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토록 평범하게 살 줄이야
서지은 지음 / 혜화동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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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평가 1세대인 94학번으로 대학에 입학했다.교육부는 수능 첫해에 수험생에게 무려 시험을 두번이나 치르게 했다. 두 시험 중 나은 성적으로 대입 우너서를 접수하라는 일조의 배려(?) 가 담긴 정책이었다 (맙소사!)(-21-)


나를 아끼는 사람이 있듯이 나를 미워하는 사람도 세상에는 존재한다. 그러나 그들 모두에게 나는 '서지은'일 뿐이다. (-35-)


죽음보다 못한 삶이란 게 과연 존재할까? 죽지 못해 산다는 말은 모두 진심일까? 한때는 나도 스스로를 해치면서까지 삶이란 그저 죽음이라는 역을 향해 달려가는 기차일 뿐이니 중도에 하차해도 별 상관없다 여긴 적이 분명 있다. 사는 일이 그만치 버겁고 어마어마했다.(-84-)


신기한 건 무릇 인간이란 의연한 나무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 결심하기보다는 의연한 나무 같은 누군가를 만나 그 단단한 나무 등결에 내 등을 기대고 굵직한 뿌리 더미가 만들어 낸 움푹 안락한 공간에 앉아 초록의 그늘이 주는 쾌적한 서늘함을 느끼게 되길 바란다는 사실이다. (-91-)


"서지은은 늘 말쑥한 차림으로 매일 일찍 등교해 교실을 정돈하고 세계문학전집을 1권부터 마지막 권까지 죄다 읽은 데다가 죽기 살기로 공부하는 것 같지도 않는데 시험만 보면 100점을 맞는다지.게다가 피아노도 잘 쳐서 광주에서 열린대회에서 트로피를 받아 오고 ,주일마다 교회에서 반주도 한대,그래서 지은이만 예뻐해."(-97-)


우리는 대게 '모순'이라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고 모순된 상황에 직면하면 서둘러 상식이란 단어를 꺼내온다. 앞뒤가 맞지 않는 것과 출구와 입구 중 어느 하나만 있는 것을 견디기 힘들어 하는 까닭은 오로지 입구만 있는 것 중 하나인 쥐덫에 사람들이 느끼는 공포로 설명할 수 있다. 그건 쥐를 향한 혐오와 동시에 출구가 없는 상태로 몰고 가는 덫이라는 모순된 존재가 초래한 감각일 테다. (-175-)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하나의 상황에 하나의 정답만 있는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 안에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으며,그 선택지에서 고를 권리가 나한데 있다.물론 그 권리에는 책임과 의무가 따르기 마련이다. 인새이란 그래서 같은 상황에 다른 반응을 보여주게 되고, 긍정과 부정 , 양갈래에서 항상 머뭇거리게 되는 이유를 스스로 만들어 냈다.내가 경험한 상황들, 그 상황들이 점층적으로 엮이면서,우리는 한정적인 선택권 앞에서 희비가 엇갈릴 때가 있다.그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느껴질 때, 쓴 술이 달달해지는 순간이다. 


저자 서지은, 삶에서 완벽을 꿈꾸고 있었다.학교에서 최고가 되는 것, 모범생으로 살아가는 것, 그 안에서 남들이 보지 않는 허세를 떨고 싶었다. 초등학교 4학년 글짓기에서 오해 아닌 오해를 느끼면서, 억울하였지만 그것을 즐기고 있었던 이유는 그래서다. 항상 최고가 되고 싶었고, 특별하면서도 평탄한 삶을 살고 싶었던 저자는 특별함이 아난 평펌한 삶을 살아아게 된다.


이 책은 그런 것이다. 노력해도 되는 사람이 있고,노력해도 안되는 사람이 있다.노력해도 안될 때는 노력이라는 단어를 지울 때이다.이혼을 하고, 딸을 키우면서, 보험설계사로서, 하루하루 걱정해야만 하는 삶,그 삶이 저자의 일상생활 그 자체였다.하지만 과거의 추억들을 잊고 싶지 않았다.과거의 영광도, 현재의 상처도,미래의 불안함도 놓치고 싶지 않았던 저자의 묘한 마음들,그것은 삶에 있어서 필연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인생의 모순 그 자체였다. 그것이 좋은 결과를 낳던 나쁜 결과를 낳던 인생이라는 하나의 단어로 요약될 수 있었다.즉 누군가 나를 미워도, 나는 서지은이며, 나를 좋아해도 나는 서지은이었다.돌이켜 보면 우리는 좋을 때와 좋지 않은 순간이 교차되어서 내 앞에 놓여질 때,나를 버리고,나를 은폐하고 숨고 싶은 순간이 반드시  나타날 때도 있다.그럴 때는 나를 버리는 것보다는 저자처럼 현잴의 상황을 인정하고,나를 지키는 방법이 지혜로운 인생의 방정식이며,그런 삶이 평범한 삶 속에서 나를 행복으로 이끌어 나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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