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지만 특별하게 살랍니다 - 12명의 북한이탈주민 이야기
프로젝트 지음 지음 / 박영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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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게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북한의 전파벽이 워낙 약해 우리는 거의 모든 남한 채널의 전파를 수신할 수 있었다. 다들 밖에서는 쉬쉬했지만 실제로는 집집마다 남한 TV 채널들을 직접 볼 수 있었다.(-17-)


노래방 사어의 첫 단계는 친절한 직원을 고용하는 것, 북한 노래방도 방음 처리된 개별 공간 속에 노래방 기계가 있다는 것은 남한과 같지만, 독특하게도 우리는 방마다 안내원이 있다.
"이 노래 틀어주소."
원하는 곡을 말하면 안내원이 알아서 기계의 번호를 꾹꾹 눌러서 신청곡을 틀어주었다. (-69-)


내 고향은 국경에 맞닿아 있는 혜산이었어서, 강 건너 중국 동네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아빠 ,우리 집은 왜 전기가 없어?"
새해를 기리는 명절알이면, 우리 마을은 정전이 되어 저녁 일곱 시부터 벌써 어두컴컴한데 저 나라에선 축포가 터지고 쓸데없는 가로등 하나하나마저 너무 밝은 것이다. (-135-)


그러나 내가 평양에서 주로 먹던 냉면들은 마치 갖가지 나물로 밥을 덮은 전주비빔밥처럼 먹음직스러운 고명을 메밀면 위로 산더미처럼 쌓아 올려주곤 했다.짭짜리한 무절임에 싱싱한 반달오이, 그 위로 부드러운 편육을 네모반듯하게 썰고 명주실처럼 고운 계란 지단을 풍성하게 올린 냉면. (-204-)


1990년대 이산가족 찾기가 한창 진행되었을 때,독일이 통일되었을 때만 하여도, 우리도 통일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통일 이후의 한반도의 경제적인 문제,사회적인 문제들을 생각하지 않은 채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남북 통일 이후,우리 사회가 어떻게 될 지 걱정하게 된다.그건 우리가 충분히 주변 국가들에 비해 강해지지 않았고,외세의 환경 변화도 염두에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통일 이후 우리는 안정적인 사회 궤도를 꿈꾸지만 현실이나 역사적으로는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기 때문에,서로의 체제를 인정하면서, 경제적 물적,사회적 교류가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 뿐이다. 이처럼 북한에 대한 호기심과 걱정이 공존하고 있었으며,점차 통일에 대한 기대치는 흐려지고 있다.


한편 이 책은 북한 탈북자 12명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그동안 그들이 가난하고, 배고픔에 의해서 비자발적인 탈북 스토리로만 알고 있었다.그들은 편견과 선입견,사회적 왜곡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이 탈북하게 된 이유는 다양하였고, 부수적인 문제들이 있었다. 그들은 탈북 과정에서 한국문화를 암암리에 알게 되었고, 국경 너머의 중국이 자신들에게 새로운 변화의 돌파구라는 것을 알게 된다. 가족 중 누군가가 먼저 탈북하게 되면, 나머지 가족들에 대한 걱정 대문에 탈북을 꾀하고 있었다. 즉 현재의 익숙함, 통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탈북민 들 사이에 감춰져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가감히 죽음을 불사하고 탈북하게 된다. 물론 몽골을 지나가면서,고압 전선을 직접 끊고 탈북한 이들도 있었다.이 책에서 탈북하게 된 계기,그리고 탈북 이후 남한에서거 정착하게 된 과정들, 이후 어려운 점들을 열두 사람의 탈북자들의 이야기가 나와 있다.그동안 정형화된 북한에 대한 정보 이외에 북한 관련 유투브를 본다면, 실제 북한 사람들의 정서 ,그들의 문화와 먹거리, 탈북민들의 고민, 북한에서의 다양한 추억과 한국과 비슷한 세시풍속, 한국과 비슷하면서, 다른 점을 동시에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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