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않고 살아내줘서 고마워
민슬비 지음 / 책들의정원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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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지금도 그 이야기를 두고두고 하신다.그리고 그 이야기를 할 때마다 서러워하신다. 그 기억은 엄마에게 적잖은 충격이었던 것 같다.든든한 '내 편'이 없다는 것이 서러웠다고 한다. 억울한 일을 당했는데 ,항의해주고 감싸줄 이 하나 없었던 것이다. 그림에 소질이 있었던 엄마는 ,그 이후 그림 그리기가 싫어졌다고 한다. (-34-)


5월 27일, 내가 정한 기일이었다.일요일이니 엄마가 교회를 갈 것이므로 실패할 것 같지 않았다. 유서도 써놓고 달력에 표시도 했다.별다른 표시를 할 수 없으니 하트 하나 그려놓았다. 유서는 들킬 것 같아, 홍교수님께 부탁하려는 생각까지 했다. (-71-)


나는 어린 나이에 어른들의 눈치를 보는 법부터 배웠다. 눈치도 안보고 철없이 행동하는 건 어린아이만의 특권인데, 그럴 기회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타인의 표정 변화, 억양 변화 등에 눈치를 보곤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우울함, 분노 등에 예민하게 반응했다.그들의 감정을 나에게 끌어와 덩달아 우울해지곤 했다. (-145-)


"시험 문제처럼 모든 문제에 답이 있는 건 아니다." (-172-)


행복

행복이란 건 공기 같아서

도처에 널려 있고
누구에게나 공평하지만 
존재의 감사함을 망각하기 쉽고

저 사람이 숨 쉰다고 내가 숨을 못 쉬지 않듯
저 사람이 행복하다고 내가 행복하지 못할 까닭은 없다. (-201-)


도서관에서 우연히 빌려다 본 책이었다.이 책제목에 끌려서, 책이 200여 페이지 앏은 책이라서 들추었다. 10월의 마지막 날, 이 책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살아가고 싶은 사람과 죽고 싶은 사람, 삶과 죽음의 선택지, 양가 감정은 서로 다른 입장에 놓여져 있지만, 둘은 지극히 계획적인 삶을 살아가게 된다.우리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여도 살아갈 수 있다.하지만 극단적인 부정적인 생각은 상당히 위험하다.죽어야만 끝이 날것 같은 그 순간, 저자는 자신의 삶을 마감하고 싶었다.유서를 쓰고,죽을 날짜까지 적어 놓는 치밀함까지 ,그 하나하나 내밀한 속성을 읽을 수 있다.


죽는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존재의 의미, 삶의 의미, 왜 살아야 하는지 그 의미조차 모를 때,인간은 무기력해지고, 주어진 삶을 그런데로 살아가는 ,잠만 자는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내가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는데도,그 사람이 나에게 피해를 주는 그 순간 느껴야 하는 수치심, 부끄러움,억울함,그러한 것들이 중첩되어졌을 때, 시험문제를 풀 때 나오는 정답이 필요하다. 하지만 인생은 정답이 있는 문제보다 정답이 없는 경우가 더 많다.유혹되고, 흔들리고,내가 생각했던 정답이 틀렸을 때 느끼는 마음은 그 누군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었다.어려서부터 공황증세를 가지고 있었던 저자는 점점 더 자신의 삶에 대한 회의감을 가지고 있었다.부모님의 삶과 트라우마는 딸에게 되물림 되었고,부모조차 자신에게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았다.죽음이란 바로 그럴 때 생각하게 된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의 모든 것을 죽음으로 엮어 놓는다는 것, 극단적인 선택 끝에서 , 절벽 끝자락에서 있는 기분이 들 때가 있을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나의 문제에 대해서 공감하지 않고, 이해하지 않을 때 느껴지는 그 절망감이 바로 죽음의 근원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저자는 그 절벽의 끝자락에서,부정적인 자아를 꺼냄으로서 , 살아날 수 있는 이유와 의미,존재와 가치를 찾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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