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언어 - 말이 무기인 외교관에게 꼭 필요한 대화의 기술
최병구 지음 / 렛츠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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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미국 관리가 저우와 대화를 나누던 중 "미국인은 고개를 들고 다니는데 중국인은 왜 숙이고 다니느냐"고 물었다. 이에 저우는 "중국인은 오르막길을 걷고, 미국인은 내리막길을 걷기 때문이지요" 라고 답했다. (-15-)


문재인 대통령의 말.

김위원장과 나는 이제 세상에서 둘도 없는 좋은 길동무가 되었다.
김저은 위원장과 나는 다정한 연인처럼 함께 손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고 넘어왔던 사이다.
대동강과 한강에서 흐린 땀과 눈물이 하나가 될 대 우리는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희망과 기쁨을 온 겨레에 안겨 주었다.
백두에서 한라까지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영구히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고 확약했다. (-39-)


4월 5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중국 국민들에게 공식 사과(다오치엔)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그러자 부시 대통령은 파월 국무장관이 언급된 유감을 표명했다. 이 단계에서 더 이상 진전이 없자 양측은 서신 교환 형식의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미국에 '사과 apology'를 요구했고,미국은 유감' 이상은 표명할 수 없다고 버텼다. '유감'과 '사과'는 큰 차이가 있다. '사과'를 할 경우에는 법적 책임 배상은 물론이고 향후 유사한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미국이 'apology'라는 단어를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은 까닭이다. (-98-)


사리나 도리에 맞지 않는 말,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말은 부드럽게 하라"라는 말대로 부드러운 말 속에 뼈있는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 합당하지 않은 말을 세게 하면 역효과만 가져온다. 

"양국 관계가 순식간에 파괴될 것이다."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는 2016년 2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만나 다음과 같이 말하고 이런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다. 의도적으로 벌인 일이었다. (-167-)


노무현 대통령은 2004년 12월 프랑스를 방문하면서 소르본대학에서 강연을 했다.강연 중 "섭섭해 할 미국 친구들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프랑스에 대해 우리가 보다 매력을 느끼는이유는 프랑스 문화가 미국과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다는 점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비교였다.

"왜 인도는 되는데 북한은 안 되나"

노무현 대통령은 2006년 8월 국내 언론사 간부들과 오찬을 하면서 "북한의 경우는 인도와 비슷한데 왜 인도는 핵무기 보유가 허용되고 북한은 안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단순하고 순진한 비교로, 무지만 드러냈다. (-177-)


뉴스에 단골처럼 언급하는 이슈가 외교이다. 외교의 말 한마디가 큰 이슈가 되어 국민들의 언어 속에서 공론화 되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대통령의 언어는 어떤 말들보다 무게를 지니고 있다.말 한마디가 정치적인 언어가 될 수 있고,그 하나로 인해 모든 판이 망가질 수 있다. 그래서,외교의 중심에 서 있는 대통령이나 외무부 장관,외교관 뿐 아니라 국회의원 이상이 위치에 있는 이들에게 외교 언어는 필수 교양이자 중요한 조건이기도 하다.그래서 이 책에 나오는 외교 언어의 흑역사는 꼽씹어 볼 여지가 있다.


과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대화에서, 서로의 대화는 외교적 언어였으며,서로에게 호감이 가는 말, 덕담이 되는 언어로 소통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그래서 그들의 대화를 보면 심심하고, 지극히 평번하고, 일상적인 언어로 이루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하지만 그들의 언어는 우리가 쓰는 평범한 언어가 될 수 없다. 소위 말 속에 뼈가 있고, 눈치가 있으며, 센스가 있는 언어여야 한다.그리고 그 말에는 책임과 의무가 따르게 된다. 과거 저우언라이처럼 외교의 달인인 이들의 언어 표현 하나로, 사람들을 끌어들이거나 내쳐지는 원인이 되기도 하다. 박근혜대통령의 해외 순방길에서, 외교적 언어 실수가 도마위에 올라온 것만 보더라도,외교 언어를 잘 모르면 ,자신이 했던 말에 대한 실수에 대해서 잘 모르고 지나가고, 나라의 국격이 훼손되는 원인이 되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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