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선희 대기자의 글맛 나는 글쓰기
양선희 지음 / 독서일가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어학자 찰스 리와 산드라 톰슨(Sandra Thompson) 이 세계의 언어를 주제중심성(topic prominence) 와 주어 중심성(ject-prominence)이라는 개념으로 분류했는데, 한국어는 주제와 주어가 모두 중심이 되는 언어로 분류했다. 주어중심성은 주어와 술어의 관계가 분명한 언어다. 그러나 주제중심성 언어의 경우 문장의 주제(화제)가 명시적으로 드러나는 데 비해 주어는 크게 중시되지 않아 주제어와 서술어 간의 의미 또는 문법적 관계가 성립하지 않아도 문장 구성이 가능하고, 주어 생략이 가능하며 주어가 없는 무주어문, 이중주어문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54-)


사전 없이 글을 쓴다는 건 상상할 수 없다. 짧은 기사 하나를 쓸 때에도 사전은 몇 번씩 들춰봐야 한다.평생을 글을 써서 먹고사는 사람도 매번 사전을 찾아가며 글을 쓴다. 사전 찾기는 글쓰기에 포함된 과정이다.
사전 얘기가 나온 김에 사족 하나 붙이자면, 글쓰기의 인프라 중 어휘력과 용어 및 단어의 감수성은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이 인프라를 늘리는 좋은 방법이 글을 쓰면서 사전을 찾는 것은 물론이고, 평소 사전을 갖고 노는 것이다. (-85-)


베껴 쓰기는 아주 오래된 고전적 학습 방법이다. 여기서 암기하기와 요약하기를 합치면 3대 고전적 학습방법으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고전은 다 고전인 이유'가 있듯이 오래된 학습방법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141-)


언론인 30년, 논설위원과 대기자로 12년간 중앙일보에 칼럼을 쓰고 있는 대기자 양선희 기자는 자신만의 글쓰기,기자로서,기사 쓰기 요령을 제시하고 있다.글에 대한 완벽과 집착이 대기자로 거듭날 수 있었고, 기자에게 기사는 글쓰기, 언어의 완성이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 군더더기 없이 쓰는 것, 필사하고, 도제식 글쓰기로 글을 고쳐왔던 지난날을 반추해 볼 수 있었고, 책으로 파고 들어서는 대기자가 될 수 없다는 걸 보여주는 하나의 선례이다. 즉 기자로서 글을 갈고, 깨지고, 대로는 뒤짚어나가는 것이 가능할 때, 기자로서 가치, 존재감이 있다. 끊임없이 매우고, 경험속에 체득한 하나의 문장, 글에 대한 완성도를 높여 나가야 한다. 30년동안 글쓰기를 하면서도 사전을 끼고 살아가는 이유는 글의 생명이 사전에 있기 때문이다. 즉 일반인이 글을 쓸 때 사전을 잘 보지 않는다. 그러나 기자는 그래서는 안 된다. 주어를 명확하게 쓰고, 조사를 제대로 쓰는 것, 언어의 마술사가 되어야 자유자재로 글쓰기가 되고, 기자로서, 원칙을 지키고, 남다른 기사를 쓸 수 있다. 사실에 근거한 기사, 호홉과 리듬,감성과 감각의 적절한 조화와 균형, 띄어쓰기와 맞춤법, 다양한 경험 속에서 다양한 글쓰기가 완성될 때, 글은 완성될 수 있다.즉 글은 항상 맞춤법에 근거한 글쓰기가 반드시 필요하며, 글에 대한 완성 뿐 아니라 나만의 글을 완성해야 한다. 문장 하나에 호홉과 리듬, 감각이 조화와 균형적으로 잡혀 있어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