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 날씨는 당신의 기분 같아서
이두리 지음 / 꽃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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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바퀴벌레의 등장이 빌미가 돼 그동안 쌓인 감정이 폭발하고 말았다.이제 더는 빵빵대는 오토바이 경적이나 끊이지 않는 공사소음을 듣고 싶지 않다. 베트남 사람들과 기분 좋게 이야기하거나 인사할 기분도 나지 않는다. (-11-)


'베트남에서 굶어 죽는 사람은 없다'라는 것,자원이 풍부해서 먹을 것은 누구나 충분히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이제 베트남의 국민이 느끼는 삶의 문제는 '절대적 빈곤'이 아니라 '상대적 빈곤'이라 할 수 있다. (-66-)


사실 이 매운 라면 은1학년 학생들과 나의 합작품이었다.행사 전날 학생들이 내게 '한국 라면 끓이는 법'을 물어보기에 함께 장을 보고 우리 집에서 실습 삼아 같이 라면을 끓여 먹었던 것이다. 고생하는 모습이 예쁘고 기특해서 나는 학생들에게 한글날 행사 후 시원한 음료를 사 주겠다고 약속했었다. (-146-)


베트남,내게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선물한 날, 추운 밤에 마시는 차 맛을 알게 해준 나라 ,미지근한 과일을 거부감 없이 먹게 만든 나라, 부화 직전의 오리알과 갯지렁이를 맛보여 준 나라,내가 좋아하는 커피 향을 실컷 맡게 해주고 역류성 식도염도 안겨 준 나라. (-209-)


살다보면 현실에 갇혀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다.답답하고, 정체되어 있고, 현재에 머물러 있는 나, 앞으로 전진하지 못하고,자신의 삶과 방향성을 놓치고 살아가는 나 자신과 함께 하게 된다. 그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삶의 방향성을 바꾸는 것이며, 새로운 일을 도전하거나 시도하는 것이다. 저자 이두리는 그 방향점을 코이카 해외봉사단원이었다. 베트남의 휴양지 다낭에서 한국인 선생님이 되어서 베트남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 그 과정에서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 생활을 알게 되었다. 처음 베트남을 오면서 느꼈던 부적응의 실체는 무질서한 오토바이였다. 자동차보다 오토바이가 더 많은 나라 베트남, 횡단보도를 지나갈 때 앞에 스쳐지나가는 오토바이는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는 실체였다. 즉 저자에게 오토바이 트라우마가 생긴 이유는 그래서였다.


하지만 저자는 멈추지 않았다. 한국인 선생님으로서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그들과 같이 소통하는 삶을 즐기게 된다. 열대 과일의 맛을 즐길 수 있었고, 현지인들의 미소를 느끼게 된다.한국에서는 먹을 수 없는 것,그것을 베트남에서 맛보게 되었다. 베트남 커피의 향기,그 향기는 잊지 못하였다. 차와 열대 과일조차도 마찬가지다. 익숙함에서 낯선 곳으로 가면서, 적응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허용하지 않았던 것을 스스로 허용하는 관대함을 보여주게 된다.즉 이 책에서 저자가 선택한 돌파구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하게 되는 문제들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멈추지 않는 것, 나를 위해 살아가는 것, 쉽지 않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것이었다.나 자신을 위해 살아가고, 자신을 위한 선택과 결정을 하는 것, 그 과정에서 스스로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여러가지 상황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나를 위해 살아갈 때 ,우리는 힘들어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이두리의 삶을 통해서 얻게 된다. 낯선 것에 대해서 두려워 하지 않으면, 새로운 경험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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