다. 하지만 테오 윤링에게 있어서 일본에 대한 기억은 분명 아픔이지만 여전히 자신의 삶은 이어져야 하며, 그 안에서 치유받고 회복하는 과정이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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