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에게 배우는 자존감 관계법
가토 다이조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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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점을 부끄럽게 느끼지 않는다'라는 말은 약점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과는 다르다. 그보다는 자신의 앿점을 인식하고 인정하며 특히 자기 자신에게까지 약점을 숨기지 않는다는 의미다. (-4-)


'어리광'이란 세상이 자기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한없이 이기적인 욕구다. 어리광이 심한 사람은 일종의 '관심종자'로 모두가 자기만을 바라봐주길 원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리듬과 에너지에 맞춰 모든 사람이 움직여주길 바란다. 관계를 해치고 분위기를 망친다. 그러다가 이따금 혼자 있고 싶을 때는, 한편으로는 '혼자 있게 날 내버려 두면 좋겠어' 라고 생각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온통 사랑받고 싶어 하는 이중적이고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인다. (-25-)


서로 상처받지 않으면 모든 일이 단순해진다. 상대방의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 상대방의 말과 행동에 상처받지 않으려고 매사에 살얼음판 위를 걷듯 조심할 필요도 없다. 방어적으로 상대방을 앞질러 비난할 필요도 없어진다. (-72-)


아무리 상대방이 좋아도 더러는 받아주기 힘든 일에 맞닥뜨리기도 한다. 그런 순간에는 오히려 상대방에게 '아니오, 싫어요' 라고 말할 수 있어야 관계가 유지된다. 상대방의 요구나 부탁을 거절해도 관계가 무너지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을 때 비로소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게 된다. (-103-)


부모를 기쁘게 하고 인정받으려면 부모가 바라는 죄의식을 느껴야 한다. 그런데 에정 욕구를 충족하지 못한 사람은 부단히 누군가를 탓하고 원망한다. 이때 애정 욕구를 채우지 못한 누군가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사람은 불만이 많은 사람에게 시달린다는 느낌도 받지 못한다. (-163-)


집안에서 폭군인 남편은 자기 마음이 왜 그렇게 자주 불쾌한지 자신도 알지 못한다. 그저 부루퉁하게 입을 다문 채 자신의 불쾌감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끙끙거린다. 온몸이 불쾌감으로 똘똘 뭉처 긴장한 상태다. 긴장을 풀고 편히 있으려 해도 좀처럼 몸과 마음을 이완하지 못한다. 정체 모를 불만에서 비롯되는 공격성으로 온몸이 굳어 있는 것이다. 그저 누구에게 공격의 화살을 돌려야 할지 모른 채 경직되어 있을 따름이다. (-201-)


그 사람은 자기 마음속에 무엇이든 자기 멋대로 하고 싶은 이기심을 숨겨두고 있다. 마음속으로는 이기주의자에다 자기욕구를 위해 다른 사람을 이용하려는 '바람직하지 않은 인간' 이라는 감정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그 사람은 자신에게서 느끼는 그 감정을 자기 자신조차 숨긴다. 즉 자신을 억압하는 것이다. (-259-)


정신의학 관련 책에는 다양한 사례가 등장한다. 가령 어떤 사람이 자식을 안고 물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으려 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자기 발로 뛰어든 부모는 헤엄칠 수 있지만 아이는 물 위에 떠 있을 재주가 없다. 이때 부모는 물 위에 떠 있지 못하는 아이를 불쌍히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수영을 할 줄 알면 살텐데, 살아보겠다고 허우적거리지 못하는 못난 놈" 이라며 코웃음을 친다. 조현병 환자의 어머니가 자기 자식이 조현병에 걸릴 필요가 있었다고 말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나온 이야기다. 
자기 마음 속 가능성을 실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변명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정작 괴로운 건 당신 자신이다.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다른 누구도 아닌 당신 자신이다. 당신을 '지옥'에 떨어뜨리고 '한심한 녀석'이라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들과 과감히 이별하라. (-298-)


자신감이 없는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자존감이 없는 사람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버거울 수 있다. 자신감과 자존감의 차이는 생존에서 극명하게 갈릴 수 있으며, 나를 보호하고, 지키고, 견뎌내는데 자존감은 필수 있다. 지난 날,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에서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남았던 이들이 그 극한 상황에서 견뎌낼 수 있었던 건 자존감이 있었기 때문이며, 삶의 의미를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자신감은 나를 당당하게 만들 수 있지만, 자신감이 무너졌을 때, 나를 지켜줄 수 있는 건 온전히 자존감에 있다.


이 책을 읽는다면, 왜 자존감이 필요한지 알 수 있다. 나는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나약한 인간이며,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관계를 맺고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었다. 관계라는 것은 긍정과 부정으로 구분되며, 나의 입장에서 내가 의도한 것을 관철하기 위해 필수적인 것으로 자존감을 일순위로 꼽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즉 이 책을 읽는다면, 나의 열등감, 나의 약점을 스스로 인정하고, 자기긍정, 자기애착으로 나아갈 수 있으며, 스스로 살아갈 때 생길 수 있는 여러가지 문제들 속에서 나를 스스로 보호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다. 특히 나 자신에게 죄책감을 느낄 수 있고, 절망감,자괴감을 느끼게 해 주는 누군가가 있을 때, 그 사람과 거리를 두거나 단절하는 단호함이 필요한 이유는 그런 이유다. 자기 비하,자기 비판, 자기 혐오가 익숙한 사회일수록 자존감은 더욱 소중하다.선한 마음과 선한 의도가 나쁜 결과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 나쁜 관곈은 그냥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이 책에서 알려주고 있으며, 내가 할 수 없는 것에 집착해서 스스로 상철르 만들지 않고, 나를 보호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그 순간 나를 지키는 것은 나 자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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