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주인간 천승주 - 2023 문학나눔 선정 도서 열림원어린이 창작동화 1
김경은 지음, 혜캉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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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주야,너도 파스퇴를 선생님의 말씀을 잊으면 안 돼. 발견의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오는 거야."

우리는 그날 파스퇴르 우유을 '1+1' 증정 행사로 두 통이나 샀다. (-16-)

엄마와 아빠는 같은 대학원의 다른 학과 학생이었다. 엄마는 의대 기생충학과의 조교였고, 아빠는 공대 우주과학과의 조교였다. 어느날 아빠는 조교실에서 오징어회를 먹고 배탈이 났다. 대변을 보니 기생충처럼 보이는 무언가가 있어, 아빠는 당장 그것을 가지고 기생충학과 조교실로 갔다. (-22-)

밤하늘의 별이 오늘따라 코딱지만 하게 보였다. 나는 집 앞 고원의 언덕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 천문학자인 아빠가 동네에서 별이 가장 잘 보이는 자리라고 소개해 준 곳이었다. 이곳에 올 때면 나는 아빠가 딴 박사 학위가 사실은 위조된 것은 아닐까 의심하고느 한다. 그만큼 이곳에서는 별이 잘 보이지 않는다. (-33-)

"천승주, 네가 왠 도서실?"

나는 흔들리는 앞머리르 옆으로 쓸어 넘기며 대답했다.

"내 인생에 침입자가 나타났거든. 놈을 내쫓으려면 정보가 필요해."

"인터넷에 검색하면 되잖아."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46-)

도하와는 4학년인 작년에도 같은 반이었다. 새학기면 아이들은 서로를 탐색하며 그 아이의 특징을 하나씩 잡아냈다. 나의 경우, 기생충학자의 딸이라는 점이 특징이었다. 아빠가 천문학자라고 아무리 말해도 소용없었다. 천문학보다 기생충 쪽이 놀리기 재미있었으니까. (-57-)

천승주 네 몸에 기생충 주입 실험, 얼마든지 해도 돼. 지구의 기생충처럼 하등한 생물에게 내 집을 빼앗길 일은 없을 테니까.

안팎으로 모두가 난리였다. 나는 아수라장 속에서 도하와 제로에게 똑똑히 말했다. (-69-)

우리는 편의점의 파라솔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입에 물었다.

"시모토아 엑시구아 말이야. 정말 책임감이 강하다고 할 수 있을까?"

내가 물었다. 시모토아 엑시구아는 물고기의 혀가 떨어져 나갈 때까지 피를 빨아 먹고 , 그 빈자리에 정착해 혀 노릇을 하는 기생충이다.

"글쎄[ 숙주가 죽을 때까지 계속 남아 있으니까 의리가 있다고는 할 수 있지 않을까?" (-91-)

기생충학자 엄마와 천문학자 아빠 사이에 태어난 천승주는 평범한 아이였다. 초등하교 5학년, 공교롭게도 과학의 날에 태어난 천승주는 아빠와 엄마의 기대치를 한 몸에 받고 성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학교에서, 천문학자인 아빠와 기생충학자 엄마가 가진 직업 으로 인해 새로운 별명이 생기고 말았다. 아빠보다 별을 더 좋아하는 천승주는 공교롭게도 친구들이 기생충 관련 별명이 있다.

엄마는 기생충학자 답게 직업병을 가지고 있다. 무엇을 먹던, 무엇을 보던 간에, 기생충, 박테리아의 기준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모기가 물어도,아이스크림을 먹어도, 그것은 어떤 기생충과 함께 한다. 그런 모습은 천승주에게도 그대로 물려받게 되었다. 그리고 기생충은 기생충에게 필요한 숙주가 있다, 이 소설에서 숙주란 주인공 천승주였다.숙주는 기생충이 살아가는 최적의 공간이다.

지구인 천승주 앞에 외계에서 갑자기 나타난 외계침입자 기생인간 제로가 나타나게 되는데, 둘 사이는 점점 더 우정을 쌓아가게 되고, 친구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을 제로와 함께 하고 있었으며, 둘 사이는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고, 가까워지고 있었다.

청소년 소설 『숙주인간 천승주』 을 읽어보면, 천승주의 마음과 행동에 동화될 수 밖에 없었다. 나의 의지와 다른 어떤 일들이 발생하고, 그것에 대해서,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다. 어떤 상황이 나타나도, 기생충학자처럼 생각한다. 친구들이 별명을 붙인다 하도, 감매할 수 밖에 없다. 아빠와 엄마의 직업이 내 의지와는 무관하기 때문이다.공교롭게도 같은 반 친구들은 그것으로 유치한 별명을 붙이고 해석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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