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고 싶은 삶의 모든 답은 한 마리 개 안에 있다 - 젊은 철학도와 떠돌이 개 보바가 함께 한 14년
디르크 그로서 지음, 추미란 옮김 / 불광출판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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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스승들은 지팡이 하나면 된다는 소박함을 보였지만 보바는 매일 완벽핝 막대기를 찾아다녔다. 어차피 소유할 수도 없는데 말이다. 그렇지만 공원에서부터 집까지 애써 물고 온 막대기를 내가 집안에 들여놓지 못하게 해도 눈물 한 방울 떨어뜨리지 않았다. 반려견에게 장난감을 허락하지 않은 내가 너무 무정하게 느껴지는가? (-31-)


보바는 자기 자신에 대해,
그리고 자신이 외부에 어떻게
보일지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적어도 자기 털을 빗는다거나 자진해서
욕조로 들어간 적은 한 번도 없다.
보바는 작은 치와와든 , 한 덩치 하는 세인트 버나드든 가리지 않고 같이 놀았다.
보바에게 있어 함께 어울리기에 
부끄러운 존재는 없었다. 
보바는 다른 수컷 개와 같이
뒹굴며 노는 것도 할 수 있었다.
동성 연애를 혐오하여 즉시 비평을 지르며 도망치지도, 그런 상황을 정당화하지도 않았다. (-82-)



삶을 상세히 조사할 때 존재하는 모든 것을 명확히 볼 수 있다. 그 무엇의 노예도 되지 않을 때 모든 열망을 떠나 보낼 수 있다.그 결과는 자유와 기쁨이 가득한 삶이다. (-156-)


불교를 공부한다는 것은
너 자신을 공부한다는 뜻이다.
너 자신을 공부한다는 것은
너 자신을 잊는다는 뜻이다.
너 자신을 잊는다는 것은
모든 것에 의해 깨어난다는 뜻이다. (-228-)


저자 디르크그로서는 독일인으로서, 명상과 영성, 불교적인 교리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도가와 명상, 동양사상에 대한 깊은 이해와 관찰, 호기심,삶 속에서 불교적 교리를 접합할 수 있는 지혜와 사상을 갖추게 된다. 즉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동양인이 바라보는 익숙한 동양사상이 아닌 서양인이 바라본 낯선 동양사상이며, 불교가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이치,궁극에 다다르게 된다.


저자는 개를 키우고 있다. 개의 이름은 보바였다. 보바의 삶에 본인 스스로 개입함으로서, 선불교에서 얻었던 불교 사상을 보바에게서 얻게 된다. 즉 불교는 비움의 지속성에 있다.비움으로서, 스스로 내려놓게 되고, 비움으로서 ,집착에 천착하지 않게 된다. 비움으로서, 결국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 비워짐으로서 ,  용서하고,이해하고,친근함을 보여주었다. 즉 보바의 순수함 속에 불교적 교리로 채워질 수 있었던 이유는 여기에 있다. 즉 생명이 순수한 결정체가 될 때, 생명과 생명은 언어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서로 교감할 수 있게 된다. 즉 개와 사람이 불교적인 가치로 묶여질 수 있는 이유다. 


보바는 인간과 다르다. 인간에게는 기억이 있다. 그 기억은 인간에 대한 정신적인 영역 속에 있으며, 그 인간의 삶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인간의 어릴 적의 삶과 경험이 죽을 때까지 영향을 끼치는 이유는 그래서다. 인간은 부정적 기억으로 인해 인간을 용서하는 것을 주저하게 된다. 즉 보바의 순수한 결정체가 인간에게 없는 이유는 불교적이지 않는 인간의 모순과 위선에 있었다.인간이 인간을 제외한 여느 생명체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자만심과 오만함은 결국 인간 스스로 자충수를 두게 되면, 스스로 최악의 선택과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원인제공이기도 하다.


보바는 현재를 생가하고,현재를 살아갈 뿐이다.순수한 재미와 순수한 느낌 ,순수한 기쁨과 순수한 슬픔을 알고 있었다. 어제의 기쁨을 내려놓음으로서,오늘의 기쁨을 받아들인다. 어제의 슬픔과 오늘의 슬픔이 다른 이유다. 온전히 그 순간에 자신의 모든 것을 내맡기고,느끼고,오감으로 받아들인다. 인간은 그렇지 못하다. 현재 일어난 것들에 대해서 순수하게 바라보지 못하는 못된 습성이 있다. 어제 슬픔 속에 잠기면, 내일도 반드시 슬퍼해야 할 당위성을 찾게 된다. 즉 현재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판단과 해석이 있으며, 감정과 느낌을 동시에 취하게 된다. 즉 보바는 자신이 그 순간 즐겼던 모든 것애서 가치를 찾아내고,그 순간을 떠나게 되면,그 가치의 제공자였던 도구와 수단도 내려놓게 된다. 기억에 의존적이지 않으며, 뒤돌아 보지 않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인간은 그렇지 않다. 오늘 즐겼던 놀이를 내일도 즐기려하고, 그 즐기려는 수단과 도구에 대해서 집착과 천착하게 된다. 스스로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 놓여지는 순간이다. 인간의 삶에서 끊임없이 번뇌가 생성하게 되는 원인은 인간 앞에 놓여진 경험과 기억들을 강물에 씻어 내려 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그래서 인간은 스스로 순수함의 결정체로 남기를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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