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스마트 소설 스마트소설 외국작가선 1
주수자 옮김 / 문학나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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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을 위해 여러가지를 준비해온 시골 남자는 가장 귀중한 것을 문지기에게 뇌물로 사용한다. 문지기는 모든 것을 다 받으면서 "받아두기는 하지만, 그건 단지 당신이 해야 할 일을 소홀히 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받는 것뿐이요."라고 말한다. (-10-)


아이는 비웃듯이 말했다. 그러고 보니 뭔가 알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러나 확실하게는 알 수 없다. 그저 이런 밤이었던 것처럼 생각될 뿐이다. 애 생각엔 조금 더 가면 알게 될 듯 했다. 알고 나면 큰일이니 아직 모르고 있을 때 빨리 이 귀찮은 짐을 내버리고 이곳에서 빨리 도망쳐야 할 것만 같아 나는 더욱 더 걸음을 재촉했다. (-43-)


반 시간만에 나는 지난 주에 매일 두 번씩 갔던 막다른 골목길을 찾았고 , 촌스럽게 칠해진 붉은 기둥이 있는 상점과 브로치를 팔고 있는 보석 상점을 발견했다. 그러나 세 개의 들보가 있는 그 초록색 상점은 찾을 수가 없었다.
하룻밤 사이에 헐렸겠지, 하고 당신은 말할지 모른다. (-110-)


그건 왜냐하면 전쟁이 발발한 탓이었다. 내가 아들과 계집년이 발각된 지 나흘 후에 전쟁이 떠졌다. 내 아들은 그날로 징집되었다.나는 그 얘가 떠나갈 때 손 한번 잡지 못했다. 그날 이후 우리는 한 마디의 말도 나누지 못했다. 한때는 내 아들이었던 그 애는 전선에서 편지 한 장 보내오지 않았다. (-145-)


"논리의 반만큼도 유용하지 않아.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하니까.그리고 사랑은 언제나 일어나지 않을 일들만 말하고, 진리가 아닌 것을 믿게 만들지. 사실 사랑은 너무도 비실용적이야. 지금 같은 시대에는 실용이 전부야. 나는 철학으로 되돌아가 형이상학이나 연구해야 겠다." 
학생은 이렇게 중얼거리며 방으로 돌아가 먼지에 덮인 큰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172-)


에프라임은 온유한 성품이었다. 너무도 온순해서 어떻게 저런 사람이 대금 징수자가 되었을까 의문이 들 정도였다. 그는 착하고 통통한 양을 연상시켰는데 목소리도 딱 그런 모습과 어울렸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는 어린 아이처럼 감탄하는 표정이 고정불변의 가면처럼 새겨져 있었다. 만약 사람들이 그에게 대금을 지불하면 그는 즉시 그 부유함에 대해 감탄할 것이다. 만약 다음에 오라고 미루거나 하면 그는 냉정함에 당황한 것처럼 행동했다. 그처럼 그의 끔찍한 동포를 닮지 않은 유대인도 없으리라. (-185-)


침대 속에서 작가는 꿈이 아닌 꿈을 꾸었다. 어느 정도 잠이 들자 여전히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그의 눈앞에 사람들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는 자기 내면에 혀언할 수 없는 그 젊은 무언가가 눈앞으로 사람들의 긴 행렬을 몰고 가는 상상을 했다. (-227-)


말그대로 스마트 소설이다. 이 소설은 SMART 가 아닌, 미니멀에 가까운 뜻을 간직하고 있다. 초단편 소설로 이루어진 스마트 소설이다. 그건 이 소설에 등장하고 있는 작가들의 면면을 보면 프란츠 카프카 Franz Kafka | 1883-1924,   나쓰메 소세키 Natsume Soseki | 1867-1916 ,버지니아 울프 Adeline Virginia Woolf | 1882-1941 ,로드 던세이니 Lord Dunsany | 1878-1957, 에이빈드 욘손 Eyvind Johnson | 1900-1976 ,오스카 와일드 Oscar Wilde | 1854-1900, 조지프 러디아드 키플링 Joseph Rudyard Kipling | 1865-1936 사키 Saki | 1870-1916 셔우드 앤더슨 Anderson, Sherwood | 1876-1941,  에드가 앨런 포우 Edgar Allan Poe | 1809-1849 가 등장하고 있었다. 멀리 보면 200년전 우리의 모습이 문학소게 투영되고 있으며 ,가깝게는 50년전 우리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책 속에는 그 시대에 해당되는 생활 상, 사람들의 삶의 패턴 뿐만 아니라,지금은 사라진 과거의 원형을 엿볼 수 있고,지금과 비슷한 인가의 본성, 생활 패턴과 습관이 보여졌다. 특히 나쓰메 소세키의 십야몽은 그의 단편이 모여있는 한 권의 소설, 몽십야에 있는 책이며, 우리의 인간적인 면모를 관찰할 수 있다. 초단편 소설 중 조지프 러다아드 키플링의 <슈산의 유대인들>은 고리대금업자로 손꼽히는 유대인의 일상을 도출할 수 있다. 즉 그들이 유럽사회에서 악명높았던 건, 그들의 도덕성이나 성격,기질과 무관하다.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그들만의 돈거래, 상황에 따라서, 돌변하는 말과 행동 패턴들을 보면,그들이 그냥 유애인이 아니구나 느낄 정도이다. 즉 이 책을 읽게 되면, 짧은 단편이지만, 유대인의 과거, 유대인의 역사, 유대인이 추구해온 돈거래 방식들에 대해 호기심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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