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 매일 쓰는 사람 정지우의 쓰는 법, 쓰는 생활
정지우 지음 / 문예출판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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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을 잘 담아내기 위해서는 그 대상을 이해하는 자신의 맥락을 써야 한다. 자기만의 맥락없이 대상 자체를 그저 기술할 경우, 자기만의 시선이 드러나기 어렵다. 결국 자기의 시선이란 자기의 맥락과 다르지 않다. 길가에 핀 꽃이 예쁘다, 아름답다, 알록달록하다, 라고 기술하는 것은 시선을 담은 글쓰기가 아니다. 오히려 그 꽃이 왜 그날, 그 순간 ,그때의 나에게 아름답게 보였는지 '자신만의 맥락'을 쓸 필요가 있다. (-24-)


우리는 시선의 존재가 되기 위해 글을 쓴다. 나만의 시선으로 세상 모든 것을 용서하고, 그 응시의 기록을 남기고자 글을 쓴다. 관념으로 도피하지 않기 위하여, 끊임없이 대상 곁에 살아 있기 위하여. (-26-)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권리'를 탄생시키고, 세상에 없던 것으로 취급되었던 '입장'을 이해하게 되며, 그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대상'을 알게 하고, 억압되고 억눌리고 은폐되었던 그림자 속 존재들을 들춰내 '존재'하게 만든다. (-34-)


에세이는 정서로 모든 것을 말한다.
그 정서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고, 인간을 대하는 태도에 균열을 일으키며, 세상을 마주하는 순간에 파열음을 낸다. 내가 좋아하는 자가들은 거의 예외 없이 무척 멋진 자기만의 정서를 지니고 있다.(-56-)


10년 넘게 글을 쓰고 싶다는 사람들, 글을 쓰는 사람들, 글로 벌어먹고 사는 사람들, 글 쓰느 일을 부업이나 삶의 한 측면으로 지니고 있는 사람들을 살펴보면서 알게 된 묘한 결론이 하나 있다. 의외로 글을 쓰는 일에는 글쓰기 자체보다 다른 요소들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내 주변에서 지금깓지 꾸준히 글을 쓰는 사람들을 보면 , 대게 글쓰기에 투사된 다른 욕망들이 있다.글을 써서 돈을 벌고 ,유명해지고, 사람들 앞에 서고 강연을 하고,어디에 소속되지 않은 채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등의 욕망이다. 이런 욕망은 붓후적인 것 같지만, 때로는 본질적인 것이기도 하다. (-75-)


자기 삶의 상처들을 어느덧 웃으며 말하고, 그 위에 유머를 더하고, 하나의 서사로서 부드럽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되면,그는 온전히 살아가고 있는 것이라 봐도 될 듯 하다. 그러니 사람은 계속 말해야 하고, 사람에게는 말할 창구가 필요하다. (-96-)


문자가 지시하는 문자 너머의 세계에는,어떤 영상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광대한 상상이, 그 밖의 방법으로는 설명할 길 없는 심오하고도 복잡한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다.문자는 그 광대한 세상으로 들어서는 문과 같은데, 그 문에는 오직 인간만이 들어설 수 있다. (-127-)


글이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지 못했을 것이다. 인간은 글과 언어로서, 자신의 생각을 썼고, 생각과 삶을 정리하게 된다. 단순히 글을 쓰는 것을 넘어섯, 장르를 구별하고, 개념을 정립하였으며, 나만의 생각을 글에 담아낼 수 있다. 글에 힘이 있으며, 깊은 울림이 있고, 공감과 이해의 힘을 만들게 된다. 글은 단순히 개인의 생각을 담아내는 것을 넘어서서 집단적 지성의 힘으로 연결될 개연성을 확보한다.


돌이켜 보면, 소설가도 글을 쓰고, 에세이스트도 글을 쓰고, 시인도 글을 쓴다. 박사 논문을 쓰는 학생도 글을 쓰며, 일기를 쓰는 사람들도 어느정도 글을 쓸 수 있는 논리정연함이 있다. 글은 단순히 글로 남겨지는 것이 아니라 시선이 있고, 맥락이 있으며, 자기만의 정서가 있다. 맥락이 없는 글은 그 글의 힘이 빠질 수 있다.내가 보았던 어 떤 한 시점과 어떤 시선에 무언가를 보았을 때,그 보았던 것이 글에 반영되려면, 그 시점의 전후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단순한 시선을 특별한 시선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힘은 맥락에 있다. 꽃을 보고 단순히 감동을 느꼈다가 아닌, 나는 왜 그 꽃을 보고 감동을 느꼈는지,그 맥락이 들어가야 글이 완결된다. 그리고 글은 인간의 생각을 확장할 수 있는 힘이 생기고, 없는 개념을 새로운 개념으로 확장한다. 100여 년전만 하여도 조선시대 사람들에게 자유라는 단어는 없었다. 머슴으로 살아왔지만, 스스로 머슴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건 그래서다. 서구 문물이 조선반도에 물밀듯 들어오면서, 서구가 강조하였던 EREE, FREEDOM을 자유로 번역하게 되면서, 자유의 가치와 개념을 만들었고,글에 반영할 수 있었다. 이 책에 나오는 글 하나하나 단순히 이론에 그치지 않는다. 1만장 이상의 A4 종이에 글을 써왔던 저자의 남다른 글에 대한 애착이 시선으로 옮겨지고, 경험이 반영되면서, 체득한 것들 하나하나가 책 속에 엮여지고 있었다. 글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공포심리를 자극하였던 글이 나의 변화와 치유와 위로의 씨앗이 될 수 있으며, 내가 쓴 글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자긍심이 글을 쓰는 주요한 동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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