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것들은 우연히 온다 - 글 쓰는 심리학자 변지영이 건네는 있는 그대로의 위로
변지영 지음 / 트로이목마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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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제의 불일치

우리가 본 것과 들은 것
느낀 것과 생각한 것
옳거나 옳지 않다고 맏는 것은
모두 해석이며
이미 과거다.

우리는 바로 이 순간 존재하지만
현재는 해석되지 않아
과거를 살아갈 수 밖에 없고 

순간 순간을 밀고 나갈 뿐
실제로는 
어제도 없고 내일도 없다

이러한 
시제의 불일치를 넘어서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잠시 멈춤, 모든 해석을 (-23-)




말은 발화되는 그 순간에 들리는 것이 아니고
말하는 자와 듣는자가 통과하는 지점이 비슷할 때
양쪽을 함께 울리며 전달되는 것이어서
말이 도착하는 데에는 십 년, 이십 년이 걸리기도 한다.

당신의 말을 상대방이 듣지 못한다고 해서
너무 슬퍼할 필요는 없다
3당신의 말은 가까이 어딘가에 남아
그의 때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니. (-39-)


사이2

물이 물을 갈라 물 사이로 들어간다
들어간 자리 없이 시원하게

구름이 구름을 갈라 구름 사이로 들어간다.
네 자리 내 자리 따지는 일 없이 고요하게

우리들 사이도 그랬으면 좋겠다.
말없이 그대로 흐러들어 가면 좋겠다. (-71-)


길모퉁이 밥집

간판이 내려진 것은
며칠 전이었다
거칠게 문이 뜯기고 
주저 없이 파헤쳐졌지만
한때는 
밥의 온기로
사람들이 드나들던 집이었다.

오늘은 온데간데없이
덩그러니 터만 있다
깨어진 유리 조각
뒹구는 못 몇 개 남기고
집 하나가 눈녹듯 사라졌다.

철 지나면 철거되듯
온기 식으면 파헤쳐지듯
우리도 사라지게 될까
온데간데 없이 
덩그러니
빈자리엔 무엇이 남게 될까 (-139-)


결함

집요해져야 하는 것은
단 하나,
우리 자신의 결함이다.

어떤 결함은 둘그렇고
어떤 결함은 파랑이며
어떤 결함은 무정형이겠지

상관없이
이런 저런 결함들이 있는 것이 아니라
원류와 지류가 있을 뿐

해석이나 설명 뒤에 숨지 말고
곧장 원류로 들어가

결함읊 물고 늘어져
결함을 파고든다
결함을 잠시도 떠나지 않고
결함을 산다.

저벅 저벅 들어가
온몸이 푹 젖도록 담그자
구원은 언제나 결함
깊숙이 들어 있으니 (-159-)


잠시 인간

잠시 
인간으로 있습니다.

아직 오지 않은 일을 염려해야 하고
이미 지난 것을 되새겨야 하고
인간으로 있습니다

생각이 없으면 없다고 욕을 먹고
생각이 많으면 많아서 어그러집니다.

피로가 상당합니다.
앞뒤위아래좌우 모두 살펴야 합니다.

혼자만 있어도 안 되고요.
사람들만 쫒아다녀도 안 됩니다

참으로 어렵습니다.
인간이라는 것은

하지만 
잠시입니다.

우리는 머지않아 바람에 실려
허공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네에, 잠시
인간입니다. (-191-)


어쩌다 지구라는 공간에서 인간으로 태어났다. 살아가면서, 인간이 된 것을 기뻐할 쯔음, 인간이 된 것을 급하게 후회하게 된다. 삳다는 것, 살아간다는 것이 이쿠 힘들줄 몰라서이다. 인간에게 요구하는 것, 자연을 배우고, 자연 속의 생명을 닮으라고 하였건만, 인간의 오만과 자만은 하늘을 찌릇 듯 높고, 가파르다. 왜 그런 걸까, 인간이 언어를 만들었고, 언어 속에 인간이 생각과 행동, 가치에 갇혀 버렸다. 언어가 문화가 되고, 문화가 나의 삷의 가치관처럼 내 몸에 ,마음에 덕지덕지 붙어 버렸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 이런 것을 만든 것도 인간이다. 인간의 욕망도 인간이 만든 것이다. 한 순간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으로 소멸되는 것,후회하는 것도 인간이며, 좌절하는 것도 인간이다. 그 하나하나 찾아들어가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적확한 말과 침묵이다.침묵을 하면 인간은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고, 살아갈 수 있다.


이 책은 내 삶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지혜로움과 통찰력, 남의 상처가 나의 상처가 될 수 있고, 우리는 서로 연결되었다. 성찰하고, 겸손하게 살아가야 하는 이유는, 나를 위로하고, 주어진 삶을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언어가 가지고 있는 불완전함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언어에 매몰되지 않는 것, 성급하게 해석하고, 성급하게 판단하지 않는 것이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과거 현재, 미래,그 시간에 인간의 유한한 삶에 대해서 기술과 과학으로 ,그 무리적인 가치를 극복하려는 인간의 존재가치는 그렇게 으스러져 가고 있었다. 나의 삶을 소중히 여기고, 우연히 찾아온 좋은 것을 내 삶에 채워 나가는 것이다. 나의 삶이 타인의 삶이며, 타인의 삶이 나의 삶이 되기 때문이다. 책 한 권 속에 있는 이야기들이 내 삶의 향기가 될 수 있고, 말을 가꾸는 삶이 습관이 되며, 내 삶에 따스하고 위로가 되는 깊은 울림이 되는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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