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 겐고, 건축을 말하다
구마 겐고 지음,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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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나를 나무에 비교할 경우, 나에게 흙, 물,빛 ,바람은 어떤 것이었는지 생각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흙, 물, 빛,바람은 아무리 검색을 해도 찾아볼 수 없을 뿐 아니라 나 스스로도 잊어버리기 쉽다. 
그것들을 기억해내는 단서는 '장소'였다. 그렇기 때문에 각 장의 제목은 장소의 이름을 사용했다. 연대순으로 기술하는 방식을 택했다. (-7-)


바꾸어 말하면 모든 장소가 경계다. 그것을 발견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을 뿐이다. 이동을 하지 않으면 자신운 그저 '자신'이라는 자명하고 범용한 존재일 뿐이며, 자신의 집도 그러 지루한 집으로 남을 뿐이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그곳이 경계에 놓여 있는 스릴 넘치는 장소라는 사실을 발견할 수 없다. (-20-)


나는 두 살부터 이 흙가루가 떨어져 있는 다다미 위에서 틈만 나며 나무 쌓기를 했다. 몇 시간이고 침을 흘려가면서 나무를 쌓았다. 책상 위가 아니라 다다미 위에서 이리저리 뒹굴며 작은 나뭇조각들을 늘어놓고 조립해나가는 방식이 내게는 더할 나위 없는 즐거움이었다. (-74-)


나는 어린 시절부터 지면에 관심이 많았다. 장화만 신고 다녔던 이유 중의 하나도 그것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장화를 좋아했던 것은 아니고 맨발로 장화를 신는 것을 좋아했다. 맑게 갠 날에도 그러했다. 맨발로 장화를 신으면 흙의 감촉이 직접 발바닥에 느껴져 행복하고 편안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맑게 갠 날에 장화를 신고 여기저기 신나게 뛰어다니는 ,약간은 특이한 아이였다.(-63-)


그렇게 고민에 잠겨 있을 때 아타미의 부지를 방문하여 휴가별자을 설계한 타우트를 다시 만난 것이다.'관계' 라는 말을 만나게 되면서 여러가지 문제가 해결되었다.
건축물을 감춘다고 좋은 것도 아니고 너무 눈에 띄게 한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그 건축물이 서 있는 장소와의 '관계'를 생각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자 눈앞이 갑자기 밝아졌다.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의미에서 거대한 존재였던 아버지도 세상을 떠나셨다. 내가 무엇을 해야 좋을지 비로소 보이기 시작했다.(-127-)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 전철에는 타고 싶지 않다. 일종의 거부권이다. 디자인의 기본은 거부권이다."이거 좋은데." 라는 감각은 사실 그다지 창조적이지 않다.,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무엇인가를 '좋다'고 말하는 것이니까 그 'YES'는 현상의 일보를 긍정하는 것뿐이며, 거기에서 무엇인가 새로운 것이 탄생하지는 않는다. "이거 좋은데"는 보수주의의 별명이다. (-164-)


우리집에도 신부님이 자주 놀라와 주었다. 평생 독신을 관철하며 신에게 인생을 맡긴 사람들이라고 해서 무서운 느끼도 들었지만 그들은 정말 사랑이 넘치고 즐거운 사람들이었다.맥주를 마시며 어머니가 내놓는 요리를 먹었고 마지막에는 우리 집의 작은 욕조까지 이용했다. (-189-)


요시다 겐이치는 1912년 생, 단게 겐조는 1913년생이다. 그들의 청춘 시대, 건축은 공업화 사회의 리더로서 빛이 나는 뜨거운 존재였다. 그러나 요시다 겐이치는 그런 시대가 오랫동안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을 것이다. 또는 그런 건축관의 천박함이나 상스러움을 깨달아 건축을 포기하고, 성숙한 저정장 시대에 어울리는 비편 세계로 뛰어들었을 것이다. (-206-)


건축가는 보통 직접 제작한 건축물의 내부를 모두 컨트롤하려 한다. 자신의 미학이 허용하는 것만으로 세사을 채우려 하는 것이다.개방적이고 민주적인 건축을 주장하는 사람들조차 그런 식으로 컨트롤을 하려는 습관이 있다. (-264-)


마을을 통째로 도면화하려면 적어도 두세 시간이 필요하다. 마을 사람들은 누구인지, 무엇을 하는 것인지 전혀 모른다. 지저분한 옷을 입고 수염도 길게 자란 정체를 알 수 없는 아시아인들이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면서 잠시 들렀다 갔다는 정도의 인상만 남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한 달 보름 동안 계속해 100군데 가까운 취락을 도면화한다. (-280-)


건축은 무엇이며, 건축이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이 무엇인지 알려면, 건축가의 어린 시절의 성장가 경험을 이해하면 된다. 건축은 점과 선과 면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건축가는 그 선의 미학을 완성한다. 자신의 명확한 가치와 정체서을 완성하는 법을 구마 겐코를 통해 찾아낼 수 있다. 1954년생 구마 겐고는 일본을 대표하는 건축가이며, 작고,낮고,느린 건축을 지향하고 있다.그는 미니멀리즘 건축 철학과 자연미를 건축에 내재한다. 자연과 인간의 합일, 우리 삶의 본질을 이해하려는 시도에서 건축이 시작되었고, 발현하고 있었다.그가 내세우는 건축의 표본은 저자의 삶을 이해할 수 있고, 그가 보여주는 건축 양식은 우리 현대의 건축이 지향하는 노선과 겹쳐지게 된다. 그동안 성장 중심주의에서 건축 트렌드는 수직적이면서, 비인간적인 인공구조물이다. 하지만, 탈성장주의에서 건축은 달리하여야 한다. 수평적인 건축, 자연과 가까운 건축이 현 트렌드와 겹쳐진다. 그래서 건축가는 그 시대의 시대적 흐름을 꿰뚫고 있어야 위대한 건축가로 남게 된다. 저성장 사회, 아이를 낮지 않으려는 풍토 속에서 세대 수가 늘어나는 현 시대에,미니멀리즘 건축 양식이 새로운 트랜드로 바뀌고 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 과정에서 환경과 인간의 삶을 일치하려는 시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자연환경적인 면에서 큰 차이가 나고 있으며, 일본은 지진과 해일,화산 폭발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그래서 아파트보다는 단층의 낮은 건축을 추구하며, 좁은 공간을 넓게 활용하는 건축양식이 발달한다.  일본은 지리학적으로 보건데 ,태생적으로 높은 건축을 짖기에는 적합하지 않는 사회구조과 문화를 가지고 있다. 외국의 침략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1000년 넘는 장구한 시간동안 일본의 건축양식은 변화의 폭은 거의 없으며, 한국과 달리 , 낮고 작은 미니멀하고, 수평적인 건축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였다. 이 책을 보면, 왜 일본이 구마 겐고의 건축양식을 좋아하는 지 알 수 있고, 한국의 대기업 총수가 구마 켄코의 건축 스타일을 한국에 적용하려고 하는 이유를 살펴보게 된다. 인간과 환경, 서로 친환경적이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마음의 여유와 심리적인 틈새가 보이는 건축양식, 삶이 사람과 엮이고, 사람과 사물이 엮이는 구조 안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땅을 집고 살아가는 우리의 건축양식의 기본 철학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대한민국의 건축문화와 일본 건축문화는 어떤 면에서 다른지 하나하나 비교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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