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갈 집이 있다
지유라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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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면, 익숙했던 공간이 어느 순간 낯설게 느껴진다.나의 어린 시절,지나갔던 그 익숙한 길,거리 위에 있는 낡은 것들이 새로운 것으로 바뀌게 되면서, 우리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놓치게 되었고,살아가면서 잃어버리고 말았다.추억이 점점 더 사라지고 있으며, 사람과 함께 했던 정이 사라지고 있다. 경제적인 논리에 의해서 ,낡은 것은 어느 순간 새로운 것,세련된 것으로 교체되었고, 전통적인 것은 구태라고 생각하게 된다.좁은 골목에서 공기놀이 ,비석치기 하면서, 숨바꼭질했던 기억들이 사라지고, 좁은 도로가 ,좁은 거리가 넓혀지고,확장되면서, 그 공간에 차가 다니기 시작한다. 그리고 집들은 하나 둘 헐리게 되고, 사람은 그 공간을 떠나게 된다.집이란 그런 것이다.나에게 펴온을 가져다 주는 곳, 어떤 장소에 붙박이처럼 서 있는 것, 거리와 골목과 사람이 어우러지면서, 집에는 생동감이 감돌게 된다.사람과 사람 사이, 이웃간의 정서가 샘솟는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가진게 없어도, 서로 보듬어 안아가면서 살아갔기에 서로 의지하면서, 희망을 채워가게 되었다.집이라는 것이 서로 다양한 모습을 간직하게 된 것은 우리가 놓치고 살아가는 집의 형태이다.


저자는 집의 다양한 모습들을 그려내고 있었다.집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가치, 대체될 수 있는 집, 파괴될 수 있는 집을 너무 잘 알고 있어서다.경제성을 강조하고,자본을 중시하면서, 사람들은 점점 더 과거의 향수를 잃어버리고, 그 향수를 표현하는 독특한 단어도 놓치고 말았다. 슈퍼,문방구,상회,다방,기공소, 이러한 단어들이 점점 더 사라지고 있다. 이 책에서는 바로 그런 것들을 주워 담아내고 있었다.다닥 다닥 붙어 있는 집,차가 다니기 힘든 좁은 거리, 사람이 서로 부딪칠까 조심으러운 그 공간은 비록 조악하지만, 서로에게 필요한 삶을 느낄 수 있으며, 서민들의 삶과 정취를 느끼면서 살아가게 된다.


아파트가 생기면서, 저자가 그리는 집의 형태는 점점 더 사라졌다.안타까움 그 자체다. 스토리가 있으며,스토리텔링이 있는 집, 여름철이면,마을의 작은 공터에서,큰 마무를 끼고 ,두런 두런 앉아서 자신의 집에 있는 음식들을 다정하게 나누어 먹었던  어른들의 모습은 이제 보이지 않는다.거리가 덩그러니 비어 있게 되었고,사람의 발걸음이 자취를 감추게 된 것도 그래서다.살아가는 것, 살아지는 것, 그 안에는 우리가 보아야 하는 돌아갈 짐이 있으며,집에서 느끼는 사람사는 공간,그 공간에 우리가 놓치지 않아야 하는 것들,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추억에 대해서 언급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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